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삼 시인 추모 에세이】
반듯한 가르침 주고 가신 유동삼 시인을 추억하며
- <할머니 말씀>을 노랫가락으로 만들어 부른 원로 시인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유동삼 시인(1925~2021)의 부음(訃音)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가 두 가지였다. <만년청춘(萬年靑春)>과 <할머니 말씀>.
<만년청춘>은 내가 그 어른을 주인공으로 쓴 일간지 칼럼 제목이고, <할머니 말씀>은 그 어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시조 제목이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다.
▲ 고인의 사진과 프로필을 졸고 에세이에 넣으려고 찾아보았다. 오래된 자료지만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대전문학선집》에서 작품 분위기와 걸맞는 반듯한 사진을 찾았다. 젊은 시절 사진으로 보인다. (1995년 2월 20일 발행 《대전문학선집》 51쪽 시조시인 편에서)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일화가 많지만 지면 관계상 한 가지만 소개한다. 2012년 여름이었다. 대전수필문학회 연간 동인지 《수필예술》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유동삼 원로문인에게 축사를 부탁하자, 말씀 대신 노래를 불렀다. 구순을 바라보는 원로 시인이었지만 목소리가 카랑카랑했다.
시인은 <할머니 말씀>이란 자작 시에 노랫가락 형식으로 자작 곡을 붙여 구성지게 불렀다. 이 노래의 ‘버전’은 여러 가지 형태였다. 기존의 어느 곡조에 가사를 붙여 불러도 운율이 딱딱 들어맞았다.
동인지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유동삼 시인이 선창하면 수필문학회원들도 함께 따라 불렀다. 흥겹고 재미있는 노랫말이었다. 분위기가 다소 엄숙하게 느껴지는 원로문인들끼리 손뼉을 치며 크게 합창하니, 웃음도 절로 나왔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시골 할머니처럼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자상하게 느껴지는 노랫말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원로 시인의 정정한 모습과 신명 나게 부르는 흥겨운 노랫가락이 인상 깊어 칼럼을 썼다. 졸고 칼럼 <만년청춘> (2012) 한 대목이다.
[前略] 30년 전통의 ‘대전수필문학회 동인지’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올해엔 특별히 유동삼 원로회원이 미수(米壽·88세)를 맞아 특집을 마련했다. 시조 시인이자 한글 사랑에도 남다른 열정을 바쳐온 유동삼 선생의 자작시 낭송은 감동적이었다. 시조를 손수 프린트해다가 회원들에게 나눠 주더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읊기 시작하는데, 흔히 들어보는 ‘시 낭송’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놀랍고도 의미 있는 ‘노랫가락’이었다. 아흔을 바라보는 원로문인이지만 음정 박자도 전혀 어긋남이 없었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할머니 말씀’이란 시조다. 어느 노래의 곡조에 맞춰 불러도 운율이 딱 들어맞을 만큼 부드럽고 인상적인 노랫말이었다. 원로문인은 동심으로 돌아가 이 시조를 여러 곡조에 맞춰 불렀다. 동기간 한 몸같이 아끼며 보살피며 준 것은 잊더라도 받은 은혜 잊지 말고 서로가 도와 가면서 한결같이 지내라 하루 종일 놀더라도 논 표는 아니 나고 도막 시간 책 읽으면 공부한 표 금방 난다 하물며 매일 힘쓰면 뛰어나게 되는 법 남의 것은 짚 검불도 어려운 것이란다 폐 안되게 살아가기 쉬운 일 아니란다 신세를 지는 것보다 보태주며 살아라 나 하고 싶은 일은 암만해도 표 안 나고 남 위해 하는 일은 작은 것도 표가 난다 남들을 이롭게 하면 나도 빛이 나는 법 - 유동삼 / ‘할머니 말씀’ 전문 - 노시인이 연세도 잊은 채, 힘차게 노래 부를 때마다 회원들도 모두 합창하듯 따라 불렀다. 축사(祝辭)순서에서 내게도 마이크가 주어지기에 한 말씀 드렸다. “창작에는 정년이 없다더니, 시와 수필을 쓰시는 분들은 겉모습은 늙어가도 정신연령은 ‘만년청춘’입니다. 올해 미수를 맞으신 유동삼 선생님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여 ‘할머니 말씀’을 부르신다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입니다. 감동입니다.” 그러고 보면 ‘만년청춘’이란 그냥 붙여주는 덕담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평소 몸과 마음을 고집스럽게 잘 관리해야 가능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나친 노욕(老慾)을 버려야 ‘만년 아름다운 청춘’이 될 수 있다. (2012년 7월 26일자 금강일보 ‘윤승원의 世上風情’ <만년청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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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 ‘만년청춘’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나가자 어느 잡지사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유동삼 원로 시인과 인터뷰하고 싶으니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 시인이지만, 새로운 뉴스 가치를 찾는 기자에겐 나의 칼럼 한 대목이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신선했던 모양이다. 구순의 원로문인이 산처럼 쌓인 많고 많은 문학적 식견을 담은 축사 대신 자신의 시조에 곡조를 붙여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은 수필 문단에서 두고두고 흥미로운 뉴스거리가 됐다.
