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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시대 이전의 최강자인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시대에 또 한 번 인공지능에 도전한다. 이세돌 9단(왼쪽)과 '한돌'의 아바타.
-이세돌vs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ELO 레이팅 차이는 1000점 이상
-한돌은 접바둑 환경에 처음 도전
이세돌 9단이 다시 인공지능 앞에 앉는다. 3년, 정확히 3년 9개월 만이다. 2016년 3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세돌-알파고' 대결 이후다.
당시 알파고와 호선으로 벌인 5차례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1-4로 패했다. '알파고 쇼크'였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패한 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결과에서는 졌지만 3연패 후 4국에서의 승리는 인간 영역을 넘어선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이 거둔 전무후무한 1승으로 기록되어 있다.
알파고는 1년 후 중국 일인자 커제 9단과 벌인 또 한 번의 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인간 고수들에게 수많은 아픔을 던져 주고, 5000년을 이어온 바둑의 패러다임까지 바꿔 놓고 홀연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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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군과 K바둑은 지난 13일 신안군청에서 '이세돌-한돌' 대국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세돌 9단 앞에는 새로운 상대 '한돌'이 앉는다. NHN이 개발한 국산 AI바둑이다. 1999년부터 한게임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10개월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에 출시됐고, 2년간 자가대국을 통해 트레이닝했다.
이세돌 9단이 두점을 깐다. 24년 4개월간의 프로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놓아보지 않은 '접바둑 치수'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AI바둑은 이제 인간이 대등하게 맞서기 어려운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치수고치기 3번승부'에 한돌은 최신 3.0 버전이 나선다. 한돌3.0은 프로기사들의 기력을 측정할 때 쓰이는 'ELO 레이팅' 기준으로 4,500점이 넘는 것으로 NHN측은 추산하고 있다. 이세돌과 벌인 알파고는 물론 커제와 벌인 알파고보다 높다. 최정상권인 신진서ㆍ박정환ㆍ커제 9단은 현재 3,600점대 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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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돌의 기력비교.
한돌 개발자인 이창율 NHN 게임AI팀 책임연구원은 "승률로 볼 때 대략 150점차가 60~70%. 250점차가 80%, 400점차가 90%"라면서 "400점 격차면 이기기 힘들 정도의 수치"라고 설명한다. '고레이팅' 54위에 올라 있는 이세돌 9단의 현재 ELO 레이팅은 3,414점이다.
한돌은 2.1 버전일 때 국내 프로기사 톱5(신민준ㆍ이동훈ㆍ김지석ㆍ박정환ㆍ신진서)와 대결을 벌여 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의 ELO는 4,300점 정도였다. 그 후 '앙상블 추론'을 도입해 기력을 상승시켰다. 여러 예측 모델을 동시에 사용해서 다음 수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사람으로 치면 여러 명이 상의해서 가장 좋은 수를 찾는 셈이다. "자가대국으로 생성한 기보로 반복 학습하는 버전이 2.0이라고 하면 3.0 버전은 자가대국을 늘림과 동시 '앙상블 추론'과 통계를 사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성능 개선의 영역을 확대한 버전"이라는 게 NHN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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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중신증권배 세계인공지능바둑대회 출전 당시의 박근한 기술연구센터장(왼쪽)과 이창율 게임AI팀장(오른쪽).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장은 한 매체의 기고문에서 "한돌은 현재 버전인 3.0까지 호선 중심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개발진조차 승패 가늠이 어렵다"면서 "이세돌-알파고 대국을 통해 AI의 위력을 실감한 사람들이 이번에는 인간이 이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한편 한돌이 승리해서 한국 AI 기술도 글로벌 기업 못지않게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공존할 것 같다"고 했다.
의미 있는 고별전의 상대로 인공지능을 스스로 택한 이세돌 9단이다. 인공지능 시대 이전의 최강자가 인공지능 시대에 던진 도전장이며, 한편으로는 한돌의 도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