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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화룡의 처절한 웃음 화려한 옷차림을 한 학철두가 냉랭한 음성으로 비꼬았다. “그 사람은 나의 소양신공(小陽神功)에 맞았소. 발작하기 전에 빨리 시체 묻을 곳을 찾는 것이 좋을 거요.” 비류신은 그의 말을 듣자 더욱 화가 나서 소리를 버럭 지르며 두 손을 휘둘러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힘이 하나도 없었다. 이때 선우철이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비형, 얼굴이 이상하오!” 비류신의 얼굴빛이 자주 빛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근심이 되서 한 말이었다. 그러자 비류신이 얼굴을 몹시 찌푸렸다. 갑자기 머리가 터지는 듯하였고 눈앞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장중의 여러 무림 고수들은 소양신공의 무서운 효력에 모두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듣기로 소양신공에 격중되기만 하면 일곱 시간이 지난 후 그 열독이 가슴을 파고들어 죽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전신이 타는 듯 무서운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 학철두는 비류신을 격상시키고 나서 자랑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보아하니 중원의 강호 무림에는 인재가 없는 모양인데… 하하하.” 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가볍게 움직여 신독괴살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는 학철두의 교만한 태도를 보고 울화가 치민다는 듯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코웃음을 치며 학철두를 꽉 움켜잡으려고 했다. 신독괴살수는 상승의 대금나수법(大擒拏手法)으로 학철두를 잡으면 제아무리 절세 무공을 지녔다 하더라도 무난하게 잡을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천만뜻밖에도 사전에 방비도 없던 학철두는 잡히기는커녕 옷자락조차 스칠 수 없었다. 신독괴살수는 몹시 놀라며 생각했다. ‘이 녀석이 나의 상승수법에 잡히지 않으니 그렇다면 흑룡강 일파는 한결같이 절정 고수란 말인가?’ 학철두는 신독괴살수가 손을 쓰고도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보자 음침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무림칠절 중 한 사람이라고 하는 신독괴살수의 무공도 별것 아니군.” 그는 말을 하면서 이미 신독괴살수의 왼쪽으로 다가가 오른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그러자 세찬 바람이 일며 신독괴살수의 가슴을 쳤다. 이 일격은 날카롭기 비할 데 없고, 무공이 높기로는 장중 어느 고수에도 지지 않을 만하였다. 신독괴살수는 황급히 옆으로 석 자 가량 피하여 학철두의 일격을 벗어났다. 동시에 두 손으로 연거푸 여섯 초를 재빨리 공격하였다. 학철두는 가볍게 소리치며 몸을 한 바퀴 휘둘렀다. 그러면서 위치를 바꾸어 신독괴살수의 공격을 완전히 피해버렸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서로 때리고 피하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서 장내의 사람들은 그들이 어떠한 초식과 신법을 사용했는지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단지 그들의 초식이 극히 정묘한 절학이라는 것을 알 따름이었다. 학철두는 여섯 초의 급습을 피한 다음 곧 반격을 전개했다. 두 손을 휘두르자 장영(掌影) 이 겹겹이 어른거리며 신독괴살수에게 밀려갔다. 장중의 고수들은 학철두의 심후한 무공에 더욱 놀랐다. 두 사람은 서로 선기(先機)를 잡으려고 더욱 빠른 속도로 공격을 가하고 또 방어하였다. 그들은 서로 평생에 보기 드문 강적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신들의 승패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추호도 소홀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그들의 결투는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졌고 또한 승패가 나지 않았다. 