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산나물 뜯으려 다니는 바람에 등산은 못하고 야산에서 비탈을 타며 산나물 뜯는 재미에 푹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오늘 남한의 최북단에 있는 복계산으로 등산을 갑니다.
서면 신매리 환상의 드라이브 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춘천호수 상류 원평리 깊고 푸른 물결을 따라 꼬부랑길을 스릴 넘치게 달려 화천 사창리 지나 하오재터널 통과하여 철원 근남면 육단리 매월대에 도착! 주차하고 지난해 6월에 한번 온 곳이라 고생 없이 등산코스를 잘 찾아 등정을 시작합니다. 맑은 계곡물이 우렁차게 흘려 내리며, 눈이 시리도록 하얀 야광나무 꽃이 만발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기분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 황홀경!
이곳은 고산지역이라 아직 참꽃과 산 벚꽃이 피어 있으며 나무들 연두색 잎으로 누른빛을 띠고 있습니다. 육산으로 험하지 않지만 가파른 오르막길 땅만 보고 오르다가 첫 하늘이 보이는 곳 첫 능선에 올라 잠시 쉬고 아직 1520m 더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힘을 내서 오르는데 8부 능선부터 야생화 천국입니다. 아직 이른 봄이라 새싹들을 낙엽 속에 솟아나고 있지만 보라색 얼레지, 노란제비꽃, 택백제비꽃, 개별꽃, 미나리냉이 등 야생화 보라, 노란, 하얀, 빨강, 산천을 덮어놓았습니다.
야생화에 정신이 팔려 힘든 줄도 모르고 정상에 도착하여 아내와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등정의 기쁨을 누립니다.
정상에서 멀리 북한산들도 보이며 앞으로 높고 낮은 첩첩이 거대한 산 능선을 조망하며 대자연을 노래합니다.
매월대 폭포방향으로 하산하여 복계산 기슭 해발595m산정에 위치한 깎아 세운 듯한 40m높이의 층암절벽에 내리꽂는 놀라운 매월대폭포의 우렁찬 폭포의 경치를 보며 영육의 치유를 받습니다.
복계산
비무장지대와 가장 근접한 최북단의 산행지로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곳이기도 합니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 (1435~1493) 은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자 비분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복계산 일대 산촌에서 은거했다 하며, 매월대, 매월대폭포는 매월당 김시습의 호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아홉 선비가 매월대에서 바둑판을 새겨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했다" 는 전설도 내려 옵니다.
매월대 폭포의 또 다른 이름은 선암 폭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