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남쪽으로 튀어
방송일 2018년 3월 19일(월) ~ 3월 23일(금), 438번
추워도 너무 추웠던 올 겨울.
좀처럼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소식이 남쪽 나라에서 들려오니,
우리는 그곳으로 간다.
묵은 것들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남도.
봄날의 진객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한 사람들과
새싹이 움트는 봄 풍경을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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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섬에 봄이 오면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다 해서 청산여수(靑山麗水)라 불렸던
남쪽 나라 완도의 섬 청산도.
그 푸르른 풍경에 이끌려
무작정 터를 잡은 주창민, 이성자씨 부부.
부부가 섬에서 맞이하는 봄은 조금 특별하다.
청산도의 유일한 미용실을 운영하며
마을 어머님들 머리에 꽃을 피우는 일을 하게 된 것.
미용실은 봄맞이 단장을 하러 모인 어머님들로
복닥거리는 사랑방이 된다.
“머리가 방실방실하니 좋소. 파마끼가 있어갖고 그게 꽃이지라.”
방실방실 파마로 머리에 꽃을 피운 할머니들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오늘 하루는 쉽니다.'
미용실을 잠시 닫아두고, 산책을 즐기러 나온 부부.
톳, 파래 채취해서 봄 바다 한 상 차려먹고
봄동 수확하는 할머니들 만나 흥겨운 봄노래도 부르고!
연애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란다.
청산도의 따스한 햇살 안에서 봄날을 맞이하는 부부.
그들이 쓰는 인생 2막,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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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 위에서, 봄 마중
좀처럼 오지 않는 봄을 맞이하러 직접 남도로 왔다!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올해 첫 시동을 건 이이우씨 부부의 캠핑카.
도예가로 살아온 긴 세월,
갑작스레 손을 못 쓰게 되면서 본인의 삶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걸 버리기 위해 떠났다가 값진 삶의 의미와 행복들로
꽉 채워 돌아왔던 첫 여행. 그 길로 방랑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동반자인 아내 정재경씨와 선택한 올해 첫 목적지는
따듯한 남쪽 나라 하동과 남해.
여행지에서 만난 동네 주민들과의 소통은 부부에게 가장 큰
여행의 기쁨이라는데...
“ 이 차가 어디서 왔는고? 생에 처음 보는 차거든예. 이상하게 생겼네 ”
취나물 수확이 한창인 하동 청학동에서 만난 할머니는
부부의 캠핑카가 신기하기만 하다.
취나물 향기에 취하고 홍매화 향기에 취하고
한밤중에 빛 쫓아 나오는 낙지잡이 해바리 체험까지!
삼천포로 빠져 들린 시장에서 쑥, 도다리 사다 끓인
‘도다리쑥국’ 역시 일품이다.
이 부부가 길 위에서 맞는 봄,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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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다렸다, 봄맛
이 맛을 보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남쪽 바다의 봄을 알리는 봄날의 진객들.
매일 아침 출항 준비를 할 때마다 설렌다는 남해의 김상우 선장.
이맘 때만 맛볼 수 있다는 털게를 잡으러 가는 길은 더욱 설렌다는데…
모습이 꼭 밤송이 같아서 왕밤송이 게라고도 불리는 남해의 털게.
더 맛있게 여문 털게를 먹기 위해 깊은 바다로 가야 한단다.
아직은 거친 바닷바람 헤치며 털게와 해삼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김상우 선장.
아내 송정숙씨 손맛으로 봄맞이 한상차림을 내어준다는데…
속이 꽉 찬 털게 찜과 김상우 선장이 가장 좋아하는 별미 털게 된장찌개!
남해 바다의 맛있는 한상차림을 배불리 먹어보자.
진도장의 봄철엔 ‘서촌 간재미’가 다 나가야 다른 생선들이 팔렸다?
예부터 부드러운 식감으로 진도장 명물이었던 간재미(홍어).
제철이지만 많이 잡히지 않아서 귀한 손님이 됐다.
수품항의 황학수 선장은 배를 몰고 간재미 잡이에 나선다.
바다가 내어주는 대로 잡고, 욕심 부리지 않는다는 황학수 선장.
그 때문인지 그의 봄 바다 조업은 여유가 느껴진다.
한편, 봄철 수산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도의 오일장.
그곳에서 30년 넘게 간재미를 팔아온 이명숙씨를 만났다.
강원도 아가씨였지만 진도로 시집을 오게 되면서
봄 간재미로 갖가지 요리를 해봤다는 이명숙씨.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간재미회부터 무침, 탕까지.
푸짐한 간재미 한상이 차려지는데…
진도장에서 그녀와 세월을 함께한 동료들과 먹는 식사는 더 맛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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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느 거친 봄날에
진도 팽목항에서 배로만 세 시간 반,
열두 군데의 섬을 거쳐야만 도착할 수 있는 미지의 섬 맹골도.
맹골수로는 조류가 거칠고 빠르기로 유명하고, 봄철엔 해무가 심해서
쉬이 닿을 수도 없는 섬이다.
그 때문에 ‘맹탕 골탕만 먹이는 섬’이라 맹골도가 됐다는데…
거칠고 험난한 여정이지만, 배낭 하나 매고 봄 마중 길에 나선 두 남자.
쑥향과 대나무향을 묻힌 손으로 악수를 하며 봄기운을 나누는
백패킹의 고수 김민수, 김종수 씨다.
“겨울바람은 볼을 꼬집어요, 그런데 지금 봄바람은 살살 쓰다듬고 가고 있어요.”
남쪽의 봄기운은 바람에서부터 느껴진단다.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섬에서 어디든 텐트를 치고 누우면 별자리 명당.
외지인이 많지 않은 계절에 오니 섬 어딜 가도 귀한 손님이다.
인심 좋은 맹골도 주민들을 만나 낚싯배 타고 맹골군도도 둘러보고,
마침 생일인 김민수씨를 위한 미역국 한 그릇도 대접받는다.
거칠지만 봄기운 완연한 그들의 봄 마중 길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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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봄날의 무인도로 간 까닭은
이른 봄, 남쪽 섬으로 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봄의 귀물을 찾기 위해 떠나온 약초꾼 한상귀, 이형근씨.
통통배에 한 짐 싣고 달려 다다른 곳은
이름도 없고, 옛 사람들의 흔적만 남아있는 무인도.
“봄이 오는 건 식물이 우리보다 훨씬 빨리 알죠. 어찌 사람이 따라갈 수 있겠어요”
남쪽의 무인도에는 벌써 움트는 새싹들이 눈에 띈다.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을 견뎌낸 약초들. 이맘때가 약성이 최고로 좋을 때란다.
몸이 고달파도, 귀물들을 캐낼 때면 고단함이 사라진다는 이형근씨.
10년 전, 아픈 딸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약초 캐기지만,
그 정성어린 약초들 덕에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주었다.
이제는 이 일을 즐기며 한다는데…
음악인으로서 20년 넘게 생활하다가
몸이 병드는 것을 느끼고 약초를 캐기 시작한 한상귀씨.
이 산 저산 다니며 진귀한 것들을 캐다보니
가장 진귀한 짝꿍 이형근씨도 만났다.
그런데 이 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한상귀씨.
이 섬에 대한 남다른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최고의 약성을 자랑하는 봄 약초처럼
시련을 견디고 인생의 봄날을 만끽하고 있는 두 사람.
그들의 봄날의 무인도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