싸움이 절정에 달하였을 무렵 학철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신독괴살수는 과연 뜬소문으로 전해진 이름이 아니군! 나의 탈혼귀음장(奪魂歸陰掌)의 삼초를 시험해 보는 것이 어떻겠소?” 신독괴살수는 빙긋이 웃으며 응답했다. “무슨 재주든지 써 보시오! 얼마든지 상대해 주겠소.” 신독괴살수는 학철두와 십여 초를 겨루었으나 일시에 격파시키기는 고사하고 좀체 승부가 가려지지 않아 속으로 화를 내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돌연 가볍게 소리치며 왼 주먹으로 두전성이(斗轉星移), 오른손으로 천천뇌음(天天雷音)의 초식을 전개하였다. 두전성이 초식은 기묘한 변화를 일으키며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었고, 천천뇌음 일초는 강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초식을 펼쳐 학철두를 격파할 작정이었다. 학철두는 순간 당황하였다. 자신이 절초를 전개하기 전에 신독괴살수의 묘한 초식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그는 재빨리 몸을 날려 상대방의 공세를 봉쇄하기로 결심하고 오른손을 들어 두전성이 일 초를 격파하는 동시 왼손 가운데 손가락으로 번개같이 신독괴살수의 오른 팔목의 맥문을 찍어갔다. 고수들이 대전할 때 상대방의 공세가 맹렬한 경우에는 즉시 적의 근원을 제압하는 수를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적이 위세를 발휘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서도록 하는 계략을 쓴다. 학철두도 그런 계략을 쓰고 있었다. 우선 두전성이 초식을 격파한 다음 천천뇌음 초식은 신독괴살수 스스로 거두어들이도록 하자는 속셈이었다. 그는 신독괴살수가 내친 천천뇌음 초식이 서서히 밀려오며 그 장세 속에 무서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무서운 변화가 일어날 것을 두렵게 여긴 나머지 왼손으로 화룡점정(晝龍点睛)의 초식으로 신독괴살수의 오른 팔목 맥문을 찍어 갔다. 그런데 학철두가 선수를 써서 상대방의 위맹한 공세를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계략이 서툴지 않았으나 신독괴살수 평생의 절학이어서 오묘한 변화는 예측키 어려운 것이었다. 신독괴살수는 학철두가 급격한 기세로 요혈을 찔러오는 것을 보자 즉시 팔을 약간 벌리고 오른쪽 팔을 거두었다. 곧이어 그가 팔을 벌리는 순간 장세에 맹렬한 힘을 주었다. 그가 밀어낸 장력은 소리 없이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채 학철두에게 덮쳐 갔다. 학철두는 자신의 반격으로 신독괴살수의 장세가 중도에서 철회되는 것을 보자 만면에 희색을 띄었다. 그리고 곧 소양신공을 펼치려 하는 순간 다시 한 가닥 큰 힘이 습격해오는 바람에 멍해졌다. ‘얕볼 수 없는 늙은이로구나. 무예가 다양해서 터득치 못한 것이 거의 없는 모양인걸.’ 학철두는 이렇게 생각하며 밀려오는 큰 힘에 자신의 숨은 힘으로 대항했다.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몸이 흔들리는 듯하더니 자신도 모르게 뒤로 네 걸음이나 물러서고 있었다. 관전하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자 신독괴살수가 어떤 무공을 사용하였기에 급히 서둘러 대는 것 같지도 않으면서 학철두를 물리쳤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신독괴살수가 천천히 그리고 소리 없이 교만한 학철두를 뒤로 물러서게 한 그의 무공에 놀라고 또한 궁금히 여기고 있었다. 이윽고 신독괴살수의 일격을 막은 학철두는 다소 풀이 죽은 모습으로 숨을 몰아쉰 다음 입을 열었다. “귀하의 무공은 과연 훌륭하구려. 이제 나의 일 초를 받으시오.” 이때 불쑥 비류신이 큰 소리로 거들었다. “학가야! 네 일 초는 내가 받아 주지.” 모든 사람의 눈길은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는 비류신에게 쏠렸다. 그의 얼굴은 이미 정상으로 회복되어 있었다. 비류신은 말을 마치기가 바쁘게 학철두에게 덤벼들며 일장을 내쳤다. 예리한 바람소리가 여러 사람의 귓전을 울렸다. 그의 일장은 극히 강맹하였다. 학철두는 크게 놀랐다. 자신의 소양신공에 격중당한 비류신이 무거운 장력으로 갑자기 공격해 올 줄은 생각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속으로 다소 두려움을 느꼈으나 그대로 심신을 가다듬고 달려드는 비류신에게 일장을 내밀었다. 학철두의 일장을 맞아 공중에 치솟았던 비류신의 몸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으음!… …” 신음성을 내고 뒤로 나자빠진 비류신에게 다가간 선우철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비형 당황하지 마오. 