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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쓰기의 실제
-시의 즐거움, 삶의 즐거움
(2011. 4. 16. 토. 남부교육청 문예영재반 특강자료)
이정환
좋은 시는 두고두고 읽힙니다. 물리지를 않습니다. 언제 읽어도 좋지요. 불후합니다. 불멸입니다. 더 이상 덜어낼 것도 보탤 것도 없답니다. 완전무결에 가깝지요. 완벽합니다. 운율과 의미의 놀라운 결합으로 영원성을 획득하고 있지요. 시는 우리의 손바닥 안에 있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음 구절들이나 말들을 한번 눈여겨보도록 합시다.
-할머니들이 즐겨 끄는 것은? : 유모차, -에워쌌으니. -꽃가지를 꺾는다. 물소리를 꺾는다.
-풍경과 내면을 아울러라. -고마우신 부모님. 사랑스런 친구. 호랑이선생님. 귀여운 강아지.
-우리가 지금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은? -달사람, -평범과 비범.(유리컵, 양 그림자)
-산새도 오리목 위에서 운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의미와 리듬의 문제.
-생명 감각. -apah 중요성,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 -해와 달의 거리, 그저 아득하면 되리라.
-요체, 자연스러움. -형식과 내용. -상상력, 내 안에 이야기가 있을 때 상상력은 작동한다.
-숙성의 시간. -열정과 냉정. -단 한 줄을 위하여. -나는 쓰지 않고는 한 순간도 못 배긴다.
-천착(穿鑿). -시적 진실 : 바람에 매미울음도 휘어지는 저 언덕길.
-이따가 필 꽃이다? -높이를 만드는 것은 깊이다. -나팔 불면 된다. -기드온의 300용사.
-다윗의 물맷돌은 ○○○ 속도로 날아가서 골리앗의 이마를 강타하였다.
-100만 마리의 되새 떼 군무, 비상 : 좌우상하만 조심하면 끝.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굴비.
-상상력-시간과 공간이 지배하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사유 공간 창출.(김훈)
-<짖는다>와 <부르짖는다>의 차이. -세밀화 한참 뒤에 추상은 찾아온다.(피카소)
위의 말들을 살피면서 여러분은 무엇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되었나요? 시가 오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어디서 오는지 어느 길로 오는지 딱히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 길목을 잘 지키고 있다가 보면 용케 만날 수 있을 테지요. 앞으로 자신만의 더듬이를 곧추세우고 길목 지키기를 잘 하도록 해봅시다.
1. 시란 대체 무엇인가요?
-시는 율어 즉 리듬 있는 말에 의한 모방이다.(아리스토텔레스)
-시는 강한 감정의 자연스러운 나타냄이다.(워즈워스)
-시는 체험이다.(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는 사악함이 없다.(공자)
-시는 언어의 건축이다.(김기림)
-정서의 드러냄이 아니라 정서로부터의 떠남이다.
개성의 표현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달아남이다.(엘리엇)
-시란 무지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라져 가는가를 말해주는 심상이다.
(칼 샌드버그)
2. 왜 우리는 시와 함께 살아가야 하나요?
우리는 시 없이도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져보면 그러한 삶은 제대로 된 삶이 아니지요. 우리가 세 끼 밥만 먹고는 살 수 없습니다. 과일과 채소도 먹어야 하고, 이따금 노래도 불러야 하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해야 합니다. 배만 부르게 해놓고, 머리를 채우지 아니 한다면 곧 공허해집니다. 시를 읽고 시를 쓰고 시를 외는 일은 우리 마음을 그윽하게 하고 따뜻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 일입니다.
오랫동안 글을 써 본 사람들은 언어가 주는 묘미를 절실하게 느낍니다. 말에는 마력 같은 것이 있습니다. 말대로 된다는 이야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좋은 시는 팍팍한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세상과 사물과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의 비밀을 은연중 드러내어 보여주니까요.
가을은 당목이지
천지간에 종을 치는
채천수 시인이 쓴 시 가운데 한 장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다소 어렵지요. 당목을 본 적이 없다면 더욱 그러하겠습니다. 가을을 당목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자 천지간에 가득한 나무들이 당목에 맞아 잎들을 우수수 떨어뜨리는 장면이 넉넉히 상상되지 않나요? 아주 기발한 착상입니다. 시에서 발상의 중요함을 이 시구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발견에다 언어로 옷을 잘 입히면 멋진 한 편의 시는 탄생하게 됩니다.
