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림展 / JANGYONGLIM / 張容林 / painting 2014_1113 ▶ 2014_1119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E47395462BF980F)
- 장용림_시월의 목화 그늘_장지에 석채, 분채_60.6×73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415f | 장용림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1113_목요일_06:3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광주광역시_광주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GWANGJU MUSEUM OF ART광주광역시 동구 동구 금남로 231 2층Tel. +82.62.613.5382artmuse.gwangju.go.kr
핀다는말도 없이, 진다는 말도없이... ● 떠나는 내게 머무는 그대에게 가을이 두 개 行く我にとどまる汝に秋二つ 일본의 하이쿠 시인 시키(子規)의 하이쿠 한 줄의 시가 가을을 건너오는 동안 마음언저리를 먹먹하게 맴돌았다. 첫 목화꽃이 피던 여름날을 지나 귀뚜라미가 찾아와 우는 날들을 목화 그늘 아래서 살아 흐르는 바람의 시간들과 함께 견뎌냈었다. 꽃이 말없이 피는 일과 말없이 지는 일처럼 떠남과 머무름이 그렇게 자리를 바꾸는 순간들을 바라보면서 또 한 계절을 지나간다. 삶에도 물기가 마르고 바스라지기 쉬운 가을,피는 것보다 지는 것들에게 더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 닿고 그 순간의 그늘을 만지작거리게 됨은 어찌할 수 없이 계절에 순응하는 일인 듯 싶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file/cafe/24699F395462BF9815)
- 장용림_달개비 - 이슬꽃이 피고_장지에 석채, 분채_60.6×91cm_2014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file/cafe/2170E9395462BF980C)
- 장용림_목화 - 친애하는_장지에 석채, 분채_45.5×53cm_2014
어떤 사물이 마음을 대신하고 마음을 전하는 언어로 읽힌다는 것, 내게는 꽃이 그러했고 지극한 정성으로 싸여진 단아한 보자기가 그러했다. 그리하여 꽃은 마음을 전하는 향기를 품은 언어라고 여겼다. 피고 지는 순간들이 그러하듯 마음 또한 그렇게 말없이 피고 이우는 순간들이 있음을 짐작하는 것이다. 모든 걸 걸어도 한생이 아깝지 않은 듯 간절한 눈빛으로 피는 꽃, 대개의 꽃의 운명이 그렇듯 저 혼자 자신의 마음을 열어 세상의 어느 한 부분을 짧은 호흡으로 밝힌 후 스러지는 꽃의 한 생이 삶의 한 부분처럼 애틋하고 애틋했다. 순간을 피는 꽃의 생애, 아름다움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아는 꽃의 본성으로 하여 세상의 한 부분이 환해진다는 건 얼마나 눈부신 일인가. 꽃이 피어 한 계절을 가득 채운다는 것은 그 계절의 품이 넓어지는 일처럼 마음의 한 부분도 그렇게 한 자락을 고요히 펼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피고 지는 꽃들의 순간들과 함께 만지작만지작 하다가 그친 마음의 흔적들을 보자기에 담고 싶었다. 마음을 풀어내듯 펼치는 보자기와 조심스럽게 여며 묶인 보자기는 그러하기에 마음의 한 형태로 다가오고 해석되는 것이다. 아무런 장식없이 그저 꽃 한줄기 꽂혀있는 정갈한 보자기처럼 한 삶이 한 생의 부분들이 그렇게 고요히 정리되어도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을 품어 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269395462BF981B)
- 장용림_목화 바람이 불고_장지에 석채, 분채_73×100cm_2014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file/cafe/2666E4395462BF9918)
- 장용림_찔레꽃이 피었다는 소식_장지에 석채, 분채_80×117cm_2014
누군가 내게 물었다. "그림 속 보자기 안에 뭐가 들어 있나요?" 한 호흡의 시간이 흐르고 "마음입니다" 답하려다가 그만 둔 적이 있다. 보자기 그림의 시작은 엄마가 정성스럽게 싸드린 아버지의 도시락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보자기 안에 싸여진 것이 꼭 어떤것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두지않는다. 그저 단정한 마음의 한부분이 담겨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 가끔씩 시대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분노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들과 작품을 볼 때 나의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변방의 그 무엇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하지만 현실의 뒷면에 놓인 절절한 마음들, 체로 가루를 치듯이 내려진 결 고운 사랑들, 그 아름답고 부드러운 속살들을 나는 얘기하고 싶었다. 모든 마음의 밑바닥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 꽃이 핀다는 소식과 꽃이 진다는 기별로 보자기와 함께 펼쳐 보이고 싶은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FF0395462BF991F)
- 장용림_목화솜 꽃이 피였다는 소식_장지에 석채, 분채_90×130cm_20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FF3395462BF9920)
- 장용림_오동꽃이 피였다는 소식_장지에 석채, 분채_73×100cm_2014
무명빛의 목화꽃으로 가득하던 자리에 꽃은 떠나고 그 빛깔의 목화솜 꽃이 그 자리를 환하게 밝히며 머무르는 날들이다.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지나고 시키(子規)의 계승자였던 교시(虛子)가 시키의 하이쿠에 화답한 하이쿠처럼 자분자분 가을이 흘러간다. ● 그가 한 마디 내가 한 마디 가을은 깊어가고 彼一語我一語秋深みかも (마음의 닻을 내리는 십일월 첫날에...) ■ 장용림
첫댓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담아 그린 그림들???
왠지 목화 송이가 매운 마늘쫑 송이 같아 그 화가의 성격을 말하는 것 같아
매콤하고 시원해 보이는데???
보자기는,....그 화가의 정성을 담아 모아?? :)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