내가 도와 드리겠소.” 선우철의 말을 들은 학철두가 별안간 소리를 크게 지르고 뒤로 네댓 걸음 물러섰다. 순간 선우철은 약간 어리둥절했으나 곧 비류신의 잠재력에 학철두가 뒤로 진퇴되었음을 알았다. 경력이 많은 선우철은 비류신의 무공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이러한 광경을 본 익공관주 순천진인은 속으로 놀라며 생각을 굴렸다. ‘저 녀석은 참 이상하기도 하다. 저렇게 강한 반동력이라면 현문강기와 불문의 반야선공 (盤若禪攻) 밖엔 없는데… 그렇다면 저 녀석도 그런 절학을 배웠단 말인가?’ 선우철은 학철두가 뒤로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자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 재빨리 장검으로 찔러갔다. 일순 검광이 번쩍했다. 학철두는 선우철이 장검으로 공격해 오는 것을 보자 몹시 노한 기색을 나타내며 긴 소매를 떨쳐내 일장을 쳐냈다. 선우철은 장검으로 공격하다가 갑자기 장풍이 밀려오며 뜨거운 기운이 육박하는 것을 느끼자 크게 냉소하며 몸을 날렸다. “허허허허… …” 그는 여러 차례 옆으로 피했다. 그와 동시에 억센 팔로 장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번쩍하는 검광과 함께 학철두의 긴 소맷자락이 잘려졌다. 곧이어 선우철은 왼손을 내저었다. 네 갈래 흰 빛이 번개같이 상대방에게 날아갔다. 이때 교살용사쌍수가 갑자기 소리치며 선우철을 좌우에서 덮쳤다. 그들 두 사람은 손에 병기를 들고 있었다. 선우철은 그들의 협공을 받으면서도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눈썹을 치켜 올리고 장검으로 천하노사(天河怒瀉)의 초식을 전개하였다. 푸른빛을 주위에 내리깔아 선우철은 자신을 보호하면서 앞으로 내쳐갔다. 쨍! 쨍! 하는 쇠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선우철이 던진 네 자루 단검이 학철두가 급히 허리에서 빼든 검에 의해 모두 땅에 떨어졌다. 학철두는 몸을 굽혀 단검을 주우려 했다. 그러자 선우철은 더욱 위맹한 기세를 발휘하여 벽력같이 소리치는 동시에 장검으로 학철두의 어깨를 찔러갔다. 학철두는 단검을 줍다가 강맹한 검풍이 육박하는 것을 느껴 황망히 몸을 뒤로 물렸다. 선우철은 다시 한 자루 단검을 내던졌다. 흰 빛을 번쩍이며 허공을 뚫고 갔다. 이때 달려들려던 교살용사쌍수는 검풍이 다가오는 것을 느껴 재빠르게 몸을 뒤로 물리고 말았다. 선우철은 재빨리 달려가 소맷자락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땅에 떨어졌던 단검은 모두 그의 소매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비류신은 선우철의 용맹스런 활약상을 보고 자신의 무공은 너무도 약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고 망연히 선우철을 바라보고 있을 때 청풍명사 청룡백호가 낭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하하하하… 선우 노제, 오늘 저녁 우리는 당신의 절학이 과면 비할 데 없이 정묘하고 날카롭다는 것을 잘 인식했소. 나 역시 감탄을 금하지 못하는 바요.” 선우철의 몇 초 검세는 실로 번개처럼 빨랐다. 장중의 여러 선배 고수들도 심중으로 경탄하여마지 않았다. 한편 학철두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몹시 화를 내고 있었다. 두 눈에 독기를 품은 채 선우철과 비류신을 노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비류신이 일어나 일장을 쳐서 학철두의 피를 끓게 하지 않았던들 선우철이 선기를 빼앗아 학철두를 그렇게 간단하게 물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류신은 학철두가 자기를 잔뜩 노려보고 있음을 알자 화를 내며 크게 말했다. “흥! 노려보기는 무엇 때문에 노려보고 있단 말인가? 더 싸워 볼 자신이 있으면 선뜻 나서서 몇 초 더해 볼 일이지!” 그의 말이 딱 떨어지자 돌연 은방울 굴리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살(煞)언니! 저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어쩌면 그렇게도 흉악한지 정말 무서워 볼 수 없어요.” 장중의 여러 군호(群豪)들은 일제히 여자 목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달빛 아래 아름다운 세 여자가 집 모퉁이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군호들은 그녀들의 모습을 자세히 본 다음 모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움직이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그들은 모두 이상한 느낌을 가지면서 눈길은 특히 세 명의 여인 중 가운데 있는 남의소녀(藍衣小女)에게 집중되었다. 