3. 어떻게 시와 만날까요?
다음 동요를 한번 불러 보셔요.
절로 흥겨워지고 춤추고 싶어지지요.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
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
-권오순,「구슬비」
흉내 내는 말들이 알맞게 잘 활용되어서 저절로 리듬감을 가지게 되었지요. 여러분은 “갑북갑북, 꿈틀꿈틀”을 사용하여 본 일이 있나요? 이러한 말들에서 무엇을 느끼나요? 시는 무엇이든지 뒤집어 보는 노력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시는 평범한 데서 비범한 것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새로운 발견 없이 참신한 시는 태어날 수가 없지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수는 없지요. 사랑의 눈을 가지고 바라보셔요. 모든 것이 다 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터이니까요.
4. 시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보아요.
아래처럼 여섯 가지로 나누기는 했지만, 선택된 시들이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한 편의 시가 여러 모습을 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나누어 살펴보는 일은 우리에게 작은 즐거움을 안겨 주지요.
1) 언어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을 나타낸 시
말의 재미, 복잡하고 세련된 말장난이기도 하고, 모양/소리/의미/리듬이 어우러진 언어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엄마야 누나야」
육교에만 올라서도 하늘빛은 흔들리고
가로수만 기대서도 꽃구름은 흔들린다
놀이터 그네 줄잡으면 온 마을이 흔들려
자동차 가는 소리에 아지랑이 흔들리고
목련꽃 피는 소리에 골목길이 흔들린다
좋은 봄 온다는 소식에 까치집도 흔들려
-정완영,「3월」
2) 막연한 느낌과 추상적인 인식을 분명하게 하고 구체화시켜 주는 시
절실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남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생각․느낌․정서 등을 시인들이 대신 표현합니다. 자기 자신과 동일한 생각이나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입니다.
이렇게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이면
등불 밑의 나는 또 하나 다른
로댕의 사람이 되어 버린다.
―눈 덮인 아득한 마을이여!
포근한 숲 속을 나는 예쁜 산새들이여!
산토끼 잘 쫓는 내 동무들이여!
모두 잘들 있었느냐?
이 밤도 또
눈 내리는 창가에 나만 남겨두고
그리운 내 생각은 훨훨 날아
정든 내 고향 집에 가 버렸다.
-강소천,「눈 내리는 밤」
3) 절묘한 표현의 시
기존의 어법을 초월하여 미묘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표현 대상은 무궁무진하지요.
매미가 운다.
온통 매미로 뒤덮이는 미루나무
반짝이는 잎새
그것은 그대로 매미가 된다.
등허리 반짝이며 달라붙은
수, 수만 매미 떼가 된다.
흔들릴 때마다
더욱 자지러질 듯 쏟아지는
저 매미 소리.
여름날 냇가 미루나무는
커다란 매미다.
커다란 울림통이다.
-하청호,「미루나무」
거울 앞에 앉아
옛날 사진을 본다.
어릴 때의 내가
땅바닥을 기어 다니고
엄마 품에서 잠자고
아빠 어깨 위에서 웃고 있다.
머리를 들어
거울 속 나를 보다가
머리를 숙여
사진 속의 나를 본다.
아! 알았다.
거울은 지금 사진이고
사진은 옛날 거울인 것을.
-황산,「거울 앞에서」
4) 자신의 상상력이 작품의 의미 완성에 참여하게 하는 시
좋은 시는 독자의 상상력이 참여할 공간 많습니다.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아려 눈을 감네.
-이호우,「개화」
"만일 내일도 날씨가 좋거든
들에 나와 즐겁게 놉시다."
바람둥이 나비들이 말했습니다.
"만일 내일도 날씨가 좋거든
부지런히 들일을 합시다"
착실한 벌들이 말했습니다.
-프랑스 동요,「나비와 벌」
만일 내가 흰 나리꽃이나,
샛노란 장미꽃송이나
새빨간 양귀비꽃이라면
아아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해가 저물어
밤이 되어도
억지로 잠자리로 들어가더라도
잠자지 않고
놀 수 있을 걸, 뭐.
만일 내가 디이만이나,
안락의자나
사기로 만든 찻잔이라면
아아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날이 밝아
아침이 되어도
억지로 이부자리를 빠져 나와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걸, 뭐.
