미국 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 형태를 꼽자면 코미디언들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유명 강사들의 임파워먼트 강연(Lecture)이다. 이번 청춘 콘서트는 이 두 장르를 절묘하게 섞은 데다 관객과의 열린 소통과 대화까지 함께 이끌어낸 전혀 새로운 방식의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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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과 정토회 법륜 스님이 함께 한 ‘2012 청춘 콘서트 2.0 LA’가 지난 8일(일), 오후 4시 ‘LA 슈라인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무료로 개최된 이 행사에는 LA와 남가주(Southern California) 지역의 한인들, 그리고 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한인 유학생과 비 한인 등 모두 5천여 명이 참가하여 약 3시간 30분 동안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청춘 콘서트는 20-40대의 청년세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지난 2009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로 불리는 경제 시사평론가 박경철(안동병원 원장)의 대담 강연에서 비롯된 이벤트로, 높은 대학등록금과 KAIST 학생 자살 등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인생에 대한 비전, 사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에서 안철수 박경철 두 멘토가 강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기부 형태로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을 한데서 시작됐다.
2011년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이 청춘 콘서트에 합류하며 이 행사는 한층 더 깊이 있게 진화되고 더 넓게 확장될 수 있었다. 5월 22일부터 9월 9일까지 25개 도시에서 30회에 걸쳐 이벤트가 열리며 총 4만 5천 명의 청중을 동원되어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콘서트는 안철수 원장과 박경철 원장의 대담을 중심으로 법륜 스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영화배우 김여진, 윤여준 전 환경과학부 장관, 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박사 등 다수의 명사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었다.
2011년 11월 23일 이 행사는 ‘청춘 콘서트 2.0’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 동교동 가톨릭 회관에서 열린 첫 번째 강연회는 영화배우 김여진이 사회를 맡고 국회의원 정동영, 성공회대 우석훈 교수가 출연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후 ‘청춘콘서트 2.0’은 울산 광주 서울 부산 대전 대구 등 5개 도시를 순회한다. 지난 해 11월 말까지 이 행사는 등록금과 취업, 주거와 물가, 청년의 정치참여 등 20-30대가 직접 선정한 주제들로 두루 다루며, 한국사회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제 강연회 형식의 멘토링 프로그램, ‘청춘 콘서트’는 한류 문화의 한 현상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했다.
‘2012 청춘 콘서트 2.0 LA’는 동포사회의 요청에 따라 법륜스님과 김제동이 여행경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일체의 강의료도 받지 않는 재능 기부 형태로 진행됐다. 공연은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뉴욕, LA로 이어졌다.
첫 번째 미국 공연은 4월 5일 워싱턴 DC 인근 ‘매릴랜드 대학 컬리지 파크’에서 열렸다. 이틀 후인 4월 7일에는 ‘뉴욕 헌터 컬리지 오디토리움’에서 미국 순회 두 번째 공연을, 그리고 다음 날인 8일에는 ‘LA 슈라인 오디토리움’에서 3차 공연이 열렸다. LA 공연은 역대 청춘콘서트를 통틀어 최대 6,300석을 가진 극장에서 열리는 기록을 세웠다.
굿모닝미디어, 루디21이 주관하고 평화재단과 헤럴드경제가 주최한 ‘2012 청춘 콘서트 2.0 LA’는 100% 무료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약 한 달 전부터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예약을 접수하며, 현장에서 무료 티켓을 배부했다.
이번 콘서트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했다. 가족 단위의 참석자가 가장 많았고 커플, 친구와 함께 참석한 이들도 여럿이었다. LA지역 한인은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와 샌호세, 그리고 샌디에고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 행사를 찾았다. USC와 UCLA의 한인 학생, 한인 유학생은 물론이고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은 비한인 참가자들도 있었다. 특히 이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우리가 꿈꾸는 세상’ 동영상에서 한국어로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응답하는 방식으로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 4시 김태형의 신명나는 품바 공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 시대 진정한 멘토 법륜스님을 관객들은 큰 박수로 맞이했다. 인생의 지혜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즉문즉설’로 잘 알려진 법륜스님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열린 마음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한 후 참가자들의 질문에 즉시 대답해 주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제동은 5천여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웃음의 한마당을 펼쳤다. 신념 있는 사회 참여적 토크쇼에 관객들은 뜨거운 공감과 감동의 반응을 표현했다.
마지막 무대는 법륜스님과 김제동이 함께 꾸몄다. 관객들은 삶의 지혜와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질문으로부터 구체적인 사회 참여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3시간 30분 동안 뜨거운 대화와 토론의 한마당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콘서트는 미주 한인 젊은이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준 유익한 시간이 됐다는 평가다. 대학생 딸과 함께 청춘 콘서트를 찾은 40대의 한인 여성 헬렌 최씨는 "졸업을 앞두고 여러 가지 고민을 가진 아이가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티켓을 신청해 딸과 함께 왔는데 딸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큰 깨달음과 희망을 얻는 자리였다"고 참석 소감을 말했다.
또한 USC에서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미국인 학생, 마이클 디모이는 “평소 제가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같은 과의 한국인 친구가 함께 가자고 해서 왔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클래스를 택해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는데요. 오늘 강의는 약 30-40% 밖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방송 프로그램으로 많이 보았던 김제동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실제 보니 훨씬 미남인데요. 그리고 한국인들의 문화와 정서를 피부로 느끼게 된 것 같네요”라고 언급했다.
미국 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 형태를 꼽자면 코미디언들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유명 강사들의 임파워먼트 강연(Lecture)이다. 이번 청춘 콘서트는 이 두 장르를 절묘하게 섞은 데다 관객과의 열린 소통과 대화까지 함께 이끌어낸 전혀 새로운 방식의 행사였다. 출연자들의 재능기부 덕에 무료행사로 치러졌다는 사실도 큰 의미를 지닌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인들은 “이번 콘서트로 인해 깨달음과 웃음, 공감과 희망을 거저 선물로 갖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행사는 대중문화로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이 정신적 멘토링이라는 보다 깊이 있는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한인 학생 애쉴리 안(19)은 “김제동을 보러 왔어요. 청춘 콘서트라고 해서 힙합 댄스와 노래 공연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강연과 토크쇼만 하네요. 그런데도 정말 좋았어요. 음악과 댄스 콘서트였다면 그냥 스트레스 푸는 정도였을 텐데, 법륜 스님과 김제동씨의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니까 가슴 속에 뭔가 맺혀 있던 것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뿌리를 잃고 헤매는 해외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행사들이 더 자주 열려 삶의 근원적인 지혜를 제시하고 열린 대화를 이끌어내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