남의소녀는 날씬한 몸매에 남색 옷을 입었으며 백설 같은 살결에 뾰족한 손가락을 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푸른 망사로 복면을 하고 있어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필시 아름다운 용모일 것임을 짐작케 하였다. 더욱이 삼단 같은 머리가 길게 늘어져 어깨를 덮고 있는 모습은 틀림없이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자일 것 같았다.그녀는 겉모양만으로 모든 남성들을 매혹시키고 있었다. 다른 두 여자는 흰 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들의 용모 역시 매우 아름다웠다. 각기 색다른 미모의 여인들이었다. 그러나 백의녀들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였다. 그녀들은 각각 사람의 마음을 두렵게 하는 특색이 있었다. 왼쪽의 불그스레한 얼굴을 한 여자는 일종의 범접키 어려운 엄숙한 빛이 감도는 것이 깊은 산중 눈 속에 피어난 매화 같은 인상을 주었다. 차갑고 청수한 그 모습은 감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만큼 싸늘하기 때문에 오히려 살기마저 풍기고 있었다. 오른쪽의 또 한 여자는 시종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대단하였다. 그러나 정념이 넘쳐 사람의 혼을 빨아들이는 기색이 있으므로 그녀의 자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점이 있었다. 장중의 여러 사람들은 이미 두 여자의 그런 아름다우면서도 가시 같은 자태를 훑어본 다음 다시 남의소녀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녀에게서 어떤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껴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모두 마음이 끌린 기색이 보이고 있었다. 비류신은 세 여자를 번갈아 자세하게 바라보고 속으로 경탄을 금치 못했다. ‘조물주는 어쩌면 저렇게도 현묘하게 세 여자를 창조해 냈는지 참 기가 찰 정도로다.’ 세 여인이 나타나자 장중에 있던 네 사람의 흑의인과 교살용사쌍수, 학철두 등이 모두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 남의소녀를 향해 공손히 절한 후 한쪽에 가서 엄숙한 태도로 서 있었다. 학철두가 낭랑한 음성으로 남의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소저께서 오시는 줄 몰라 영접을 못했습니다. 널리 용서하십시오.” 그의 말에 남의소녀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응답했다. “학사형,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그런데 지금 사형과 싸우던 그 남자는 누군가요?” 학철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저, 저도 그가 누군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의소녀는 학철두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은 무공이 높은가요?” 학철두는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낭랑하게 대답했다. “아, 그 사람은 이미 저의 소양신공으로 격상을 입었기 때문에 아마 머지않아 죽을 것입니다.” 남의소녀는 가볍게 놀라는 소리를 내고 다시 물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몹시 완강했던 모양이군요?” 여기까지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만 있던 비류신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야만스러운 여자들 같으니! 사람을 모욕하는 언사를 삼가시오. 흥! 그리고 학가야, 너는 정말 수치를 모르는 자로구나! 특히 여자들 앞에서… …” 그의 말을 교살용사쌍수가 날카로운 음성으로 가로챘다. “망할 녀석! 이젠 살기 싫어졌다는 말이냐? 감히 무엇을 지껄이고 있는 거냐?” 비류신은 교살용사쌍수의 말을 듣자 크게 비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허.” 그러면서 그는 갑자기 껑충 뛰어 교살용사쌍수 곁으로 다가갔다. 다가서기 바쁘게 좌우 주먹을 위맹하게 휘둘러 그들을 마구 쳤다. 