-에리스,「만일 내가」
만일 제가 어머니의 귀여운 아기가 아니고,
쫑쫑이라면 어머니는
접시에 담아놓은 음식을
먹으려할 때,
"요놈 강아지!"하고 야단을 치겠어요?
"저리 비켜, 요놈 강아지."
그렇게 저를 내몰아 쫓으시겠어요?
그러시다면 아예 저는 지금 나가버리겠어요
아무리 불러보셔요, 돌아오나.
어머니 품속에서 누가 자라기나 하겠어요, 뭐.
만일 제가 어머니의 귀여운 아기가 아니고,
새파란 앵무새라면 어머니는
날아가 버리지 못하게
쇠사슬로 저를 묶어두실 테요?
손가락으로 콕콕 치면서
"이 새는 밤낮 쇠사슬만 물어뜯네."
흉을 보실 테요?
그러시겠다면 저는 지금 가버리겠어요.
숲속으로 날아가 버리지, 뭐.
어머니 손에 다시는 안 잡힐 걸 뭐요.
-라빈드라나아트 타골,「동정」
어떻게 그 곳까지 올라가셨죠.
달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아기가 날리는 연 꼬리를 잡고
높이, 높이 날아가셨소.
얘기 좀 해주세요, 네.
어떻게 그 곳까지 올라가셨죠.
당신 혼자만 그 곳에
언제, 언제까지나 사실 테요.
안 돼요.
당신이 날아 올라가셨다면
저도 날아 올라갈 수 있는 걸요.
달나라까지 겨우 한 마일도 안 돼 뵈는 걸.
-아레씨 챠프링,「달나라에 사는 분」
그림자에는 영혼이 있다.
그림자가 연신 말하고, 이따금 쉬를 한다.
그림자가 찰진 밥을 먹는다.
그림자가 무지개 꿈을 꾼다.
그런 그림자를 보는 나는 입이 마르고,
아랫배가 시원하고,
배가 부르고,
흥얼거리며 꿈길을 걷는다.
그림자에는 영혼이 있다.
그리하여 그림자는 때로 먼 하늘을 우러른다.
-미사엘,「그림자」
5) 순수한 아름다움을 주는 시
삶의 이치나 교훈 혹은 의미와 무관한 시, 순수한 아름다움만을 노래한 시, 아무런 정보 전달이 없는 시입니다.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이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김종삼,「북치는 소년」
애로리더가
냄비에
빵을 구우니
빵은
붕긋붕긋
부풀었습니다.
애로리더가
볼일을 보러
거리로, 거리로 나간 새
빵은
냄비에서
둥실둥실
날아서, 날아서 가버렸습니다.
애로리더가
저녁에,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보니
빵은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
뭉실뭉실한 구름이 되었습니다.
-미리암 크라아크 포터,「구름 뚱뚱보」
「시몬」은 바보, 시장으로 가는 길에
만두장수를 만났지.
바보「시몬」이 가로대
―만두 주시유.
만두장수가 「시몬」에게 말했다.
―돈 내 놔.
바보 「시몬」이 또 가로대
―돈은 없어유.
「시몬」은 바보, 바보「시몬」이
고래를 낚으러 갔었다.
그러나 낚싯대를 던진 곳은
어머니가 길어놓은 물통 속이지.
바보「시몬」이 버찌를 따러 갔다.
간 곳은 바로 엉겅퀴 밭이다.
엉겅퀴 가시에 손가락이 찔려
"엄마아" 하고 울어 버렸다.
새끼를 가진 얼룩소를
바보 「시몬」이 타려고 하니
「시몬」을 뿔로 받아 넘어뜨렸다.
「시몬」을 놀려 주었다.
바보「시몬」이 채에 물을 부었다.
물은 좔좔 새 버렸다.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
가엾은「시몬」도 여러분께 “안녕.”
-머더어 구우즈,「바보 시몬」
6) 삶의 깊은 깨달음을 주는 시
독자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깊은 의미를 제공합니다.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즐거움은 깨달음을 수용할 능력을 갖춘 독자들의 몫이지요.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감자」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김종삼,「묵화」
빗발도 스쳐 가고
바람결도 잠이 들고
추녀 끝 풍경소리도
엿듣고만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 감나무
속잎 피는 날입니다.
-정완영,「감나무 속잎 피는 날」
할머니가 보내셨구나
이 많은 감자를
아, 참 알이 굵기도 하다
아버지 주먹만이나 하구나.
