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점점 추워져 겨울의 가운데를 향해 나아간다.
이렇게 추운 겨울엔 더 목욕탕 온탕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오늘은 거주지가 아니라 근무처가 있는 임실군에서 목욕탕을 찾는다.
퇴근 후 시간이 남아 추워진 날씨에 내 몸을 따뜻한 온탕에 담그고자 함이다.
내 거주지가 아니라 핸드폰을 열고 목욕탕을 찾으니 가까운 곳에 ‘청수 목욕탕’이 있다.
도착하니 정겨웠다.
요즘의 사우나가 아니라 그냥 동네 목욕탕이었다.
나는 실망하기보다는 그래서 더 좋았다.
들어가니 옛날 옷장에 조금은 허름한 목욕탕이었다.
온탕과 냉탕 그리고 샤워기가 전부.
근데 좋았다.
레트로 라고나 할까?
컨셉이 아니라 진짜 레트로다.
어릴 적 엄마를 따라 다니던 그 동네 목욕탕의 냄새가 났다.
목욕탕에서 예전의 엄마 냄새가 났다고나 할까?
목욕 바구니에 우유를 몇 개 넣어 엄마 손을 잡고 다니던 그 목욕탕이었다.
지금 이 시대에 이런 목욕탕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좋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탕에 들어가니 추억에 젖으며 나의 차가운 몸은 사르르 다 녹아버렸다.
어릴 적 엄마는 나와 동생의 손을 잡고 매주 토요일이면 동네 목욕탕을 데리고 다니며 때를 벗기고 머리를 감겨주며 그렇게 두 아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워주셨지...
그때를 생각하니 행복에 겨워 뜨거운 물에서도 한동안 나올 수 없었다.
오늘 나는 나만의 보물 같은 장소를 우연하게 찾아냈다.
이제 임실에 가면 청수 목욕탕을 자주 자주 찾아가리라.
그래서 행복을 충전하리.
#그냥에세이, #청수목욕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