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산
홍천 망령산(395.5m)
교통 편리해 접근성 뛰어난 송년 산행지
망령산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과 북방면의 경계에 자리한 산이다. 가리산을 지나 춘천시를 향하던 춘천지맥이 대룡산(899m)을 저만치 바란 가지울고개 직전의 706봉에서 남쪽으로 곁가지를 뻗어 내린다. 이 산줄기는 736봉(탄상현봉?)~자지봉(500m)~만내고개를 지나 오늘 소개하는 망령산과 봉화산(339m), 두개비산(262m)을 잇달아 솟구치고 홍천읍 시가지를 에돌아 흐르는 홍천강에 가라앉는다.
푸른 산과 맑은 물이 넘실대는 청정의 고장 홍천군은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산의 고장이다. 공작산(887m), 백우산(895m), 응봉산(1103m), 아미산(961m)을 비롯한 홍천군내의 산을 비롯하여 춘천시, 양평군, 횡성군, 평창군, 강릉시, 양양군, 인제군과 맞닿은 시군 경계에 기라성의 명산들이 자리한다.
홍천읍은 배산임수의 명당이다. 북쪽의 찬바람을 직접 막아주는 두개비산(섬산=두꺼비산)과 석화산 외에도 봉화산, 망령산이 북녘 울타리를 이루고, 남쪽으로는 내촌천과 장남천이 합한 홍천강이 시가지를 감싸고 흘러 삶의 길지를 이루었다.
12월은 다사다난했던 신묘년 한 해가 저무는 달이다. 서울에서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이 쉬운 홍천의 북녘 울타리를 찾아 송년산행을 준비해보자.
망령산을 찾아가는 성동2리 길목에는 '강원도 자연환경연구원'으로 지정된 대룡저수지가 자리한다. 부러 찾아간 늦가을, 둑에서 바라본 너르디너른 저수지에는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오리떼가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멋진 풍광이 펼쳐졌다. 그 북족 도로변의 무쇠막 승강장 옆에 자리한 화게초교 성동분교 교정을 잠시 둘러보고 본격적인 산행길에 접어든다.
산행들머리 성동2교를 건너자 새나무터 사거리를 지나 동쪽으로 수레길이 이어진다. 뒤이어 마지막 농가를 지나니 제법 너른 수레길이 가시덤불이 주인인 양 가로막는다. 가시덤불을 두 손으로 헤치며 100m쯤 오르다가 오른쪽 경사면을 따라 지능선에 올라선다. 인적이 아예 없는 지능선에서 연리목을 만난다. 제법 큰 소나무와 참나무의 아랫도리가 단단히 밀착되어 산군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야릇한 풍경을 연출한다.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올라선다. 낙엽의 바다를 연상케 하는 이곳에서 헤엄치듯 남녘 능선을 이은 5분 거리에 망령산보다 조금 높은 425봉이 자리한다. 다시 남쪽으로 느긋한 능선 숲길이 이어진다. 홍천읍과 북방면의 경계를 이룬 이 능선길은 바위가 전혀 없는 완전한 흙길이다. 상수리나무와 신갈나무가 숲을 이루고 소나무와 산벚나무가 장단을 맞춘 능선길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이어간다. 해발 약 390m의 삼거리에서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왼쪽(남동쪽)은 갈마곡리의 큰골로 내려가게 되니 오른쪽(남서쪽) 능선을 따라야 한다. 남서쪽 능선길을 따라내려 묵무덤을 지나자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고 뒤이어 망령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거꾸로 쓴 'ㄱ'자 모양의 망령산 정수리에는 삼각점이며 빗돌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서북족으로 멋진 조망을 펼쳐놓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대룡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성치산~구절산~연엽산~대룡산~춘천지맥 주능선이 첩첩의 청산도를 그려놓았다. '망령(望嶺)'이란 산이름의 뜻을 저절로 깨치게 되는 가경이다. 다시 남녘 능선길을 이어 자작나무 조림지를 지나노라니 총소리가 들린다. 북방면 자락 계곡에서 들려오는 군인들의 사격훈련 총성이 적막을 깨뜨리며 유비무환의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헬기장을 지나 철조망 왼쪽으로 산길이 이어지고 운동기구와 의자가 마련된 쉼터에 이른다. 열심히 운동중인 갈마곡리 이영숙(48년생) 이장을 만난다. 뒤이어 조정분(50년생)씨와 배덕수(55년생)씨가 애견 꽃순이를 대리고 올라온다. 산이 좋아 매일 산을 찾아온다는 홍천의 선녀님들과 한동안 산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이곳에서 왼쪽은 석화산으로 이어진다. 취재진은 오른쪽 능선길을 이어 내렸다.