올 같은 가뭄에
어쩌면 이런 감자가 됐을까?
할머니는 무슨 재주일까?
화롯불에 감자를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 저녁 할머니는 무엇을 하고 계실까?
머리가 허연
우리 할머니.
할머니가 보내주신 감자는
구워도 먹고 쪄도 먹고
간장에 졸여
두고두고
밥반찬으로 하기로 했다.
-장만영,「감자」
꿀벌이 하는 일은
꿀을 따오는 것.
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돈을 벌어 오시는 것.
엄마가 하시는 일은
한 푼 남기지 않고 돈을 쓰시는 것.
아기가 하는 일은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꿀을 먹는 것.
-크리스티나 로제티,「……것」
눈으로 먼지가 들어갔네.
암만 비벼도 안 나오네.
뒷담에 기대섰었더니
옆집 아저씨 하는 소리,
"아가, 아빠한테 꾸중 들었니?"
큰길로 나왔더니
앞집 누나 하는 소리,
"아가, 어떤 사람이 때렸니?"
아무도 모르는 눈 속에 먼지
암만 비벼도 안 나오네.
-사이조오 야소,「먼지」
5. 시조의 형식을 알고 써 보도록 해요.
시조는 우리 고유의 시입니다. 고려 말경에 발생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와서 많은 이들이 읽고 외고 쓰고 있답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멋진 우리 문화유산이지요. 우리의 호흡과 감정, 정서와 사상을 담기에 모자람이 없는 그릇입니다. 3장 6구 12마디로 되어 있지요. 우리말이 가진 걸음걸이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났습니다. 아래 작품들을 한번 살펴보셔요.
서로를/ 제대로/ 눈여겨볼/ 틈도 없이
버겁고/ 숨 가쁘게/ 부대끼며/ 사는 동안
나뭇잎/ 한 장의 잎맥/ 섬세하게/ 뻗는다
-「그동안」
유모차를 천천히 밀며 길을 가는 할머니
기울어진 몸이 점점, 땅에 가까워져서
종내는 저 언덕에 기대어 흙이 되어 갈 것이다
-「예각에 대하여」
봄이면 꽃 피는 소리 두 귀는 듣는단다
겨울날 눈 내리는 소리 두 귀는 듣는단다
친구야, 눈빛만 봐도
네 마음의 소리 들린단다
-「친구야, 눈빛만 봐도」
혀 밑에 도끼
혀 밑에 도끼 들었단 말 들어본 일 있나요
남을 자꾸 헐뜯는 사람들의 혓바닥 아랜
도끼가 숨겨져 있대요, 서슬 푸른 쇠도끼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 수록(2011년)
될성부른 나무
이담에 뭐가 될까
선생님은 보인대요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나요
그러면
우린 떼를 쓰지요
미리 알려 달라고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지도서 수록(2011년)
어어, 엄마!
길이 하나도 안 보여요
그래, 길도 밤엔 어둠에 안겨 잠잔단다
해님이
내려올 때까지
곤한 잠을 잔단다
-「길도 잠잔단다」
젖은 잎새들
젖은 채로 흔들릴 때
네 마음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겠니?
바람에
매미울음도
휘어지는 저 언덕길
-「비 그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찢긴 채로 걸려 있는
검정 비닐봉지 하나 쉴 새 없이 펄럭인다
머잖아 다가올 봄에 새가 되고 싶은 거다
-「검정 비닐봉지 하나」
형식을 제대로 익히고 난 뒤이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습니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귀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의사소통의 멋진 수단으로서 시조를 한번 써 보셔요. 정형률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움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특히 종장의 변화는 중요합니다. 창의적 의미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종장에서 꼭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시조의 핵심이지요. 그러니까 주제가 담긴 장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오래 전부터 서로 주고받는 시조를 많이 썼습니다. 직접 화법이 아니라 심중의 말을 은근한 비유법으로 전하였답니다.
6. 이제 맺어요.
시에 대해 두 시간 동안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누구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글 솜씨가 뛰어납니다.
앞으로 많은 경험을 쌓고, 책을 부지런히 읽고, 글쓰기에 전념하여서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창조적 성취를 이루어 가기를 바랍니다.
독창적인 나만의 문학으로 자신과 우리나라와 세계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가나 시인이 되기 바랍니다.
불후의 명편, 명작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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