교살용사쌍수는 비류신이 그토록 담대하게 자기들을 공격할 줄 미처 생각도 하지 못했던 터라 깜짝 놀랐다. 그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비류신을 단 한 번에 해치우려고 충분한 힘을 모아 두 손을 동시에 내밀었다. 이때 남의소녀가 급하게, 그러나 아름다운 음성으로 말했다. “저렇게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친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해요. 살 언니, 가서 저 사람들의 장력을 말살해 버리세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왼쪽에 있던 백의녀가 오른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그때의 그녀 얼굴에는 역시 냉엄함이 지나쳐 살기가 도는 듯하였다. 백의녀가 팔을 내저었다. 한 가닥 가벼운 바람이 세 사나이의 장력을 향해 불어갔다. 퍽! 퍽!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교살용사쌍수와 비류신은 각각 한 걸음씩 몸을 뒤로 물렸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그들 자신도 모르게 물러섰던 것이다. 비류신은 소리를 지르며 번개처럼 몸을 날려 교살독룡 곁으로 육박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맹렬하게 그를 쳤다. 교살독룡은 당황하여 왼손을 내밀어 비류신의 일격을 받아넘겼다. 두 가닥의 강한 힘이 맞부딪쳐 교살독룡은 마치 전신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부지중 뒤로 세 걸음을 물러났다. 비류신은 다시 교살독룡을 향해 고함을 쳤다. “다시 일 장을 더 받아 보시지!” 그는 왼손으로 공격했다. 교살독룡은 젊은이가 이토록 놀라운 공력으로 자기의 일장을 능란히 받아 넘길 줄 몰랐기 때문에 내심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비류신의 두 번째 장세가 첫 번째보다 더 맹렬하다는 것을 알고 감히 받아넘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재빨리 몸을 피하고 말았다. 비류신은 상대방이 자기의 장력을 받아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 즉시 다가가서 손을 들어 일장을 내쳤다. 비류신은 교살독룡의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보기는 하였으나 몸을 피할 겨를이 없어 상체를 뒤로 젖혔다. 상체를 뒤로 젖히자 아랫도리를 상대방 권세 앞에 드러내게 되었다. 교살독룡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재빨리 주먹을 들어 비류신의 아랫배를 후려쳤다. 이런 광경을 보던 남의소녀가 갑자기 탄식하며 말했다. “저 사람은 교활한 계략에 넘어갔구나.” 그녀가 이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리려 하였을 때였다. 비류신이 허공에서 몸을 한 바퀴 돌리더니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교살독룡의 주먹을 낚아채고 있었다. 기묘하고도 신속한 비류신의 거동에 장중의 여러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움을 표시하였다. 그러자 비류신의 아랫배를 내리치던 교살독룡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힘없이 오른팔을 늘어뜨렸다. 내밀었던 오른 팔목의 맥문 요혈을 어느 틈에 비류신에게 잡혀 온 팔이 마비된 것이었다. 비류신이 계속해서 암암리에 다섯 손가락으로 공력을 주는 바람에 교살독룡은 온몸의 피가 펄펄 끓는 듯하다가 반신이 마비되면서 전신의 힘이 빠지고 말았다. 장내의 모든 고수들은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 모두 말을 잃고 있었다. 이십 년 전에 무림을 주름잡던 교살독룡이 호되게 당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비류신에게 몇 합 못 싸우고 맥문을 잡힌 것을 보자 대부분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특히 월광검 소대풍이 몹시 놀랐다. ‘비류신은 내 동생 소대호로부터 수십 년 연마한 무공의 정수를 가르침 받기는 하였으나 단시일 내에 동생의 신기(神技)를 모두 터득하지는 못할 것으로 알았는데… …’ 그는 머리를 들고 비류신의 늠름한 모습을 훑어보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하나 단시일에 일류 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또 오늘 저녁 사용하는 무공은 모두 동생의 정묘하고 보기 드문 기학(奇學)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저 사람을 앞으로 몇 해만 더 세상에 남아 있게 한다면 장차 전하 강호 인물 중에서 상대할 사람이 없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때 비류신은 교살독룡의 맥문 요혈을 꼭 잡은 채 놓지 않고 왼손은 그의 등에 대고 있으면서 남의소녀를 향해 쌀쌀하게 말했다. “아가씨, 이 사람의 생명은 이미 내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아시오. 