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된 재털이를 간직하고 있는 월미 달팽이 해장국집

[릴리]

<화천맛집>50년 된 재털이를 간직하고 있는 월미 달팽이해장국

여름철에 여행을 하면 입에 당기는 음식이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주로 눈에 뜨이는 메뉴는 닭도리탕, 갈비, 냉면 등 전국 어딜가나 똑같은 음식에 식상하곤

하는데...

이번 화천여행에서 발견한 '이거다~!' 싶은 해장국집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이집은 나도 그렇지만 동행했던 남편이 '완전 반했던' 맛집으로, 집에 돌아와서도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마트를 뒤져 '냉동올갱이'를 구해다 끓여줄 정도로 그 맛이 각별한 집이었다.

해장국 하면 흔히 선지나 소의 내장을 넣은, 좀 진하다 싶은 음식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번엔 '시원함'이 주무기인 '달팽이 해장국'을 바로 그것.

간판만 보곤 보통 프랑스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그 달팽이가 들어간 해장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뚝배기에 담겨져 나온 것은 다름아닌 '올갱이'였던 것.

강원도에선 올갱이를 달팽이로 부른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는데, 표준어로는 다슬기로

부른다.

아욱과 부추가 들어간 몸에 좋은 '달팽이 해장국'.

직접 담갔다는 막장을 풀어 색깔은 좀 거므스름했지만, 그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완전 반해

버린 해장국이었다.

건더기로 사용한 아욱과 부추로 인해 씹는 맛 또한 절묘했는데, 아욱의 부드러움과 부추의

아삭함, 된장국의 개운함이 더해져 서울에서부터 교통체증에 시달린 스트레스가 일시에 날

아가는 것 같았다.

달팽이 해장국 : 7000원(단일 메뉴)

강원도 화천에 있는 집인데 왜 '월미'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증에 물어보니, 원래 월미도(경기도)에서 횟집을 경영하다가 이곳으로 옮겨왔지만

고향에 대한 기억 때문에 '월미'를 붙이고 '달팽이 해장국' 단일 메뉴만 내놓는다고 한다.

원래 한가지 음식만 전문으로 하는 집치고 맛이 없는 집을 못봤는데, 그래서 맛에 대한

믿음이 더 가는 식당이다.

급히 먹느라 실내 분위기를 찍지는 못했지만, 사방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처럼 여겨지는 곳이었다.

달팽이 해장국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여느 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러나 정성이 듬뿍 들어간 밑반찬들이어서 마치 집에서 먹는 음식으로 느껴진다.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잘게 썰어서 나온 청양고추를 넣을 것을 추천.

잃어버린 여름입맛을 되찾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집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물건 하나.

얼핏 보아선 별스럽지 않은 재털이에 불과하지만, 눈여겨 보니 전화 국번호가 한 자리인

것이 요즘 물건이 아님을 금새 알 수 있다.

실은 함께 간 남편이 화장실에서 발견하곤, 마치 큰 보물을 발견한 양 들고나와 사람들에게

구경시켜준 것.

요즘이야 '다방'이라는 간판 자체가 거의 사라지고 말았지만, 한 때 도심지의 멋쟁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 '다방'이었고, 그곳은 대부분 LP음악을 DJ가 틀어줘 젊은이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던 곳이었는데 유명한 다방 중에 '초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곳이 꽤 많았다.

그 당시엔 다방이 개업하면 손님들에게 '개업기념품'으로 재털이를 선물하는 일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 재털이는 월미 달팽이해장국집을 운영하는 여사장님의 시누이가 젊었을 때 받아

오랫동안 간직해 오던 것을 올케에게 물려준 것이라고 하니, 적어도 50년 이상은 되었을 것

이라는 추측이다.

재털이에 박혀 있는 '초원 다방'은 서울에 사는 시누이가 갖고 있던 것이니 서울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재털이를 간직하고 있는 '월미 달팽이해장국'(시어머니의 시어머니가 운영

하던 식당을 지금은 결혼한 지 30년 째인 며느리가 해장국집으로 대를 이어 하고 있다)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이집 음식에 대한 신뢰마저 생긴다.

이 재털이로 인해 월미 달팽이해장국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 즐겁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월미 달팽이 해장국(화천발전소 인근 소재)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138-11

전화;033-442-3155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까지이니 참고하세요^^*

[에버하트]

아욱과 부추가 듬뿍 들어간 해장국을 맛나게 먹고 오기만 했는데, 이런 역사가 있었군요~~

[릴리]

남편이 이집 해장국을 너무 맛있다고 해서 조사해 봤다는~ㅎㅎ

[하늬바람]

영업시간이 오후 4시까지였군요.
놓치기 쉬운 정보 감사합니다^^

[릴리]

거의 점심 장사인 것 같아~^^*

[앨리]

부추가 들어가 더 맛있을 것 같은 달팽이 해장국입니다...^^

[릴리]

부추의 아삭함이 즐거웠어요~ㅎㅎ

[아공]

낼 마지막 복날 달팽이국으로 복놀이 해야겠네요

[릴리]

그러잖아도 낼 달팽이해장국 먹으러 갈 생각입니다~^^*

[일초의 사포]

여기 넘 맛잇긴 했는데 이런 디테일함이~흑,전 거진 사진 버렸는데 ㅎㅎ

[릴리]

짧은 시간 내에 먹느라 사진이라곤 이게 전부에요~ㅎㅎ

[바람될래]

설마..
김광한 쌤이 그걸 들고 오실거란 생각은못했어요..ㅎㅎ

[릴리]

ㅎㅎㅎㅎㅎ

[홍예]

처음 보여주실때...난 알았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