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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얀 왕관-꿩의 바람꽃(운두령) 글/사진:이종원
대관령에서 운두령 넘어가는 길에 자리잡은 방아다리 약수. 어감이 순박하고 토속적입니다. 그러나 초입의 전나무 숲길은 늘씬한 여인네 허리춤 사이로 지나가는 짜릿한 길이지요.
약수터가 있는 지역이 방아다리 모양을 하고 있어 이런 예쁜 이름표를 달고 있답니다. 그 옛날 병들어 시름시름 앓고 있는 노인 꿈에 신령이 나타나 어디 어디를 파보아라. 라는 계시를 받게 되고 다음날 이곳에 와서 파 보았더니 가슴을 찌릿하게 하는 탄산성분의 약수를 발견하게 된 겁니다. 물론 이 약수를 먹고 원기를 회복했을 것입니다..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 삼방약수와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의 약수라고 알려져 있는데 일제때는 독립투사가 병환을 핑계로 숨은 은신했던 장소랍니다.
산신령이 알려준 약수터니 산신각과 용왕각이 약수터 근처에 있습니다.
이번 여정은 야생화 기행이니만큼 약수터에 갔어도 눈을 부라리며 꽃을 찾아봅니다. 역시 전나무 숲아래 괭이꽃 군락이 우릴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음습한 나무뿌리 아래에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결코 화려하지 않고 편안한 연녹색의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전나무 숲과 잘 어울립니다.
속사에서 홍천 남면으로 넘어가려면 운두령을 넘어야 하는데 그 고개 아래 용평면 노동리즉 계방산 아래 이승복 반공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답니다.
원래 반공기념관에서 3km 떨어진 곳에 이승복 생가가 있는데 전두환대통령시절 기념관을 신축하고 생가를 복원시켜 놓았답니다. 생가 위쪽에 묘소를 만들어 놓았다.
80년대 당시 학교를 다녔을 때 이승복어린이를 소재로 글짓기 한번 안해본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이 연사...힘차게 외칩니다.' 이젠 반공 웅변도 지나간 필름이 되어 버렸지요. 고인에게는 미안하지만 과연 무장공비가 넘어왔을 때 그 공포를 뛰어 넘어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말했을까요? 군인이 싫어요. 아니면 인민군이 싫어요..왜냐하면 북한군이 넘어올 때는 남한 군복을 입지 않나요. 어쨌든 소년의 죽음으로 인해 70~80년대 반공이데올로기는 극에 달았지요. 영원이 만나지 못할 평행선처럼. 대한민국의 국시가 반공이었으니까....
당신 국민학교 동상은 주로 안델센의 책읽는 소녀 동상과 효자 정재수 동상이었는데....그때부터 거의 도시락을 들고 있는 이승복 동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반공기념관 안쪽 깊숙한 곳에 예쁜 학교가 있는데 바로 이승복어린이가 다녔던 학교랍니다. 아직도 이승복 어린이 책상이 남아 있습니다.
꼬불꼬불 창자같은 굽이길을 따라 평창과 홍천의 경계선인 운두령고개 정상에 닿았습니다. 날이 개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얼레지가 태양에너지를 받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꽃잎에 선명한 'W'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가까이 가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엎드려서 하늘을 향해 찍은 사진입니다. 제비가 나는 문양 또는 뭉게진 하트모양이 새겨져 있어요. 그 선 바깥은 밝은 광채가 납니다.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꽃잎이 무슨힘 오무렸다 펴졌다 하는지 모르겠어요.
바로 꽃잎 끝까지 이어진 실핏줄에 때문인가봐요. 물 한방울이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이 자연스럽고 오묘한 현상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햐얀 얼레지도 보입니다. 보라빛의 돌연변이지요. 왕따를 당하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운두령을 찾은 이유는 바로 꿩의바람꽃을 보기 위함입니다. 산을 헤메다가 기어코 군락을 찾았습니다. 더구나 햇살이 비추자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겨우내 낙엽속에 숨어 있다가 지구의 자명종 소리에 금년에도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나 잘 있어요. "
신화에 나오는 왕관같아요. 품위를 잃지 않는 고귀함도 서려 있어요.
이 1000미터가 넘는 산골에서 싹을 트고, 꽃을 피우려고 얼마나 노력했겠어요. 그 완성이 꽃이겠지요. 지금 한창 꽃다운 나이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수술은 솜에 콕콕 찍어 놓은 핀셋 같아요.
