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독서모임은 2012년 12월 29일 오후 4시 죽정동 작은 도서관에서 있었습니다. 오후 4시면 제가 진료가 끝나는 시간이라 좀 늦는다는 문자를 날리고 급한 마음으로 다음 달 선정 책과 이번 달 책에 독후감 유인물을 챙겨 갔습니다. 4시 10분즘 되었을라나요. 친구들 8명이 벌써 다 와 있는 겁니다. 기분이 good~ ㅎ
주현학생이 발제문을 읽고 각자 느낀점을 이야기 했습니다. 먼저,은서. 봉희가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가졌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스러웠다고 합니다. 다음, 해호. 해호 특유의 밑에서 끌어 올리는 말투로 한마디 합니다. "아빠가 나쁜 것 같다. 자기가 낳은 자식인데도 따뜻한 시선 한 번 안 줬다는 것이 나쁘다." 다음은 선욱.은서와 비슷한 느낌을 말해 주었고, 예석이는 요즘에는 고치기 쉬운 열병이 당시에는 소아마비가 될 정도로 당시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 소설의 배경이 우리가 살고 있는 보령이여서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두 친구는 이번 독서모임이 사실상 처음인데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는 것이 대견스러웠습니다. 다음 은결이가 멋있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노트에 기록한 글자가 엉망이어서 해독이 불가. 기억은 저편으로 달아나고 있어 가물가물.그래서 패스. 죄송~ 은결. 지형이는 덕배삼촌의 맘이 넓은 것에 존경스러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혜린이. 윽~ 이런.내가 기록을 안해 놓고 넋 놓고 이야기만 들었네요. 전반적으로 봉희가 힘내서 사는게 좋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화력발전소가 내가 사는 지역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찬성측은 해호,지형,혜린,선욱. 반대는 주현,은결,은서,그리고 처음엔 중립을 표명한 예석이가 여기에 합류했습니다.
4:4. 진영은 잘 갖춰졌네요. 먼저 각 자 한마디씩. 찬성측에서는 국책사업이 우리 마을에 안들어오면 다른 마을에 갈건데 그렇게 되면 어떻게 국가사업을 시행할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대승적 견지에서 받아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또 하나는 나만 생각하면 발전이 안되는거 아니냐? 전체를 생각해서 받아들어야 한다. 보상금도 준다지 않는가?, 수청구지에 발전소가 들어오면 고향을 떠나기 싫으면 바로 옆 동네로 가서 살면 되지 않겠는가? 보렴댐 사람들도 인근 수몰되지 않는 지역으로 이전해 살고 있지 않느냐?, 발전소가 들어오면 자연환경이 파괴된다 하지만 들어오고 나서도 충분히 가꾸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반대측 이야기. 보상금 몇 푼 준다고 자기 삶의 터전에서 떠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또한 당시 김양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데 이는 평생 수익이 들어올 수 있는건데 보상금으로 대체될 수 있겠느냐?, 발전소가 들어오고 일자리를 준다고 하지만 평생 자신이 해 오던 일이 아닌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는가? 또한 자신이 해 왔던 일에 전문가인 사람들이 일을 못 하는 것은 재능을 방치하는 것으로 사회적 손해가 크다. 김생산이 장기적으로 돈을 더 벌 수 있는거 아니냐?, 정착금을 준다고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일차 의견을 나누고 먼저 찬성측이 논의를 개진합니다. 먼저 전기없이 우리가 어떻게 사냐? 핸드폰도 밧데리가 5%남으면 미쳐버리는데 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냐? 그러자 반대측에서 "그럼 조류발전소로 하면 되잖아"합니다. 또한 "왜 꼭 우리 마을에 들어와야 하냐고? 황무지, 못 쓰는 땅에 세우면 안되나?"합니다. 그리고 바로 "근데 왜 발전소는 해안가에 세워요.그것도 서해안에. 꼭 보령에만 있어야 하나요?" 묻습니다. 저는 무연탄을 실어 나르고 냉각수로 쉽게 물을 끌어 쓸 수 있으며 서해안에 태풍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으니 그러한 것이고 꼭 보령일 필요는 없었지 않을까?생각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때 반대측 친구 한 명이 "은포리 김이 맛있었다. 그리고 그 김이 '세계적인 최고의 김'이라면 발전소가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말에 찬성측이 갑자기 흔들립니다. "그래 맞어 대천김이 유명하잖아? 근데 대천 김이 세계치고여여?"묻는다. 내가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합니다. 