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팔승처八勝處
팔승처八勝處를 설명하겠다.
첫째 안으로 색의 상相이 있고 밖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약간의 색을 관찰하는 것을 ‘뛰어나게 알고 뛰어나게 보는 첫 번째 승처’라고 한다.
둘째 안으로 색의 상이 있고 밖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많은 색을 관찰하는 것을 ‘뛰어나게 알고 보는 두 번째 승처’라고 한다.
안으로 색의 상이 없고 밖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약간의 색을 관찰하는 것을 ‘뛰어나게 알고 보는 세 번째 승처’라고 한다.
안으로 색의 상이 없고 밖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많은 색이 나타나는 것을 ‘뛰어나게 알고 보는 네 번째 승처’라고 한다.
다섯째는 청승처靑勝處, 여섯째는 황승처黃勝處, 일곱째는 적승처赤勝處, 여덟째는 백승처白勝處이다.
관찰하는 마음을 잘 조절하여 깨끗하건 깨끗하지 않건 뜻대로 타파할 수 있기 때문에 승처勝處라고 한다.
만약 승처로 인해 번뇌가 끊어지면 곧 허망한 음陰과 입入이 모두 없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승처를 이름을 바꿔 팔제입八除入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승처는 다음과 같다.
수행자가 스스로 자기 몸을 관찰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관찰하며 부정관인 구상九想을 닦을 때, 반연하는 대상이 적기 때문에 ‘바깥으로 약간의 색을 관찰한다’고 한다. 바깥의 여러 색을 관찰하면서 좋은 모습이 나타날 때는 ‘아름답다’고 하고, 나쁜 모습이 나타날 때는 ‘추하다’고 한다. 혐오스러운 더러운 색을 볼 때는 ‘추하다’고 하고, 희열을 느낄 만한 빛나는 색을 볼 때는 ‘아름답다’고 한다.수행자는 추한 것을 볼 때 그것이 헛되고 거짓임을 알아 성내지 않으며, 아름다운 것을 볼 때도 그것이 인연 따라 생긴 것임을 알아 애착하거나 물들지 않는다. 이렇게 뜻대로 색을 관찰하여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것을 ‘뛰어나게 알고 보는 것’이라 한다.
두 번째 승처는 다음과 같다.
수행자는 관찰하는 마음이 조화로워진 뒤에 안으로 뼈만 있는 사람의 모습을 없애지 않은 채, 다시 선정 가운데서 널리 바깥의 색을 관찰한다. 한 구의 시신으로부터 십 백 천 만 구의 시신을 관찰하고, 나아가 한 마을, 한 나라, 한 세계에 온통 가득 찬 시신이 불룩하게 부풀고 문드러져 내리는 것을 본다. 이렇게 구상에 의지하여 매우 혐오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그 다음 백골관을 닦는데,
뼈만 있는 사람이 한 명으로부터 열 명, 백 명에 이르고 나아가 한 세계에 가득 찬 것을 본다. 밖의 사람들을 백골로 관찰하고 나서는 다시 선정의 마음으로 자신의 백골을 자세히 관찰하여 흰 마노나 조가비처럼 밝고 깨끗해질 때까지 단련한다. 이때 밖의 뼈만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 서로 마주하며 줄지어 오는 것을 보게 된다.
수행자는 삼매 가운데서, 이 뼈만 있는 사람들은 다 생각을 따라서 나타난 것이지 참된 실체는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하여 마음으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면 뼈만 남은 사람이 다시 모두 땅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게 된다.
자기 몸 안의 뼈를 깊이 관찰하면 광명이 널리 비춰 뼈만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빛에 비춰지고 또한 모두 밝고 맑아진다.
이 백골관이 이루어질 때 모든 원수와 친구, 모든 아름답고 추한 것에 대해 그 마음이 평등해져 좋아하거나 성내는 것이 없게 된다.
이것을 아름답거나 추한 것을 뛰어나게 알고 보는 것이라고 한다.
또 이 관에 머물러 뼈만 있는 한 사람이 사천하에 두루한 것을 보므로 ‘많다(多)’고 하고,
다시 생각을 거두어 뼈만 남은 한 사람을 관찰하기 때문에 ‘뛰어나게 알고 본다(勝知見)’고 한다.
또 관찰하는 마음이 익숙해져서 비록 능히 관찰하는 마음에 성품이 없음을 알면서도 대상 가운데서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승처勝處’라고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을 관찰하여 더러운 흰 뼈라고만 보면 ‘적다(少)’라고 한다.
만일 대부정관大不淨觀을 행하면 이것을 ‘많다(多)’라고 한다.
대부정관은 모든 곳의 탐욕과 애착을 깨뜨리는 것이니, 날거나 달리는 짐승의 무리들까지 모두 관찰하여 구상관九想觀을 행하는 것이다.
또 음식은 벌레나 똥과 같고, 옷과 비단은 썩은 가죽이나 썩은 살덩이와 같으며, 돈과 재물, 금은보화는 독사나 도마뱀과 같다고 관찰한다.
