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월 18일 월 맑음
내가 일어난 것은 3:10 경이었다. 5시까지 나가야 했기에 샤워를 한 후 아침을 준비했다. 4시경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동료를 깨워 식사한 후 도시락을 준비하고 4:50에 방을 나섰다.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5:00에 Hotel Lobby 를 출발하여 5:20경에 Honolulu공항에 도착하였다.
그곳의 국내선 Aloha 항공편으로 가기 위해 탑승수속을 했는데, 아마도 두 번째 Kona 행인 것 같았다. 비행기는 이륙하자 Waikiki 와 Diamond Head를 밑으로 하고 망망한 바다를 건너 약 30분 만에 Big Island 인 Hawaii 섬에 있는 서부 Kona 비행장에 도착했다.
비행장 사무실 건물 부터가 특이했다. 조그만 선물가게나 가정집 같은 집 몇 개가 붙어 있는 듯한 비행장 특유의 사무실 들 이었다. 입찰 수속을 끝내고 나가니, 우리를 태울 관광버스와 안내원이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안내원 겸 운전을 같이 했고, 또한 그녀는 한국인이었다. 이민 온지가 9년이 되었다며 이민과정 등을 이야기하며, 고국에 대해서도 묻고 IMF경제가 되면서 우리를 처음으로 맡는다며 반가워했다.
버스는 비행장을 떠나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며 여행일정과 Big Island 에 대해 지리, 문화, 역사, 정치, 인구 등에 관해 자세히 안내했다. Oahu 와는 다른 정취가 느껴지는 지세로 여기저기서 Lava Flow 의 타는 냄새가 어려 오는 듯 했다.
맨 먼저 우리는 전 미국에서 유일한 Coffee 산지인 Coffee Orchards 에 도착하여 기념품도 사고 Kona Coffee 도 시식했다. 다음에는 하와이 역사 국립공원인 Place of Refuge 에 도착하여 고대 하와이 인들의 생활을 익히고, 특히 그들의 신전과 가옥, 그리고 죄인을 가두었던 곳 등을 돌아보며, 우리문화와 비슷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을 떠나 약 30분 가량 달리자, 이제는 검은 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1950년대의 화산폭발로 Mauna Loa 산으로부터 흘려 내려온 Lava Flow 가 수백 km을 흘러, 온 산야를 뒤덮고, 바다를 메워온 광대한 모습은, 자연의 변화에 우리를 순응하게 했다.
2-3시간을 달려 우리는 Black Sand Beach 에 갔다. 그곳의 검은 모래해안은 용암이 흘러 이뤄진 해안이, 오랜 세월 속에 고운 모래로 변하여 아름다운 해변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해안 가에는 바다 거북이들이 찾아와 노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이 화산섬에서 가장 유명한 화산국립공원 방문이었다. Volcano House 에 도착하여,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Kilauea Caldera 는 하도 넓어, 화구 안이 평원처럼 보였다. 지름이 12km 가 넘는다 하니 그 광대함을 알 수 있다. 멀리서 피어 오르는 연기가 희미하게 보였다.
우리는 일주도로를 따라 가며 넓게 펼쳐진 용암 사막을 관찰했는데 1974-1984년 까 지 분출된 용암이 굳어, 검은 바다를 이루고 있었고 화구 중심부에는 지금도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이곳이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버스는 Crater 를 지나, 용암 동굴 근처에서 멈추었다. 우리는 그곳을 걸어서 통과 했는데 하늘을 제외한 땅이 검은 바다 같아 이상한 기분이 드는 세상이었다.
Hilo 방면으로 내려오며, Mauna Loa 산정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은 하얀 연기가 펑펑 피어올라 버섯 구름을 만들고 있어 이 지역의 대표적 화구임을 알 수 있었다. 용암지대를 지나자, 우리는 그곳에서 유명한 “란” 농원에 갔는데 아름다운 수백 종의 서양란들이 그 자태와 향기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기후 관계로 란의 재배에 적당해서 유명한 농장들이 여럿 있다고 했다.
이섬의 중심도시인 Hilo 시에 들어서는데, 리승만 전 대통령이 사시던 집과 교회가 있어 사진만 찍고 지나쳤다. 아름다운 도시 Hilo 의 시내와 공원들을 보며 Rainbow Fall 에 도착 했는데 높이가 30m정도에 수량이 많지 않은 폭포로 우리나라 제주도의 천지연 폭포나 정방 폭포와 비슷했다.
동해안의 사탕수수와 농장지대를 지나, 우리는 전 미국에서 개인목장으로는 가장 크다는 Parker Ranch 에 도착했으나 지대가 높고 산 안개가 가득하고 비가 내려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단지 창가 양편에 펼쳐지는 푸른 초원이 끝없이 이어지고 목장마을이 가끔씩 이어지는 광대한 목장으로 80Km정도의 차량 속도로도 거의 두 시간이 걸리는 넓은 목장으로 서쪽해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곳을 내려오자 아름다운 해넘이가 우리를 맞이했는데, 그 환상적인 석양의 붉은 하늘과 태양이 우리를 맞았다. 우리모두는 “야!” 하는 환호성으로 일어나고 말았는데, 해가 남태평양의 지평선 너머로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눈을 돌릴 수 없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짙어올 때, 또다시 검은 용암지대를 달려야 했는데 1859~1801년경에 흘러내린 그곳에는 도로주변에 흰 페인트로 자기가 사랑하고픈 여인들의 이름을 적거나 소원을 써 놓는 모습들이 계속 이어졌다. 누군가가 장난 삼아 썼는데, 소원을 들어준다는 엉뚱한 미신으로 변하여 지나는 관광객들이 호기심으로 글을 남기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 나고 있는 곳으로, 누구나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이 이들의 명물이 되어 유명해졌다 한다.
우리는 어두운 Kona 공항에 7:00에 도착하여, 7:35분 비행기편으로 Honolulu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을 통과 할 때마다 큰 섬에서 가져온 화산석 때문에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무사통과였다.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로 호텔에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장시간의 버스여행으로 대단히 피곤도 했고, 뜨거운 땅의 열기가 이곳에서 까지 느껴지며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