이정표가 자리한 안부 삼거리를 지나니 봉화산 정수리로 이어진다. '홍천. 414. 2005. 재설'이라 표시된 삼각점과 삼각점 관리표가 자리하는 봉화산 정수리에도 정상석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남녘 능선을 이어내려 마지기고개(말굽고개)에 이르고 '두개비산 정상 1.5km, 홍천군청 2.4km, 북방면사무소 2.3km' 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만난다. 두개비산 일원은 홍천군에서 왕복 4.6km의 '솔바람 산책로 숲길'을 조성한 읍민공원이다. 울창한 솔숲 사이로 널찍한 산책로를 닦아 삼삼오오 군민들이 오고가는 멋진 숲길을 30분 이어가 두개비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정상석과 낡은 삼각점이 자리하는 정수리에는 쉬어갈 수 있는 장의자와 안내판이 여럿 준비되어 있다. 배낭을 벗어두고 남녘을 굽어본다. 홍천읍 시가지가 부처님 손바닥 보듯 한눈에 들어오고 그 사이로 홍천강이 구불구불 흘러간다. 시가지 너머로 남동쪽의 오음산과 남서쪽의 매화산이 우뚝하고, 그 사이로 입벌봉, 금물산 등 첩첩의 명산이 황홀한 청산도를 그녀놓았다. 마지기고개에서 오르면서부터 산을 내리기까지 만난 여러 사람에게 '두개비'라는 이름의 뜻을 물어보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이름은 알건마는 무슨 뜻인지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두개비산은 한문으로 섬산(蟾山=두꺼비산)이다. 표준말 두꺼비가 어찌하여 국립지리원의 지도에도 두개비로 표시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하여도, 세워둔 여러 안내판에 산이름의 뜻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이곳에서의 하산은 산책로를 이어 남쪽을 따른다. 운동기구와 정자를 지나 나무계단길이 이어지고, 홍천여고 뒤편의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날머리에 자리한 두개비정자 옆에는 솔바람 산책로 안내도가 자리한다.
*산행길잡이
성동2교-(1시간)-425봉-(40분)-망령산-(1시간10분)-봉화산-(20분)-마지기고개-(30분)-두개비산-(10분)-두개비정(홍천여고 뒤 도로변)
망령산~두개비산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 8번 도로변에 위치한 성동2교. 성동천을 건너들면 새나무터를 지나 동쪽으로 수레길이 이어진다. 마지막 외딴 농가를 지나들면 가시덤불이 길을 막는다. 가시덤불을 피해가며 조금 올라간 계곡길에서 오른쪽 사면을 치고 오르고, 지능선을 이어가면 춘천지맥에서 이어온 주능선에 올라선다.
남쪽 능선길을 이어가면 425봉을 만나고, 다시 낙엽능선을 길게 이어 망령산에 당도한다. 망령산에는 삼각점이나 정상석이 없지만 북서쪽으로 대룡산과 구절산, 성치산이 조망된다.
망령산에서 남녘 능선을 이어가면 헬기장과 철망지대를 지나 석화산과 갈라지는 삼거리봉에 이른다. 이곳에는 홍천읍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삼거리봉에서 오른쪽 능선길을 이어내리면 이정표를 지나 삼각점과 삼각점관리표가 자리한 봉화산(339m) 정수리에 올라선다. 다니 남녘 능선을 이어내리면 홍천읍과 북방면의 경게를 이룬 마지기고개(지도상의 말굽고개)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포장도로를 왼쪽으로 조금 돌아가면 이정표가 자리한 두개비산 들머리가 이어진다. 정비된 너른 산길을 오르면 토우빌라 삼거리에 이르고, 이정표의 방향으로 울창한 솔숲길을 길게 이어가면 홍천읍을 한눈에 굽어보는 두개비산 정수리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 정자를 지나고, 계단길 따라 홍천여고 뒤편의 도로변에 자리한 두개비정자로 이어진다. 이곳에는 두개비산의 등산안내도가 자리한다.
*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무정차 시외버스로 홍천까지 간다. 1시간10분 걸리며, 요금은 6,200원이다. 터미널 앞에 택시가 많다. 택시로 성동분교 지난 성동2교에서 내리면 된다. 요금은 10,000원쯤 나온다.
*잘 데와 먹을 데
홍천터미널 앞에는 아침식사가 준비된 해장국집이 여럿 있다. 날머리인 홍천여고 옆에 별미의 영빈삼계탕(033-434-6616)이 있다. 이외에도 홍천에는 막국수로 유명한 식당이 더러 있으며 숙박시설도 즐비하다.
글쓴이:김은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