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특히 유럽의 금융기업들은 공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면서 두바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었고, 두바이는 각종 자유 지대를 조성해 외국인들의 진출을 도왔으며 경제성장을 진두지휘했던 모하메드는 '두바이 주식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불렸습니다. 요즘 “주식회사 대한민국 CEO 박정희” 란 책이 유명하지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두바이 통치자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는 일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지켜본 바로는 여기는 황당한 거품경제의 전시장이었던 셈입니다.
두바이 뿐만 아니라 아랍 에미레이트 연방 (UAE) 수도인 아부다비까지 포함해서 최대 발행 부수의 영자 신문에 Gulf News 가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발행되죠. 정부의 주요 시책이 자주 신문에 오릅니다.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를 소개하는 소식이 빠질리 없습니다. 제 눈에는 평양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신문 논조와 비슷하지만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존중하는 사회 시스템 때문에 신문에는 연예, 패션, 스포츠,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자유스럽게 소개됩니다. 그러나, 그들 고유의 통치 문제에 대한 지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UAE의 대통령은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통치자가 맡고 부통령은 두바이 통치자가 맡습니다. 아부다비가 몸집이 크고 석유매장량, 면적에 있어 절대적으로 크므로 영향력이 대단하죠. 아부다비, 두바이이외의 5개 에미레이트는 석유도 별로 나지않고해서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지도 못한 형편입니다. 같은 United Arab Emirate 연방이면서, 그렇게 넉넉하게 도와주지않는것처럼 보여집니다.
두바이 통치자겸 UAE부통령인 모하메드의 영문 타이틀을 신문 기사에서 보면, Vice President and Prime Minister of the UAE (United Arab Emirates) and Ruler of Dubai 입니다. 아주 길죠. 마음에 안드는 표현은 Ruler 라는 것입니다. 통치자를 말하는 영어 단어인데, 누구를 통치할까요 ? 두바이 에미레이트는 UAE에서 아부다비와 함께 가장 큰 도시이며, 두바이 인구 160~170만명중 UAE 자국인은 20만명선이고 외국인이 140~150만명 입니다. 외국인까지 통치한다구요? 웃기는 발상이죠. 한국사람들 그런 것 신경쓰지 않습니다. 건설공사 잘해서 일정 부분 그들 인프라 및 주거빌딩 건설에 기여하고, 공사기성 수금 잘하고 이익 남겨 나오면 됩니다. 그런데, 1년전부터 그것이 탈이 나기시작했습니다.
1년전부터 두바이 에미레이트는 남부 사막지역에 연간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부다비가 기분이 나쁘기 시작했죠. 자기들이 UAE 최대 에미레이트 형인데, 두바이가 까분다고 보는거죠. 두바이가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하니 낙타들도 웃겠습니다. 실제로 두달전 두바이에는 2020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Committee가 구성되었습니다. 아부다비 고위 인사들은 이런말까지 해요, 두바이 사람(원주민)들은 나무도 심지않고 콘크리트 쏟아부어 고층빌딩만 지을려고 한다고.....이웃의 중동 국가 카타르는 몇해전 아시안 게임 유치했죠. 엉터리 진행으로 겨우 치루었다는 후문입니다. 12월에 개최해서 비도 많이왔고... 중동국가를 폄훼하는것은 아니지만, 중동국가에서 올림픽 개최하기란 아직 멀고도 먼 길입니다.
두바이 마리나 지역 모습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이 2005년 이후 분기당 20~30%씩 폭등했기 때문에 개발업체들은 빚을 얻어 사업을 진행한 후 자금을 회수하는 데 익숙해졌지요. 그래서 건설경기가 호황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두바이 정부와 정부 소유 기업들의 부채는 800억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두바이의 거품도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HSBC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산가치가 금융위기 이전의 50% 수준까지 추락했다고 진단했지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투자자들은 대출금을 갚을 길이 요원해졌고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개발사들은 잇따라 프로젝트를 축소했습니다. 제가 있는 회사도 건축공사를 수주해서 수행중인데 이런 문제에 직면해 현재 소송이 여러건 진행중입니다.
2008년 하반기 두바이는 전 세계에 몰아닥친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당시 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두바이의 부동산 물량이 향후 얼마나 더 공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두바이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에 숨어 있는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도 역시 알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두바이는 정부의 구제금융 덕분에 자금 순환이 원활한 것처럼 보였고,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은 에미레이트(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가 발행한 200억달러의 무보증 만기 5년 채권 중 절반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구제금융을 실시한 것이지요. 이후 두바이는 지속적으로 UAE 산하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두바이월드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2009. 11. 25일에도 UAE 산하 아부다비 정부 소유 은행들이 50억달러의 두바이 국채를 사들였습니다. 두바이는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구제금융은 언젠가 바닥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버즈 두바이), 가장 비싼 호텔(버즈 알 아랍), 가장 큰 인공섬(팜 주메이라) 등을 짓느라 최근 6년간 800억달러(약 92조원)의 빚을 썼지만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GDP는 607억달러(2006년 기준ㆍ두바이는 도시국가라 매년 GDP 통계를 제시하지 않음)에 불과했습니다. 자기들 인구는 얼마되지도 않으면서, 세금없이 외국인들 받아들여 장사 잘하나 했더니 빛더미 모래성을 쌓은것일 까요? 그러나, 아부다비 등 형제 에미레이트등이 도울것이므로 두바이는 시간이 걸리지만 살아남을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라고 무세금 정책도 바뀔것 같습니다. 벌써 부가가치세 (VAT)도입 검토중이라네요.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은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아랍국가의 명절 Eid (이드) 홀리데이 기간입니다. 우리의 추석 같은 큰 명절이죠.
점점 추워져 가는 날씨 건강 조심하시기기 바라며, 다음에 또 소식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