만약 이 사람 목숨을 살리고 싶다면 내가 제시하는 요구에 승낙하시오.” 그의 말에 미처 남의소녀가 대답하기 전에 학철두가 안색을 굳히며 천천히 비류신 곁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남의소녀가 침착하게 만류 했다. “학사형, 가만 계시오. 그가 무슨 요구를 하는지 들어봅시다.” 학철두는 증오에 찬 눈으로 비류신을 흘겨보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보던 비류신은 싸늘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풍운류랑인 고화룡 선배님의 몸을 자유롭게 회복시켜 줄 것을 이 자리에서 대답해 주기 바라오.” 그러자 남의소녀가 대답을 하기 전에 남의소녀 옆에 있던 매혹적인 백의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비류신 곁으로 다가갔다. 장중의 군호들은 사람을 뇌쇄시키는 그녀의 웃음을 보고 고개를 숙이거나 혹은 돌려 버렸다. 모두 심혼이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비류신은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눈에 이상한 광채를 번쩍이며 경멸의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흥! 나를 농락할 재간을 피우려 들지 마시오! 더 가까이 오면 당장 이 사람의 심맥을 끊어버리겠소!” 그의 말끝에 남의소녀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살 언니! 정말 괴상한데요? 다른 사람들은 언니만 보면 모두 풀이 죽어 바보가 되는데 저 사람은 아무런 감각이 없는 듯 태연하지 않아요?” 남의소녀의 말을 냉정하게 생긴 백의녀가 거들었다. “아직 자세히 못 보아서 그렇지 자세히 보기만 하는 날엔… …” 이 말끝에 매혹적인 백의녀는 입을 악물었다. 군호들이 자기의 미소 짓는 모습만 봐도 모두 취한 사람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는데 유독 비류신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난 것이다. 그녀는 비류신을 향하던 발길을 돌려 제자리로 오며 말했다. “네가 아무리 철석같이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디 두고 보아야지! 언젠가 너를 내 앞에 꿇어앉게 하고 말 테다!” 그녀의 말은 본시 속으로 다짐하던 것인데 너무 약이 오른 나머지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남의소녀가 그 말을 듣고 웃음 섞인 말로 물었다. “백미(白媚) 언니, 언제 그 사람을 굴복시킬 수 있을까요?” 백미라는 백의녀는 예쁜 얼굴에 핏기를 살짝 올리며 은방울을 굴리는 듯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소저, 어찌 언니보고 농담을 하오?” 이때 비류신이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당신들은 어떻게 하자는 거요? 이 사람을 이대로 죽여 버리라는 말이오?” 냉정하게 생긴 백의녀가 고개를 홱 돌리며 날카롭게 응수했다. “그 사람을 죽이면 당신도 살 생각 하지 마시오!” 비류신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와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그녀의 눈빛에 무서운 살기가 서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류신은 눈길을 돌리며 생각했다. ‘저 두 여자 중 하나는 미소로 사람을 뇌쇄시키려 들고 다른 하나는 몸서리나도록 두려운 생각을 가지게 하니, 아마 그들은 일종의 사문공부를 한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와 같은 매력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천하의 무기(武技)란 정말 기묘하기 그지없는 것이로다.’ 