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황금수산>
직접 자연산 생선을 잡아와 회를 뜨는 집이라 사전예약을 원한다. 화북포구 골목에 허름한 집이나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집이다. 돔회와 우럭튀김과 매운탕의 코스를 주문했다. 번행초의 발견은 최대의 개평 성과다. 매운탕은 맛을 집약해서 보여준다
1. 식당얼개
상호 : 화북황금수산
주소 : 제주시 금산5길 13(화북1동)
전화 : 064-725-3660
주요음식 : 자연산 활어회
2. 먹은날 : 2021.10.11.저녁
먹은음식 :참돔회, 우럭튀김, 매운탕
3. 맛보기
제주의 자랑 자연산 참돔회를 맛본다. 탱탱하고 잘깃한 식감에 녹는 듯한 느낌, 자연산의 기운인가 보다. 우럭과 매운탕 등의 순서로 나오는 주요리도 좋았지만, 간결하면서도 긴요한 곁반찬에 묻어 들어온 번행초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방풍나물을 장식용 야채로 하여 주요리를 내왔는데, 사실 번행초는 방풍나물 자생지 곁에 조연으로 두둑에 자라는 약초이다. 게다가 제철을 조금 넘겨 이제 찾기 힘들다는 번행초가 밥상의 격을 완전히 한 단계 더 높였다.
귀한 참돔에 참돔보다 더 귀하신 몸 번행초는 조연으로 등장하였지만 주연이 되어 버렸다. 번행초 해후담도 기록해본다.
참게졸임
번행초. 선명한 녹색이 너무 화려하여 이게 뭐냐, 했다. 잎사귀가 도톰하여 모양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냄새는 강하지 않고 주로 식감으로 기억된다.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데쳐서만 내왔다. 겨자장에 찍으니 잘 어울린다. 초장을 찍어 생선회와 함께 해도 좋다.
남도 식물이라 하나 전남 해안지역 어디서도 만나지 못했다. 제주에서는 흔한 나물이라는데 말이다. 약재로도 많이 쓰이는 식물이라 식약동원을 중히 여기는 요즘 추세를 보면 앞으로 식자재로 더욱 환영받을 거 같다.
*번행초
일명 갯상추라고 한다. 한자어르는 번행(蕃杏, Fan-Xing), 번행초(蕃杏草, Fan-Xing-Cao), 빈와거(瀕萵苣, Bin-Wo-Ju)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한다. 남부 해안지방에 분포하며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란다. 줄기는 길이 30~60cm 정도로 밑에서부터 굵은 가지가 갈라지고 비스듬히 또는 지면을 따라 벋으며 육질로 돌기가 있다.
5~9월에 개화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피는 황색의 꽃은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리며 화경이 짧고 굵다. 열매는 딱딱하고 겉에 4~5개의 돌기와 꽃받침이 붙어 있으며 벌어지지 않고 여러 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어린순을 나물로 하고 ‘갯상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에 연한 잎을 생으로 요리해 먹거나 샐러드, 겉절이를 해 먹는다. 나물로 먹거나 국을 끓이기도 하며 비빔밥이나 쌈밥에 넣어 먹는다. (우리주변식물생태도감)
생강초절임도 일품이다.
우럭튀김. 전체적으로 바삭하게 튀겼다. 사각거리는 껍질과 부드러운 살맛이 좋다. 크지 않아 뼈째 먹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최고는 회보다도 매운탕인 듯. 수제비 매운탕인데 걸쭉하지 않고 국물도 시원하고 맑게 끓여져 좋다. 국물의 깊은 맛은 생선의 신선도와 비례한다. 어쩌면 회가 아닌 탕이 주인공인지도 모른다. 온갖 맛이 어우러져 회보다 한 차원 높은 맛을 내니 말이다.
수제비는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국물 맛을 머금어 일품이다. 식사 대용이 충분히 된다.
4. 먹은 후
1) 번행초
'바다의 상추'라고 하는 약초로 위장에 좋은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남부해안에서 많이 자라는데, 조도, 제주도 등에서 많이 자란다. 주로 방풍나물과 함께 자라는데, 인공재배를 하기도 한다.
생즙으로도 먹고,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음식으로는 데쳐서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고, 김치를 담궈 먹기도 한다. 장아찌로도 만들며 된장국을 끓이기도 한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아삭거리면서도 풍부한 맛, 실한 육질의 식감이 좋다. 애초 약용으로 쓰이다가 식재료로 쓰임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음식의 다양화를 보여주는 식품이다. 번식력도 강하다니 적극적 재배를 통해 시금치처럼 보편적인 반찬으로 확대해나가면 좋겠다.
반가운 식재료, 반갑고 다양한 제주인의 밥상에 더 많은 공헌을 하기 바란다.
*화북포구. 식당이 바로 이 앞에 위치해 있다.
2)화북포구(禾北浦口)
화북포구는 조천포구와 함께 조선조 제주의 2대 관문으로 많은 유배인들이 들어온 곳이다. 추사 김정희, 우암 송시열, 면암 최익현 등이 이곳을 통해 들어왔다. 강화도에서 제주도로 이배된 광해군은 비밀리에 이동시키느라고 그런 듯 큰 포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어등포로 들어왔다. 그는 죽어서야 이곳 화북포구를 통해 경기도 남양주로 이송되었다.
화북포구로는 전라도에서 출발하는 다량의 구휼미도 들어왔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17년 2월 14일조에는 구휼미로 피모(겉보리) 4,146섬과 백미 50섬이 함평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 내륙의 구휼을 받는 섬에서 이제는 외화수입의 주역으로 떠올랐으니 역사는 돌고 돈다. 역사의 현장 앞에 제주의 일상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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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과거 제주에서 잠시 생활할때 맛에 감탄했던 곳입니다. 기억나서 검색해 보다가 우연히 이 글을 보게되었는데 참 좋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는 분 만나니 저도 참 좋습니다. 숨어 있는 좋은 식당을 지인 덕에 운좋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식당이 있는 화북포구까지 의미있고 인상적인 곳이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집입니다. 정성을 다해 차려내는 밥상에 집밥의 따스함과 프로의 솜씨가 녹아 있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며 제주도 음식문화의 결을 함께 감지했던 식당이었습니다. 공감에 그치지 않고 표현해주심에,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