교육자이자 시인, 수필가로서 주옥같은 많은 글을 남겼지만, 돌아가신 후에 세상 사람들이 고인에 대해 어떤 이미지로 뒷모습을 기억해 줄까 더듬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책장 깊숙이 스크랩북 속에 잠들어 있는 졸고 칼럼 <만년청춘>을 찾아낸 소이(所以)이다. 이 글을 추모의 정으로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면서 고인의 문학 세계와 인품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교육자 시인의 반듯한 가르침을 담은 명품 옥고 <할머니 말씀>을 가족 채팅방에도 올려 공유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니, 시인은 저세상으로 떠난 게 아니었다. 영원히 우리 곁에 친근한 이미지로 우뚝 서 계신 ‘동화 같은 선생님’이란 생각이 든다. ■
2021년 8월 1일
고 유동삼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윤승원 추모 記
만년청춘(萬年靑春)
윤승원 금강일보 논설위원
나이 든 사람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보일 때 ‘만년청춘’이라 한다. 이 시대 대표적인 ‘만년청춘’을 꼽으라고 한다면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자인 송해 형(그는 고령의 호칭이 달갑지 않은 듯 ‘오빠’나 ‘형’으로 익살스럽게 불러주길 좋아하니 ‘형’이라고 칭한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27년생이니까 만 85세. 어렵고 힘든 시절이 왜 없었으랴. 비바람과 눈 서리를 거뜬히 이기고 우람한 둥치로 나그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는 동구 밖 느티나무처럼 팔순 노인은 오늘도 전국을 누비며 웃음과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만년청춘’이 어디 연예인 ‘송해 형’뿐인가.
특유의 나비넥타이를 매고 최근에 TV 토크쇼에 나온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도 ‘송해 형’과 비슷한 연배인 1928년생(84세)이지만, 유창한 언변이나 밝은 안색을 보면 ‘만년청춘’ 대열의 선두그룹에 설 만하다. 그 연세에 유머 넘치는 유려한 말솜씨에다 하얗게 드러내 보이는 치아를 보면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 모두를 누리는 ‘만년청춘’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만이 만년청춘인가? 아니다.
최근 금강일보 지면에는 충남 예산에 사는 99세 박기준 옹이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을 치르는 장면이 소개돼 화제가 됐다. 평생 접해본 적이 없는 PC 학과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하고, 장내 기능시험도 단 한 번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당당히 입증해 보인 것이다.
노년에 병고가 찾아와 힘들게 살아가는 어르신도 많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을 누리면서 평소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즐기거나 해박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만년청춘’도 많다.
충청지역 언론계의 거목으로 일선 기자들에게 존경받아 왔던 변평섭 씨가 뜻하지 않게 세종시 정무부시장에 취임하자 일부 걱정하는 시각도 있었다. 73세. 노인 축에 드는 연령을 문제 삼은 게 아니었다. 지역 사회에서 크게 추앙받는 원로 언론인이 ‘으뜸’이 아니라 ‘버금’의 뜻을 가진 ‘부(副)’자 직함이 가당찮은 일이냐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후배 기자들에게 “제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낮은 자세로 ‘봉사’를 하고 싶다는데, 나이며 체통이 무슨 상관인가. 의욕적인 ‘만년청춘’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봉사정신’만큼은 박수받을 일이다.
