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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개인단식 4강 류스원 VS 딩닝)
(출처 : 유튜브)
드디어 큰 대회에서 류스원이 딩닝을 이겨보네요...
경기전에 이번에는 류스원이 이기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했었습니다...
둘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영원한 라이벌로 현재의 컨디션과 실력과는 다소 관계없이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봤고..특히 류스원이 딩닝보다 동기부여측면에서 압도적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실력에 비해 올림픽 세선 금메달이 없으며 심지어 올림픽에서는 단식에 한번도 출전조차 못했죠
최근에는 국내대회 국제대회 모두 부진하면서 이번 대회도 겨우 선발전 꼴지로 출전했고 이번 대회에서 뭔가 성과를 못내면 사실상 다음 올림픽에서도 단식 출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절박했을 거라고 봅니다
1세트는 전혀 몸이 풀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딩닝에게 내어주었고...
승리의 결정적 모멘텀이 된건 2세트와 3세트 같았습니다
2세트는 크게 앞서가다 갑자기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딩닝의 날카로운 카운터에 주저앉고 말았고..여기서 류스원은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은 듯 보였습니다...
이제 잃을 게 더는 없다는 심정이 된거고..방금끝난 인터뷰에서도 그리 밝혔습니다..
3세트의 모멘텀이 한번 더 있었는데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정말 이 게임의 베스트샷을 류스원이 날립니다...이 샷 이후 류스원은 우리가 알던 그 류스원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 전까지는 다소 소극적이고 범실이 많았다면 이 샷 이후로 류는 상대를 정신없이 몰아부치며 좌우 코트를 갈라치는 그 스피디한 류스원으로 돌아왔습니다
5세트는 무려 11-0으로 끝났는데..여기서 류스원의 각오를 한 번 더 볼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머시포인트를 주는 게 불문율이지만..그녀는 일부러 범실을 하지 않았습니다..
몇년전 결승에서 딩닝의 부상이후 크게 흔들렸던 그때를 생각해서인지...여지를 주지 않았고...
외려 여우인 딩닝은 상대가 일부러 머시포인트를 주지 않자 2개의 범실을 거의 고의로 하며 11-0으로 지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모멘텀을 또 잡으려 했던 것도 같습니다...
6세트에서 초반 딩닝이 토마호크를 들고 나왔을때...류스원은 평소에도 문제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 서브로 경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임한 딩닝을 초반 기세를 아무렇지 않게 잘 제압했습니다...
사실 토마호크 서브는 리시브가 문제가 아니라...상대가 리시브에서 살짝 건드려주면 바로 3구부터 딩닝이 연속된 공격으로 상대를 정신없이 흔드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딩닝은 카운터와 랠리에 매우 능하고 커버 레인지가 매우 넓어서 일부러 게임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거죠
딩닝의 강점은 전술한 대로 카운터와 적은 범실..넓은 커버리지 입니다..
이 강한 커버리지를 무너뜨릴려면 더 강한 공격이 필요하고..
이건 류스원이 미친듯한 스피드로 무너뜨리거나
왕만위가 무자비한 포핸드 공격으로 무너뜨리거나..
컨디션 좋을때 리샤오샤가 매서운 연속공격으로 무너뜨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 해내는 언더독의 류스원이 바로 오늘 경기장에 있었습니다.
첫댓글 분석에 동감합니다.
3세트의 4:3에서의 샷.
정말 멋졌습니다!
분석이 예리하셔서 이해가 팍 팍
분석 잘보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