이렇게 생각한 다음 비류신은 여전히 냉담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렇다고만 볼 수 없소!” 그는 오른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러자 교살독룡은 신음소리를 냈다. “아이고, 아이고… …” 교살독룡은 비류신이 손에 힘을 주자 마치 전신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고통을 느낀 것이다. 남의소녀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화룡은 저기 편안하게 있지 않아요?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 정말 알 수 없군요.” 비류신은 냉소를 치며 대꾸했다. “당치도 않은 말 하지 마오! 내가… …” 그는 더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고 말았다. 풍운류랑인 고화룡의 신상을 언뜻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풍운류랑인 고화룡이 흑룡강 일파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다만 고화룡이 그들에게 강압을 당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처럼 호방한 영웅협사가 흑룡강 일파에게 힘을 못 쓰고 이용당하는 까닭을 다른 점에서는 찾을 길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 풍운류랑인 고화룡이 처절한 웃음을 띠고 비류신에게 말했다. “비 노제,내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빨리 이곳을 떠나도록 하시오.” 비류신은 그의 처량한 모습을 보자 탄식하듯이 불렀다. “고 선배님… …” 그러자 학철두가 불쑥 고화룡에게 명령조로 날카롭게 말하였다. “고화룡! 빨리 명령을 시행하시오! 어서 저 사람을 죽이시오!” 그의 말을 듣고 비류신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풍운류랑인 고화룡의 얼굴빛이 일변했다. 그의 얼굴 근육은 어떤 고통에 못 이겨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고화룡은 처량한 음성으로 학철두를 향해 말했다. “학… 너는 정말 털끝만큼도 옛날의 정의가 없단 말이냐? 나에게 저 사람을 죽이라고? 어떠한 무서운 문규(門規)의 처벌을 받을지라도 정의를 배반하면서까지 네 말을 들을 수 없다!” 학철두가 얼굴을 붉히며 호통을 쳤다. “너 감히 소요장문(嘯曜掌門)의 명령을 어길 작정이냐?” 풍운류랑인 고화룡의 얼굴은 괴로운 듯 일그러졌다. 잠시 있다가 그는 괴로움을 참지 못하는 투로 입을 열었다. “장문의 명령은 죽어도 위반할 수 없지만, 그러나 너… …” 학철두가 날카로운 음성으로 그의 말을 가로챘다. “닥쳐라! 너 정말 여기서 죽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냐?” 학철두는 말을 하면서 쏜살같이 풍운류랑인 고화룡에게 달려들어 오른손을 내리쳤다. 비류신은 깜짝 놀랐다. 그 기괴한 광경에 몸을 움찔할 정도로 놀랐다. 그렇게 완강하고 강인한 대협인 고화룡이 어찌된 일인지 장세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학철두의 일장을 맞고 있지 않은가? 학철두의 일장은 가볍지 않았던 듯 풍운류랑인 고화룡은 일 장 밖으로 나가 떨어졌다. 동시에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해냈다. 고화룡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근육은 고통에 못 이겨 다시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학철두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그에게 달려들어 예리한 일장을 쳤다. 학철두는 득의만면하여 냉소를 터뜨렸다. “으허허허허… …” 장중의 군웅들도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풍운류랑인 고화룡이 무엇 때문에 학철두의 장세를 피하지 않는지 궁금히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무슨 까닭에 고화룡이 그대로 당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더욱이 그들 사이에 어떠한 원한 관계가 있는 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비류신은 그런 광경을 보자 눈에서 불덩이가 튀어나올 듯 화가 치밀었다. 더 참을 수 없어 날카롭게 소리쳤다. “학가야! 이 비류신은 너와 대등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다!” 