며칠 전, 30년 전통의 ‘대전수필문학회 동인지’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올해엔 특별히 유동삼 원로회원이 미수(米壽·88세)를 맞아 특집을 마련했다. 시조 시인이자 한글 사랑에도 남다른 열정을 바쳐온 유동삼 선생의 자작시 낭송은 감동적이었다.
시조를 손수 프린트해다가 회원들에게 나눠 주더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읊기 시작하는데, 흔히 들어보는 ‘시 낭송’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놀랍고도 의미 있는 ‘노랫가락’이었다. 아흔을 바라보는 원로문인이지만 음정 박자도 전혀 어긋남이 없었다.
이 시조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할머니 말씀’이란 시조다. 어느 노래의 곡조에 맞춰 불러도 운율이 딱 들어맞을 만큼 부드럽고 인상적인 노랫말이었다. 원로문인은 동심으로 돌아가 이 시조를 여러 곡조에 맞춰 불렀다.
동기간 한 몸같이 아끼며 보살피며
준 것은 잊더라도 받은 은혜 잊지 말고
서로가 도와 가면서 한결같이 지내라
하루 종일 놀더라도 논 표는 아니 나고
도막 시간 책 읽으면 공부한 표 금방 난다
하물며 매일 힘쓰면 뛰어나게 되는 법
남의 것은 짚 검불도 어려운 것이란다
폐 안되게 살아가기 쉬운 일 아니란다
신세를 지는 것보다 보태주며 살아라
나 하고 싶은 일은 암만해도 표 안 나고
남 위해 하는 일은 작은 것도 표가 난다
남들을 이롭게 하면 나도 빛이 나는 법
- 유동삼 / ‘할머니 말씀’ 전문 -
노시인이 연세도 잊은 채, 힘차게 노래 부를 때마다 회원들도 모두 합창하듯 따라 불렀다. 축사(祝辭)순서에서 내게도 마이크가 주어지기에 한 말씀 드렸다.
“창작에는 정년이 없다더니, 시와 수필을 쓰시는 분들은 겉모습은 늙어가도 정신연령은 ‘만년청춘’입니다. 올해 미수를 맞으신 유동삼 선생님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여 ‘할머니 말씀’을 부르신다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입니다. 감동입니다.”
그러고 보면 ‘만년청춘’이란 그냥 붙여주는 덕담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평소 몸과 마음을 고집스럽게 잘 관리해야 가능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나친 노욕(老慾)을 버려야 ‘만년 아름다운 청춘’이 될 수 있다. (2012년 7월 26일 금강일보 ‘윤승원의 世上風情’)
첫댓글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댓글
◆ parkkyungouk(교수, 올사모 회원) 2021.08.01.16:00
유동삼 시인의 시조 ‘할머니 말씀’은 ‘노랫가락’에 그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시조에서 인생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곁들여 ‘만년청춘’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의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지나치게 새로운 변화 속에 나이로만 평가하려는 예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 같은 사회에서도, 아직도 정정하게 93세의 미국 상원의 민주, 공화당 의원이 2명이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나이로만 ‘새로운’ 것인 양 재단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만년청춘’으로 더 노력하고 분투하는 삶으로, 인생을 만끽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답글/ 윤승원 2021.08.01.16:20
박 교수님의 귀한 댓글 고견을 통해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을 새롭게 합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정정하게 93세 의원이 두 명이나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정보요, 새로운 지식입니다. 단순히 연세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고 하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인식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건강한 노년’이 부러운 것은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 데 대한 존경심이고, 그 연세에 부단히 시를 짓고, 수필을 쓰는 정신력도 존경하게 됩니다.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어르신이 주위에는 많이 계십니다. 박 교수님의 오늘 귀한 댓글에서 차원 높은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아주 먼 옛날, 유동삼 장학사님의 장학지도로 수업참관을 받던 때가 떠오릅니다.