이것은 반드시 죽어서 변하는 것들이며, 냄새나고 썩는 더러운 것들이다. 곡식은 죽은 벌레와 같고, 밭과 집, 마을은 모두 다 썩고 무너지는 것이다. 나아가 백골이 어지러이 흩어져 모든 세간이 다 더럽다고 보아 매우 혐오하게 된다.
수행자는 삼매 가운데서 관찰하는 대로 곧 보고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세간의 아름다움과 추함, 사랑과 증오, 탐욕과 근심 등의 번뇌를 깨뜨린다. 그러므로 ‘뛰어나게 알고 본다’고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승처는
앞의 두 가지와 대체로 같으나 안으로 색의 상이 없어진 것으로서, 두 번째 배사와 비슷하다.
다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까지 파랑·노랑·빨강·하얀색의 네 가지 승처는 다음과 같다.
수행자가 제3선의 몸으로 증득하는 즐거움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4선에 들어가면, 그때 염念과 혜慧가 깨끗해져 네 가지 색이 더욱 밝게 빛나게 된다.
마치 묘한 보배의 광명과 같은 것이 이전의 색보다 훨씬 뛰어난 것과 같다.
또 동요하지 않는 지혜로 이 네 가지 색을 단련하여 적은 것을 많게 하고, 많은 것을 적게 하는 등 바꾸기를 자유자재로 하며, 보고 싶으면 바로 보고, 없애고 싶으면 곧 없어지므로 ‘승처’라고 한다.
또 수행자가 이 뛰어난 색을 보고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면 법을 아끼는 마음이 생겨난다.
지금 법을 아끼는 마음을 끊으면, 곧 이 색이 마음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알아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게 되는데, 이때 ‘배사背捨’를 바꾸어 ‘승처’라고 부른다.
『선학입문』 禪學入門下卷(ABC, H0254 v10, p.913b01-914b01)
八勝處第二十五章
八勝處者。一內有色相。外觀色少。若
好若醜。是名勝知勝見一勝處也。二
內有色相。外觀色多。若好若醜。是名
勝知見二勝處也。三內無色相。外觀色
少。若好若醜。是名勝知見三勝處也。
四內無色相。外現色多。若好若醜。是
名勝知見四勝處也。五靑勝處。六黃
勝處。七赤勝處。八白勝處。謂善調觀
心。若淨若不淨。隨意能破。故名勝處。
若因勝處。煩惱斷盡。即知虛妄。陰入
皆滅。爾時勝處。變名爲八除入也。
第一勝處者。行者。或自觀己身。或觀
所愛之人。修不淨九想時。所緣者少。
故云外觀色少也。觀外諸色。善相現時
謂好。惡相現時謂醜。見不淨色。可厭
惡時爲醜。見色光明。可喜悅時爲好。
行者。見醜時。即知虛假。不生瞋恚。見
好時。知從緣生。不生愛染。隨意觀色。
轉變自在。是名勝知勝見也。
第二勝處者。行者。觀心旣調。不除內
骨人。更於定中。廣觀外色。從一死屍。
多至十百千萬。一城邑一國土。乃至一
世界。悉見死屍肨脹壞爛。依九想觀。
心甚厭惡。次修白骨觀。從一骨人。至
十至百。乃成一世界。外骨觀旣成。復
當定心。諦觀內身白骨。鍊使明淨。如
珂如貝。爾時見外一切骨人。起立相對。
羅列而來。行者。於三昧中。知此骨人。
皆是隨想而來。無有眞實。心不驚怖。
則見骨人。還悉躃地矣。深觀內骨。光
明普照。一切骨人。爲光所照。亦皆明
淨。此觀成時。於一切怨親。及諸好醜。
其心平等。無有愛恚。是名若好若醜勝
知勝見也。復次住此觀中。能見一骨人
徧四天下。是名爲多。還復攝念。觀一
骨人。故名勝知見也。復次善調觀心。
雖知能觀之心。性無所有。而於緣中。
自在迴轉。故名勝處也。復次但觀一切
人。見不淨白骨。是名少也。若作大不
淨觀。是名多也。大不淨觀者。爲破一
切處貪愛。謂一切觀飛禽走獸之屬。悉
作九想觀。復觀飮食。如蟲如糞。衣服
絹布。如爛皮爛肉之段。錢財金寶。如
毒蛇蚖。斯須死變。臭爛不淨。糓如死
蟲。田宅城邑。皆悉爛壞。乃至見白骨
狼藉。一切世間。悉皆不淨。甚可厭患。
行者。於三昧中。隨觀即見。迴轉自在。
能破世間好醜愛憎貪憂煩惱。故名勝
知見也。
第三第四勝處。與上法大同。而內滅色
相。與二背捨相似也。第五六七八。靑
黃赤白四勝處者。行者。不受三禪身證
之樂。入第四禪時。念慧淸淨。四色轉
更光顯。如妙寶光。勝於前色。又用不
動智慧。鍊此四色。少能多。多能少。轉
變自在。欲見即見。欲滅即滅。故名勝
處。復次行者。見是勝色。結漏未斷。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