그의 말소리가 끝난 것과 교살독룡을 힘껏 세 여자 쪽에 밀친 것과 그리고 학철두 곁으로 달려가 오른손을 내친 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들이다. 그의 일격은 비록 세 가지 동작을 동시에 행한 것이지만 분노가 폭발하여 전력에 가까운 힘이 들어있었다. 잠재력이 위맹하게 발휘되는 바람에 땅바닥의 흙모래는 허공으로 휘말려 올랐다. 학철두는 비류신의 강맹한 장력 공세를 받으면서도 차갑게 웃으며 두 손을 들어 간신히 받아넘겼다. 우지끈하고 벼락같은 소리가 났다. 학철두는 돌연 커다란 힘에 밀려 두 어깨가 흔들거리는 것을 느껴 온 몸에 힘을 주었다. 뒤 로 넘어지려는 것을 방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이어 비류신의 왼쪽 장력이 습격해 왔다. “으으으… …” 학철두는 비류신의 잇따른 공격에 묘한 소리를 내며 일 장 밖으로 나가 떨어졌다. 순간 학철두의 준수한 얼굴에 핏대가 서며 잔인스런 살기가 서렸다. 그로서는 비류신의 일장을 받고 멀리 진퇴당한 것이 필생의 수치로 여겨진 것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자 비류신을 노려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잔인한 살기를 띠고 있었다. “으흐흐흐… 좋다! 이번에야 말로 너는 살지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학철두는 말을 하면서 오른쪽 주먹을 천천히 쳐들었다. 비류신은 바싹 긴장하여 학철두를 각별히 경계하였다. 그는 이미 학철두의 소양신공에 호되게 당한 터라 그의 무공을 알고 있었다. 그가 학철두의 주먹을 바라보았을 때 그 주먹은 유달리 선명하게 보였고 붉은 핏줄이 보였다. 순간 그는 소양신공이란 저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학철두가 높이 들었던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뜨고 장력을 내쳐온 것이다. 비류신은 한 가닥 뜨거운 힘이 자신을 내리누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운공해서 그 힘에 저항하며 한편으로 장력을 발동하였다. 오른손은 곧게 앞으로 내밀고 왼손은 공중을 향해 내쳤다. 학철두는 무공이 심후하고 경륜이 있는지라 비류신의 장력이 소리 없이 닥치고 있음을 알자즉시 소양신공의 진기를 끌어올려 비류신의 장력에 맞부딪쳐 갔다. 두 사람이 격투하는 상황은 일반 고수들과 판이하였다. 보통 고수들은 속도가 빠르고 장력과 권세는 맹렬한 위세를 보이는 것이지만 학철두와 비류신은 처음부터 서둘지 않았다. 그들은 천천히 장세를 밀고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장세는 놀라운 힘이 잠재하여 있는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학철두와 비류신이 발동한 장력이 마주 부딪쳤다. 그러자 두 사람 사이에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일었다. 휘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와 돌이 하늘로 흩날리며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그 순간 비류신은 갑자기 심신이 흔들리는 듯하며 상대방에게서 밀어닥친 잠재력에 견디기 어려움을 느꼈다. 그는 즉시 왼손으로 재차 공격했다. 학철두는 소양신공을 전개하여 당장 비류신을 날리려는 생각을 하였으나 비류신의 강맹한 반격에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매 앞에서 보기 좋게 비류신을 격파시키려던 생각이 뜻대로 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비류신의 두 번째 공격으로 오히려 자신이 크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학철두는 격노한 기색으로 왼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이를 본 비류신도 오른손을 높이 쳐들어 일장을 내쳤다. 휘이잉! 두 사람 사이에 다시 맹렬한 회오리바람이 일어 돌과 모래가 흩날렸다. 안력이 고명한 군호들도 두 사람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어느 쪽이 이겼는지 졌는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희뿌연 흙먼지가 가라앉아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이게 되었을 때 군호들은 두 사람을 보고 크게 놀랐다. 비류신과 학철두가 모두 땅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고 있지 않은가.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