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_ 윤흥길
◆전체 짜임
[발단] 두 할머니의 아들이 각각 국군과 인민군 빨치산이 되어 나감
[전개] 외할머니의 아들이 전사한 후, 빨치산에 대한 외할머니의 저주로 두 할머니의 갈등이 표면화 됨
[위기] 삼촌의 생환을 믿는 할머니로 인해 장마로 더렵혀진 집안을 온 가족이 청소하고, 점쟁이가 예언한 시간이 되어 동네 사람들이 모임
[절정] 집으로 들어온 구렁이를 달래어 보내는 외할머니
[결말]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화해하고 장마가 끝남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서술자인 ‘나’의 시각을 통해 한 집안에서 발생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화해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데올로기 대립을 보이고 있는 인물들은 ‘나’의 친할먼이와 외할머니로, 이들은 좌우의 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자신의 아들들로 인해 대립하고 있다. 이들의 화핸은 전통적이며 토속적인 무속 신앙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엉지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이데올로기 때문에 만들어진 대립 상황은 전통적 정서에 바탕을 두고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가는 나이 어린 소년을 서술자로 택하여 사건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써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다루고,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장편소설, 전후소설
성격 : 상징적, 토속적, 사실적
배경 : 6.25 전쟁 중 여름 장마 기간, 어느 시골 마을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주제 : 이념의 대립과 전쟁으로 인한 가족 내 비극과 민족적 정서를 통한 갈등 극복 및 화해
특징
․무속 신앙을 바탕으로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려 함.
․어린 화자를 등장시켜7 전쟁과 이데올로기로 인한 비극을 효과적으로 보여줌.
출전 : <문학과지성> 1973ㄴ
◆작품 연구실 : 이 작품에서 형상화하고 있는 중심 내용을 알아 두자.
6.25 전쟁 중에 있었던 한 집안의 문제 상황을 통해 민족적 비극의 상처를 그려 낸 이 소설은,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던 두 할머니의 화해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분단 극복의 한 방향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삼촌’과 ‘외삼촌’으로 표상되는 이념적 대결은,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반목으로 변형되어,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이며 모두가 가해자일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 지향은 무의미한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서 정작 필요한 것은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보다 높은 차원의 용서와 화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작품 연구실 : ‘갈등’에서 ‘화해로’ : 사건 구조의 파악
1. 사건의 발생
이 소설에서는 사돈지간이면서 한 집에서 동거하는 두 노인, 즉 빨치산이 되어 피신해 다니느라 생사가 불분명한 아들을 둔 친할머니와, 국군에 입대했다가 전사한 아들을 둔 ‘외할머니’가 등장한다. 이는 곧 남북의 대결 구도를 한 집안 내부의 상황으로 응축시킨 것으로, 이처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두 아들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두 할머니의 대립과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2. 화해의 결말
이러한 극단적 대립 양상은 구렁이의 출현을 계기로 적대 관계를 풀고 극적인 화해에 이른다. 자식을 잃은 괴로운 체험이 상대방의 슬픔에 대한 동병상련으로 변하는 순간, 두 노인은 서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사건 구조는 작가의 분단 극복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작품 연구실 : 시간적 배경인 ‘장마’의 암시적 의미를 추리해 보자.
장마 내내 계속되는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반목과 불화는 집안에 어수선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면서 두 할머니는 화해하게 된다. 여기서 두 할머니의 갈등은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동족 간의 대립을 상징하고,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장마’는, 그려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민족적 비극을 가져다 준 6.25 전쟁을 가리킨다. 따라서 장마가 끝났다는 것은 전쟁의 종료를 암시하고, 두 할머니의 화해로 귀결되는 사건의 결말은 남한과 북한의 화해하여 전쟁의 상처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작품 연구실 : 서술 시점상의 특징
작가는 ‘나(동만)’로 지칭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시선을 빌어 사건의 전개를 가족 내부의 문제 상황에만 국한시켜 다룸으로써, 이데올로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으면서도 그 폐해가 삶을 파괴시키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음을 효과적으로 고발한다. 아울러 어린 소년의 티없는 시선을 통해 좌우익에 대한 편향적인 판단에 빠지지 않는 객꽌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