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 고등학교 동창 집들이
오랜 정情은 3차로 이어졌다
파장 한 후 말짱하다고 생각한 나는 우장산역을 향해
한 시간 반 동안 두 번을 갈아탔고
마지막 5호선 편한 의자는 깊은 졸음 속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김포공항역 입니다!”
잠을 깨우는 소리에 엉겁결에 내린 나
막차도 가버린 밤 12시, 그 많던 사람은 어디로 가고
냉랭한 표정의 휑환 역사驛舍만 짓누르듯 나를 바라보고 서있었다
달리던 열차와 늘 우듬지만 바라보고 앞서 걷던
내 방향이 순간, 엇박자로 흔들렸다
세상의 살가움에 당연하던 나의 의식은
버려진 듯 어둠의 귀퉁이로 몰려있었다
내려야 할 역을 놓치던 때가 예전에도 있었다
좌절한 사람들 앞에서 합격을 자랑하고
가난한 사람들 앞에서 부를 과시하고
한 번도 관심 받아본 적 없는 이들에게
먼저 바라보라 외치던 때가 있었다
살다가 잘못된 길 들어설 때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돌아 설 시간이 늦을수록 외진 거리에
혼자 버려질 수 있다는 것을
나를 나르던 저 막차가 다시 일깨웠다.
첫댓글 마음에 울림이 있는 시로군요. 잘 감상했습니다.
살다가 보면 잘못 들어선 길 있지요 . 그런 길이란 느낌도 들지요.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