찬성측 친구가 발전소가 들어 오면 왜 김을 못하냐는 말에 제가 아는 지식을 전부 동원해서 한다는 말이 " 김은 겨울의 찬 바닷물에서 양질의 김이 나온다고 했습니다.근데 냉각수로 쓴 더운 물이 바다로 흘러 나오면 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반대측에서 " 세계최고의 김이 생산되는 지역에 발전소거 들어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힙니다. 그러자 반대측 친구가 70년대 이야기 이니까 외국 사람들이 수입해서 먹은 대천김이 지금에 이르면 30년이상 되는 건데 그럼 질릴때가 되지 않았을까? 음식도 오래 먹으면 질리잖아. 잘 안팔리면 돈이 안되잖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김생산을 조성해서 세계최고의 김을 만들면 되잖아?하고 반격합니다. 찬성측은 " 이 바보야~ 천연의 자연조건이 있어야 맛있는 김이 나오는 거지 그걸 인위적으로 조성한다고 세계 최고의 김이 나오냐?"합니다. 그러자 찬성측 한 친구가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끄덕 거리며 한마디 합니다. "음~그렇지 천재와 영재의 차이지.." 나는 그 말에 멋 있는 말이라고 감동먹고 잽싸게 노트에 받아 적습니다. '천재와 영재의 차이'. 그러는 사이 찬성친구가 한마디 던집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자기 삶의 터전을 잃는 다는 것은 매우 힘든것은 사실이다"합니다. 세계최고의 김논쟁이 여러 지류로 흘러가는 사이에 새로운 물고를 트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맞다고 장구칩니다.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투쟁이나 데모을 이기주의자라거나 보상금을 많이 받을려는 술책이라거나. 나아가 빨갱이라고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 입장에서 그들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임을 일단 인정하고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예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정리가 안되는 논쟁을 마치지만 저는 아이들은 불과 20여분 사이에 생각하는 수준이 쑤욱~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눈빛을 보면 압니다. 정리가 잘 된다고 다 좋은 논쟁은 아닙니다. 저는 마무리 발언에서 봉희가 삶을 긍정적으로 보게 된 계기는 13살때 시냇물 둔치 밑으로 떨어졌던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했고 경자와 봉희의 엇갈린 운명은 봉희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가진 후원자로서 덕배삼촌,엄마,할머니가 있었고 경자에게는 없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화력발전소이야기는 지금 제주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강정마을 논쟁처럼 앞으로 살면서 우리들에게 항상 부딪치는 일이 될 것이라 했고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나온 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나올 수 있는 대표적인 논리들이니 한번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리. 친구들이 방학을 해서 책을 빨리빨리 읽고 싶은가 봅니다. 다들 자리를 안 뜨고 이얘기 저얘기를 합니다. 저는 카페이야기를 하고 중3 언니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니 우리가 대빵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카페에 자주 들어와 글을 남기고 서로 연락처를 알아둬 문제가 있을 때서로서로 연락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1월 6일 10시 은결학생이 선정한 '용의자X의 헌신'입니다.
첫댓글 모두 안된다 하면 어디에 발전소를 세우겠냐는 논리에 대한 의견입니다.
많은 사람을 위해 불가피하게 소수의 양보를 얻어야 한다면
그 혜택을 받는 많은 사람 측이 소수가 만족하도록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만 옳습니다.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무조건 원주민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은 폭력이지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이 나라의 본분입니다.
단 한사람의 주민이라도 그 행복을 함부로 유린해선 안되는 것입니다.
보령화력 발전소가 이 지역을 희생시킨 댓가로 그동안 해준 것은 매우 미약합니다.
지역의 생업인 관광업, 어업, 해태업, 맨손업 등에 끼친 피해를 제대로 따져본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