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수봉에 오르자
우리 친구들이 암벽등반에 관심을 가지고 등반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바로 시작하자. 목표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등반을 바라보며 부러워했던 인수봉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암벽등반은 크게 자유등반(free climbing)과 인공등반(aid climbing)으로 나눌 수 있다. 자유등반은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손이나 발 등 자신의 신체만을 이용하여 암벽을 오르는 것이다. 즉 바위를 손으로 잡고 발로 딛어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인공등반은 신체뿐만 아니라 보조 장비를 이용하여 암벽을 오르는 것이다. 손으로 잡을 수 없고 발로 딛고 설 수 없는 암벽에서 여러 가지 장비와 기술을 이용해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먼저 자유등반을 시작한다. 인수봉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반은 대부분 자유등반이다. 자유등반은 장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등반하는 것을 보면 로프 등 여러 가지 장비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 장비들은 무엇인가?
등반을 할 때 사용하는 장비들은 모두 등반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가장 먼저 올라가는 선등자가 안전하게 등반을 하고, 또 등반을 끝냈을 때 경사진 암벽에서 안전하게 서 있도록 몸을 고정하는 장비들이다. 또 선등자가 다음에 따라 올라오는 후등자가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들이다. 자유등반에서도 오르는 행위에는 장비를 사용하지 않지만 등반자의 안전을 위한 장비는 꼭 필요하다.
그렇다. 암벽등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등반자가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등반하지 못한다면 등반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건강을 지키며 즐겁게 산에 다니려는 등반이 다치고 죽는다면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등반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장비를 준비하고 사용방법을 알아보자.
[3-1] 장비를 갖추자
중력을 거슬러 거친 바위를 수직으로 오르는 암벽등반은 항상 추락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을 없애거나 줄여주는 장비들이 있다. 안전한 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비들이 필요하지만 지도자를 따라 등반하는 초보자가 이를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등반을 하려면 안전벨트, 확보줄, 헬멧, 암벽화, 캐러비너, 슬링, 퀵드로우, 하강기, 하강용 장갑 등은 꼭 갖추어야 한다. 모든 장비는 반드시 등반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UIAA(국제산악연맹, Union Internationale des Associations d’Alpinisme) 인증을 받거나 CE(EU통합규격인증, Conformite Europeen Marking) 표시가 있는 정품으로 구입하도록 한다.
※ 확보: 등반자의 추락을 방지하고 안전하게 등반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확보라고 하며 흔히 빌레이(belay)라고 한다.
안전벨트(Harness)
안전벨트는 대개 하네스라고 한다. 로프와 등반자를 연결하여 추락할 때 생기는 충격을 분산시켜 등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비이다. 또한 등반이 종료되면 안전벨트에 연결되어
있는 확보줄로 바위에 설치된 볼트나 체인 등 고정 확보물에 연결하여 안전하게 있을 수 있다.
안전벨트는 주로 허리와 하반신에 착용하는 하단형을 사용한다. 구입하기 전 꼭 착용해 보고 등반복을 입고 잘 맞는 편안한 사이즈로 구입한다.
확보줄
확보줄은 안전벨트에 연결하여 암벽에 설치된 볼트나 체인 등의 확보물에 연결하여 몸을 고정하는 장비이다. 등반자 자신의 체중이나 외부의 충격에도 확보점에서 이탈하지 않고 안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해 준다. 확보줄은 주로 여러 개의 고리 모양 웨빙이 연결된 긴 체인 형태의 데이지체인(daisy chain)이나 쉽게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자동확보줄을 사용한다. 구입 후 바로 안전벨트에 연결하여 둔다.
헬멧(Helmet)
등반용 헬멧은 등반하면서 바위에 부딪치거나 낙석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고 추락할 경우 충격을 줄여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방지하는 장비이다. 등반을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헬멧은 꼭 써보고 머리에 잘 맞는 것으로 구입한다.
암벽화(Climbing Shoes)
경사가 심한 바위를 일반 등산화를 신고 올라가기는 어렵다. 부드러워 바위에 잘 붙고 마찰력이 뛰어나면서도 내구성이 있는 밑창 소재로 만든 암벽화를 신어야 한다. 암벽화는 자연암벽용과 인공암벽용이 있는데 우리는 인수봉에 올라갈 것이므로 자연암벽용을 준비한다. 경사가 심한 바위를 딛고 올라가려면 평소 신는 신발보다 더 작은 암벽화를 빈틈없이 단단히 졸라매어 신는다. 암벽화를 신고 바위를 오르다 보면 발이 무척 아프다. 처음 구입할 때 자신의 발 치수를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어보고 선택하여야 다시 구입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