퇴직 후 2008년, 대전수필문학회 신입회원으로 가입했을 때 정확히 기억해주시던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 살아생전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그려봅니다. 윤회장님 고맙습니다.
김 선생님은 교단에서 인연을 맺으시고 대전수필 문단에서도 인연 맺으셨으니 그 정이 각별하시겠어요. 유동삼 선생님은 한말글 사랑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셨지요. 문학모임 때마다 바른말 고운말을 프린트해 오셔서 일일이 나눠주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들꽃에 대해서도 해박하셨지요. 꽃 박사이셨어요. 교육자로서 지식이며 올곧은 인품이며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김선생님도 함께 고인을 추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나라로 떠나셨군요. 한글에는 참 엄격하고 성품도 강직한 분으로 보여 조심스러웠는데, 대전수필 문학회 모임에 오셔서 노래 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소년처럼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삼가 유동삼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대전문인총연합회에서 고 유동삼 시인 추모특집 원고 모집 공지를 카페에 띄웠기에 옛 칼럼까지 찾아 보았습니다. 고인은 대전수필문학회 원로회원으로서 좋은 글 많이 보여 주셨고 유익한 말씀도 많이 들려주셨지요. <<수필예술>> 출판기념회 참석하시면 잊지 못할 인상적인 모습 보여주셨어요. 연치가 한참 아래인 제게도 깍듯이 존칭하시며 "회장님" 호칭을 붙여 주셨어요. 강회장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추모의 정이 각별하시군요. 감사합니다.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댓글
◆ 낙암 정구복(역사학자, 올사모 운영자) 2021.08.02. 07:18
삼가 유동삼 선생의 명복을 충심으로 빕니다.
‘할머니의 말씀’이란 가사를 읽으면서 인생은 유한하나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씀을 유동삼 선생 영전에 드리고 싶습니다.
그 가사의 내용은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주는 생활신조로서 그 말씀은 영원한 복음, 이웃에 대한 사랑, 인간애, 열심히 살아가는 교훈으로서 천금 같은 금과옥조입니다.
아주 쉬운 말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신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윤 선생을 통해서 이런 글을 읽게 되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윤 선생은 좋은 내용을 ‘올사모’회원 그리고 사회의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시는 사랑의 전령(전달자)이십니다.
거듭 감사를 표합니다.
▲답글 / 윤승원 2021.08.02. 07:48
존경하는 정 교수님의 댓글 옥고는 유동삼 시인의 시조작품 <할머니 말씀>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깊이 있게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이웃에 대한 사랑, 인간애, 열심히 살아가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 금과옥조 같은 시조>라는 해설을 해주신 데 대하여 깊이 공감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작가의 한 작품을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얻습니다. 지은이는 먼길 떠나도 작품은 독자의 가슴 속에 영원합니다. 정 교수님, 제게도 과분한 격려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동삼 선생님께서 떠나셨군요. 조의를 표합니다. 선생님의 우리 말과 글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 대단하신분이십니다. 제가 알기는 유등(柳等-버드나무가 가지런하다)중학교를 개교한 뒤에 교장으로 부임하셔서 교명을 버드내 중학교로 바꾸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버드나무와 시냇물이 어우러진 순 우리말인 버드내 중학교 얼마나 아름다고 고운 우리말입니까? 이런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좋은 이름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이 곳곳에 살아있습니다.
박 교장선생님께서도 유동삼 선생님의 한말글 사랑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군요.
일상 속에서 바른말 쓰기에도 열정이 대단하셨지요.
방송을 들으시다가도 아나운서가 <뉴스를 마치겠습니다.>라고 하면 틀린 말이라고
방송국에 전화를 한다든지 엽서를 꼭 보내신다고 하셨습니다.
<겠습니다>는 미래형이니, <마칩니다.>라고 종결형으로 말해야 바른 말이라고요.
훌륭한 한말글 사랑 교육자이자 명 시인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