옆에서 보니 날렵한 접시
정면에서 보면 돌아가는 프로펠라.
쫄깃한 송어회-용바우 영동고속도로 속사 IC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운두령을 향해 가다보면 송어회를 하는 식당이 많다. 주유소 아줌마께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용바우라는 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아줌마 맛 없으면 돈 받으러 올겁니다." "오면 돈 드릴께요." 동네 아줌마의 강추 덕에 맛난 음식을 맛보았다. 속사천 물이 워낙 청정하고 그 물에서 뛰어 다닌 송어회는 육질이 탄력있다. 냉동실에 얼린 돌 위에 횟감을 올려 놓은 것이 특이하며 콩가루와 야채 그리고 고추장에 비벼먹는 맛이 별미다. 쫄깃하고 달콤한 막국수도 먹을만하다. 귀틀집 분위기도 좋고 100명 단체손님도 받는다.
송어회 한접시 25,000원, 송어 튀김 25,000, 물막국수 5,000원, 비빔막국수6,000원, 막국사 사리 2,000원, 닭백숙 35,000원 용바우 033-333-3545 |
시크릿가든 - noctu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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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장님 함께한 꽃길 트래킹 즐거웠습니다. 쫄깃한 송어회도 맛보고... 게으름 피운 일요일 오후도 덕분에 행복합니다.
저도 막걸리 한잔에 꽃구경 다녀왔습니다. 참 예쁩니다. 프로펠라~~
지심도에서 봤던 꽃이 괭이꽃이었네요. 이제 안 잊어 버릴 것 같습니다.^^*
꽃 수확하시는라 무지 추웠지요? ....따뜻이 앉아서 봅니다.
야생화가 있는 곳은 그냥 다 좋은 것 같아요.송어회도 먹음직스럽네요.아~! 먹고싶어라..
부지런한 자 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 대장님이 있어 더불어 호강합니다. 안 가봐도 간 듯~ 안 먹어도 먹은 듯~ 감사합니다!
내가 자주가던곳이네요.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 이지만.... 자주 쓰던말하나 할까요? ~~~ 이승복이 왜 주었는지 느들은 아나?~~~아 가 어른한테 말대답하다 죽은기데이~~~
한 마디로 환상이고 끝네줍니다 감사해요
구석구석 다니시는 대장님의 발걸음이 아름답습니다...^^
그저 감탄사만 나옵니다. 좋은 글과 그림 감상 잘하고 갑니다.
대장님 꽃그림 좀 가져가게 풀어주는 아량 베푸시오소서
죄송합니다. 사진과 글은 사보나 잡지에 기사로 쓰기 때문에 인터넷에 나돌면 제가 굶어 죽습니다.
직접 보지 못했어도 본듯이 너무 아름다운 사진이며 이야기 고맙습니다. 멋진 대장을 둔 우리는 모두 행복합니다.
숲 해설가의 한 사람으로 아주 좋은 공부되였고 감사드립니다
항상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보내주어서 감사 합니다...건강 하십시요..
우와 송어회 먹고 싶다 .....어쩜 그리 사진을 넘 잘 찍어서 가져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네요...
대장님 비유와 묘사가 나날이 더더더 실감나고 생생하게 싱그럽게 와닿습니다! 너무 멋져요 바람꽃 수술이 마치 핀셋으로 찍어놓았단 표현이 단연 압권입니다! 정말 덕분에 호사합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진 이네요.....^^
대장님.. 글솜씨도 너무 너무 아름답네요... 모놀이 있어 행복한 하루 시작합니다.
나 잘있어요. 거기 그렇게 있음이 감사한 일이지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눈이 또 호강합니다.
괭이꽃이 아니고 괭이눈입니다. 큰괭이밥이란꽃도 있고 괭이밥도 있어서 이런꽃들은 괭이눈과 전혀 다른꽃입니다.
자연의 고마움,감사함 많이 느끼고 갑니다.
야생화가넘예쁘네요...어쩜대장님이 다녀오시는곳은 모두다 이렇게 아름답고 정겨울까요... 감사드림당^^눈과마음과가슴을따뜻하게해주셔서...
그꽃이 바로 꿩의 바람꽃 !!!! 저도 산행때 찾아봐야지요 ^^ 넘 이쁘네요
운두령...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다녀오며 들른 송어횟집...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