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나들목교회 소소한 주일 오후의 일상)
188:165 (서른하나:쉰)
비가 그친 뒤, 폭염이 시작된 주일 오후입니다.
“와~~~!” 하며, 깔깔 호호 박장대소가 터졌습니다.
신부가 시작하던 설거지를 새신랑이 함께합니다.
키가 188cm, 3일이 지나면 결혼한 지 두 달이 되는 새 신랑입니다.
직장이 경기도라서 매주 세 시간여 자가운전으로 진주를 오가야 하지요. 형제 옆에 나란히 서서 헹굼을 거들며,
직장에 대한 다른 계획이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가족이 경영하는 전기 일을 이어가려 준비한다고 전해 듣습니다.
본가도, 처가도, 신부도, 교회공동체도, 진주에 있고. 현재 하는 일을 잘 준비해 들어간 유명 기업이지만,
폐쇄 공간에서의 작업, 곳곳에 위험 상황 등...
주말 장거리 이동, 홀로의 시간, 하나님 돌보심이 절실한 환경입니다.
응원의 기도가 필요 하였기에 형제의 소식을 지체들과 나누었습니다.
찰진 경상도 지역 사투리의 이야기꾼인, 쉰 형제가 방위 취사병 시절을 온몸으로 표현합니다.
쌀 열여섯 가마를 매일 삽질하며 씻어 군인들 6,000명을 먹였다고, 짬밥 남기지 않게 현역들을 호령하며,
지도했다고 하니 옆에서 재미있게 듣던 신부가...
"방위가...?"
하는 소리에 모든 사람의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삽질하며 만든 식사인지라 반찬 먹기 싫어 남긴 현역을 세워놓고 복창하게 했다며 시범을 보이고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서른 하나 새 신랑에게...
“그래 그 일(전기) 하면 넌 사다리가 필요 없겠다. 키가 크니 바로 서서 해도 될 거야”
큰 키의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그리고 이어 가는 한 마디...
“그런데 땅에서 재면 네가 크고, 하늘에서 재면 내가 크다!”
188:165, 함께 마주하던 이들은...
“맞네! 와 기발하다 그런 생각을 어찌했어!"
형제의 유머와 위트 덕분에 크게 웃습니다.
폭염을 뚫고 창밖으로 흘러 나가는 주님 주신 사랑과 웃음으로 연약한 우리의 공동체도 조금씩 함께 커갑니다.
(시편 133:1~3)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최영미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