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2017.12.11) 안사병중동창회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신 강석인 회장님의 당일 수락인사말씀을 올립니다. 총무 임우규
* 강석인 차기회장 추대수락 인사말씀
존경하는 재경 안동 사범병설중학교 동창회 회원 여러분!
오늘 저는 유서깊은 영남의 명문 병중의 재경 동창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요, 직무적으로는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우선 저를 신뢰하여 이러한 중책을 맡겨주신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성심껏 일하겠습니다.
1959년 봄 입학했던 해 나동성 선생님의 작문 시간었습니다. 작문
제목을 병중에 입학한 소감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인데 제 짝이 ‘안동의 수재들이 모인 병중에 입학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니다’ 라고 읽어 내려가자
나선생님께서 ‘안동의
수재들이 아니라 영남의 수재들이 모인 곳’이지 라고 정정해 주신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세월이 지난 뒤 우리가 고향을 떠나 대처로 나와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병중이 영남이 아니라 한국의 어떤 학교보다도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명문학교라는 것이었으며 이는 우리들의 커다란 자부심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문 모두는 경제, 사회, 교육, 정부, 문화계에 활발히 진출하여 두각을 나타내고 오늘의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드는 주역을 담당하였으며 그 불길은 지금도 타고 있습니다.
저는, 아니 우리 모두는 반세기가 넘게 지난 지금도 봄 마다 목성동 성당 쪽에서
피던 아카시아 꽃 향기며 등교시마다 울려 퍼지던 헌재명의 산들바람 노래 가락과 음악당에서 울리던 풍금소리와 밴드부의 나팔소리, 가을을 노랗게 물들이던 은행나무 잎과 겨울이면 톱밥난로 타는 나른한 냄새에 대한 향수 그곳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병중에서 보낸 짧은 세월이 남긴 추억과 인연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희 동기 서울대 김광억 교수는 중국에서 보내온 편지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것은 이성보다 감성이 더 지배하던 인생의 고비를 보낸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중학 시절은 이성이 점차 성숙해지고 감성이 이성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하는 시절이기 때문에 계산하지 않는
이성과 유치하지 않은 감성으로 서로 사귄 시간이었으므로 지금도 특별한 만남의 의미를 주는 관계가 된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저는 제임기간동안 참여하는 동문회를 만들겠습니다. 불행히도 우리 모교는 없어진지가
오래됬고 막내기수도 종심의 나이가 지났습니다. 동문 인구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모이는 횟수와 참여도를 높여나갑시다. 김교수 말 같이 ‘우리 모임이 옛날처럼 떠들썩하고 흥겹지는 않더라도 수도승처럼 조용히 인사를 나누고 깊은 정을 눈길로 주고 받으며
음식을 나누고 경건한 사제의 모습으로 하나님을 만나듯’ 하는 모임이 되는 날까지 자주 만나 안동과 병중이
맺어준 인연을 이어나갑시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우리 모임에는 회비가 없습니다. 뜻 있는 동문들이 출연한
돈으로 후배들이 잘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셔서 친구들과 즐기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주위에 나오지 않는 동문들을 모두 모시고 오십시오.
동문 여러분!
이제 우리는 바야흐로 인생 백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가슴을 펴고 어린시절 품었던 꿈보다 훨씬 성숙된 꿈을 품어봅시다.
그 꿈이 무슨 꿈인지는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의 시로
대신하겠습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자
지식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자
정직한 비평으로 찬사를 듣고
정직치 못한 이웃들의 배신을 참아내자.
아름다움을 감상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자.
아이를 돌봐주든, 작은 정원을 가꾸든
주변 환경을 개선하든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어 놓고 떠나자.
우리가 이곳에 살았으므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이 더욱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다."
동문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12.11
강석인
강 석 인 차기회장이력사항.hwp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글 내용처럼 재임기간동안 더욱 참여하는 동문회로 발전합시다.
이렇게 훌륭한 인사말씀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름다운 문장에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좋은 인사에 큰박수에 앞서 고개가 숙여집니다.,
회장 취임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7회 김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