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추 특권
헌법 제84조에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된 대통령의 특권. 최근 불거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이 의심받으면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대한 헌법학자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사법 당국은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이유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헌법학자들은 기소는 안 돼도 수사나 조사는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픽미 세대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현재 대한민국의 20대를 정의한 말로서, ‘나를 선택해 달라’는 간절함을 가슴에 품고 사는 세대라는 의미.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췄지만 계속되는 경쟁의 악순환을 겪는 이들에게 탈락의 초조함은 일상적인 정서가 됐다. 픽미(Pick Me) 세대는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불안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현실의 소소함에서 즐거움을 찾고 적자생존과 각자도생이라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였다. 디지털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로서 공유에 익숙해 실속 있는 소비에 집중하며, 가벼움과 유머를 미덕으로 여긴다. 위험한 모험보다는 소박한 안정을 선호하며, 정치성향은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을 보인다. 미국과 독일 등에서 2012년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선정한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의미의 ‘욜로(You Only Live Once)’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졸혼(卒婚)
‘결혼을 졸업한다’라는 뜻. 혼인관계는 유지한다는 면에서 이혼과는 다르다.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념이다. 결혼제도의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서로 떨어져 살지만, 좋은 감정을 갖고 주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간다. 2004년 일본에서 출간된 ‘졸혼을 권함’이란 책에서 유래됐다. 졸혼은 개인이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현재의 결혼제도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직장생활에 살림과 육아까지 도맡는 여성들이 특히 열렬히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연애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거나 ‘쿨하고 홀가분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현재 졸혼 상태에 있는 중년부부들은 이혼 직전인 경우가 많다. 상당한 경제적·심리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황혼이혼의 차선책으로 졸혼이 선택되는 것이다.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10월의 충격’이라는 뜻으로,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 직전인 10월에 갑자기 나타나 윤곽이 드러나던 대선 판세를 뒤흔드는 사건. 10월 29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옥토버 서프라이즈 목록에 추가했다. 1972년 10월 26일, 재선을 노리던 닉슨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는 “평화가 손안에 들어왔다”며 베트남전 종전을 암시했고 닉슨은 재선에 성공했다. 9·11 테러 3년 후에 치러진 2004년 대선 직전인 10월 29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공개한 영상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암시했고 9·11 테러를 선거 핵심 이슈로 활용한 부시는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