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C EVOLUTION 양산형 전기 스쿠터의 대안

[제임스MC]

전기스쿠터는 더 이상 놀라운 아이템이 아니다. 이미 숱한 전기스쿠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전기스쿠터는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지속 시간의 한계 때문에,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특수한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BMW가 2013 EICMA에서 공개한 전기스쿠터 C EVOLUTION(이하 ‘씨에볼루션’)은 지금까지의 전기스쿠터와 격이 다른 새로움을 지녔다. 바로 ‘도시의 라이더에 걸맞는 세련된 감각의 맥시스쿠터’라는 정체성이다.

소유욕을 자극하는 품격

전기스쿠터는 가솔린 대신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여 유지비가 적게 든다. 거기다 유해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씨에볼루션은 이런 장점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동시에 ‘진화(evolution)’라는 이름대로 현재 BMW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보여준다. BMW모토라드는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하고 꾸준히 개발중인 BMW자동차와 공조하여 시너지 효과를 이뤄냈다. 또한 전기 자동차인 BMW i3와 동일한 구성의 부품을 채택해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자동차와 동일한 기준의 엄격한 안전 규격에 합격했다.

씨에볼루션의 내부 구조. 가솔린을 사용하는 모터사이클과 완전히 다르다

씨에볼루션은 고전압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솔린을 사용하지 않아 흡입, 압축, 연소, 배기의 과정을 처리하는 내연기관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냉각 방식은 공랭식이다. 8kWh의 넉넉한 용량에 간편한 충전 방식으로 기존 전기스쿠터의 단점을 떨쳐냈다. 충전기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220V의 일반 소켓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면 그만이다. 기본 제공되는 충전 케이블에는 국가마다 다른 전압을 220V로 바꿔주는 표준 커넥터가 장착되어 있다. 220V/12A에서는 4시간, 220V/16A에서는 3시간 이내에 완전히 충전된다.

충전 중인 모습

편리한 충전방식과 짧은 충전시간보다 놀라운 것은 강력한 성능이다. 완전 충전 시 100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최대 회전 속도는 9200rpm이다. 정격 출력은 11kW에서 15hp, 최고 출력은 35kW에서 47hp, 최대토크는 72Nm(53lb-ft)이다. 0-5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7초, 0-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2초다. 최고속력은 120km/h(75 mph)다. 일반적인 600cc급 맥시 스쿠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그에 비해 부피는 작고 무게도 가볍다.

전기스쿠터에서 배터리 못잖게 중요한 핵심요소는 모터다. 씨에볼루션의 모터는 부품을 교체할 필요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랭식이라 고속 주행 시에도 냉각 효율이 탁월하다. 게다가 소음이 거의 없다.

최종 구동장치는 벨트 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했다. 벨트 드라이브는 모터의 동력을 리어 벨트의 축바퀴로 전달한다. 모터와 마찬가지로 교체하지 않고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텔레스코픽 포크, 리어 서스펜션은 싱글 스윙 암 형식이다. 브레이크는 직경 270mm의 트윈 디스크에 보쉬(Bosch)의 ABS를 장착해 안전성을 배가했으며, 2 피스톤 캘리퍼로 제동 시의 저항을 부드럽게 감소시킨다. 사이드 스탠드를 펴면 주차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프레임은 기존의 맥시 스쿠터와는 달리 메인 프레임이 없다. 배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케이스를 프레임의 일부로 활용했다. 프론트를 지지하는 스티어링 헤드와 리어 프레임의 스윙암 모두 스틸 튜브 방식이다. 민첩한 핸들링과 차체 안정성을 위하여 질량을 아래쪽으로 집중시켰다. 휠은 5스포크의 다이캐스트 합금 소재를 채택했다. 프론트 타이어의 크기는 120/70-15, 리어 타이어는 160/60-15다.

동사의 C600스포츠에 비하면 전장이 2190mm, 전폭은 947mm, 휠베이스는 1594mm로 모든 면에서 조금씩 크다. 공차중량도 265kg으로 좀 더 무겁다. 하지만 시트고는 780mm로 오히려 낮다.

외관은 전기 스쿠터라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면 일반 맥시스쿠터로 혼동할 만큼 자연스럽고 모던하다. 머플러가 없는 점만 빼면 말이다. 차체 측면 하단부의 산뜻한 네온 그린 컬러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그 위에 부착한 LED 로고로 주간 시인성을 확보했다.

계기반에는 대형 TFT 컬러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주행 중에도 시인성이 뛰어나며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배터리 충전 상태, 총 전력 소비량, 에너지 재생의 상태 등 라이더가 주행하는 동안 알아야 할 모든 정보가 기입된다. LED 테일램프로 주야간 시인성이 우수해 더욱 안전하다.

탠덤 시트를 열면 헬멧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부가 기능으로는 TCA(Torque Control Assist)와 히팅 핸들 그립이 있다. TCA는 리어휠의 슬립 정도에 따라 모터의 토크를 제한한다. 노면이 젖어 미끄러울 경우, 또는 노면에서 갑작스레 장애물을 밟았을 시, 우수한 정지 마찰력 조절 능력으로 리어휠의 급작스러운 회전을 방지하는 것이다. TCA는 ASC(Automatic Stability Control: 차체 안정성 자동 제어 기능)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히팅 핸들 그립은 추운 날씨에도 안락한 주행을 보장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미래형 모터사이클

씨에볼루션은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용하여 상용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전기스쿠터를 제치고 혁신의 주인공이 되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지하철, 기차 등 전기력을 이용하여 구동되는 교통수단에 널리 쓰인다.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움직일 때뿐만 아니라 멈출 때도 전기 에너지가 필요한데,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하면 제동할 때 발생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덕분에 씨에볼루션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효율적이다. 4가지의 주행모드로 각기 다른 퍼포먼스와 에너지 회생을 제공한다.

로드(Road)모드에서는 코스팅(coasting: 클러치를 단절하고 주행하는 것) 시 에너지 사용량의 50퍼센트를, 제동 시에는 제동에 사용한 에너지 전량을 회생해낸다. 충전한 배터리의 동력을 아끼느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 알맞다. 에코 프로(Eco Pro)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에너지 소비량 자체를 제한하는 동시에 사용한 에너지는 적극적으로 회생하는 모드다.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세일(Sail)은 가속을 마치고 일정한 속도로 주행을 지속할 때 사용하는 모드다. 에너지 회생은 제동 시에만 행한다. 에너지 절약과 회생 때문에 따르는 속도의 한계는 다이내믹(Dynamic) 모드가 보완한다. 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모드로서, 에너지 회생 없이 빠른 가속을 실현한다.

씨에볼루션은 달리는 즐거움, 안정적인 주행감, 모던한 스타일, 실용성, 환경보호 이 모두를 추구하는 새로운 이동수단이다. 혹자는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와 있나 궁금하다면, BMW 모토라드를 보라”고 했다. 씨에볼루션은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모터사이클의 미래를 보여준다. 현재 공개된 사양은 양산형에 근접한 프로토 타입으로, 구체적인 발매 시기는 미정이다.

문의: BMW 모토라드 코리아 02-3441-7800 www.bmwmotorr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