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설선물 두레공예, 실용적이고 한국적인 멋에 끌린다

[백두산]

새해 첫 명절인 설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남들과 다른 선물 고르기’가 한창이다. 한류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 의례적으로 구입했던 선물과 달리 실용적이면서도 한국적인 공예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소장가치와 실용성, 한국의 미를 고스란히 담아 상품을 제작하고 있는 두레공예 주병남 대표를 만나 공예품의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 두레공예 주병남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공예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우뚝 선 두레공예는 한국 전통공예인 나전칠기를 현대에 맞게 디자인한 민속공예품과 문화상품, 관광기념품 등의 제작부터 유통까지 담당하고 있다. 두레공예는 주병남 대표가 나전칠기 기능장인 외삼촌 아래서 쌓은 경험으로 5년 만에 탄생됐다.

2002년 설립 첫해에 축구동작이 디자인된 나전칠기 필함이 ‘2002년 FIFA 한·일월드컵’ 외국귀빈 선물로 채택되면서 두레공예의 남다른 디자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전국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등에서 해마다 수상하며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에는 서울시 우수관광기념품 공모전 금상, 무안 하늘백련 관광기념품 공모전 최우수상에 선정되면서 이로써 총 14번의 수상기록을 달성했다.

▲ 2010 서울우수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해치큐브 열쇠고리’ ⓒ천지일보(뉴스천지)

끊임없이 도전하며 창조적으로 활동하는 주 대표는 “전통공예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냐”는 질문에 “고뇌한 흔적 없이 획일화된 디자인과 시스템으로 도태돼 가는 현실이 싫었다”며 “시대는 변하는데 디자인도, 시스템도 7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 사업적 가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문화의 뿌리인 전통공예가 사라질 것 같았다”며 공예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항상 생각하고, 떠오르는 것은 바로 메모하고, 끊임없이 적용해 본다. 아무리 자랑스러운 전통공예라도 결국 팔리지 않는 공예품은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한 번 보면 하나라도 사가는 상품을 만들려 노력했다. 주 대표의 일념은 그를 연구하게 했고 생각하게 했다.

▲ 채화매조문 나전금고형 보석함  꽃 위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새가 영롱한 자갯빛으로 표현됐다. 기존의 투박하고 무거운 금고와는 달리 어느 곳이나 고급스럽게 잘 어울일 수 있고 쉽게 옮겨질 수 있도록 가볍게 제작되어 장식성과 기능성이 뛰어나다. 비밀번호와 보안카드를 이용해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고, 동시에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그 결과 남들과는 차별된 ‘한복 시리즈’ ‘청계천 디자인’ ‘에밀레종’ 등 획기적인 디자인이 창조됐다. “내가 생각하는 명품은 ‘만드는 사람의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 있어 제품을 소유한 사람에게 만족감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렇게 상품을 만들어야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살리고 두레공예도 살리는 길이라 확신했다.”

이러한 철학이 담긴 두레공예 공예품은 입소문을 타고 인사동으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또 다시 경주박물관으로 뻗어 나갔다. 현재 주 대표는 국내 1000여 개 업체와 미국·영국·중국에까지 두레공예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 자개 핸드폰 케이스

그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국민 스스로 자문자답해야 한다”며 “그냥 예전에 해왔던 방식대로만 할뿐이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디자인이나 마케팅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한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국가는 국가대로 전통공예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를 조사해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고, 업계 종사자들은 문화(文化)를 다룬다는 데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직언도 아끼지 않았다.

주 대표는 이제 미래를 염려한다. “도심에서 소규모로 전통공예품을 만들며 단순작업을 하는 제조업자들은 도시발전으로 외곽으로 점점 밀려나 쪽방 신세가 됐다. 그나마 쪽방이라도 얻은 사람들은 자본력이 있는 축에 속하고 대부분은 그마저도 힘들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 작업일지라도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이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작업자들의 고령화로 인력이 단절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전통공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두레공예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두레공예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싶어요. 간접적이나마 두레공예가 만드는 상품을 수출해 한국의 이해를 돕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게 되면 전통공예 분야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목표가 이뤄지길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찾고 두드려야죠. 그게 정답이니까요.”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169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