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녹차를 즐겨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옛 다인들은 차를 마실 때 오감으로 마셨다고 한다. 찻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진향을 음미하고, 찻잔의
온기를 느끼며, 맑은 수색을 바라본 후 그 맛을 느꼈다.
오감이 즐거워지는 그 곳, 티백 하나 달랑 띄워주는 인스턴트 녹차가 아니다. 초록 물결치는 차밭의 정취가 그대로 전해지는 곳. 차 전문가도
즐겨 찾는다는 녹차 전문점을 찾아갔다.
● 녹차 잎의 연두색과 원목이 조화된 '오'설록 티하우스'

▲ 오'설록 티하우스의 인기메뉴. 아이스 그린 오렌지,
그린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린 티라미스, 그린 아몬드 쇼콜라(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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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시내 한켠에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겨나는 녹차전문점이 자리잡았다. 카페 곳곳엔 제주도의 드넓은 초록빛 다원을 숨겨놓았다. 명동거리가
왁자지껄하다면 오'설록 티하우스는 외관부터 차분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녹차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조각케이크와 초콜릿, 베이커리 등을 만나게
된다.
은은하고 옅은 그린색을 채워진 실내를 돌아보면 코끝으로 녹차향이 느껴지고, 눈앞에서 푸른 녹차밭이 그려진다. 한국, 일본, 중국의 희귀한
녹차, 우롱 차, 화차 등이 유리관 속에 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며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여러 가지 차도 준비되어 있다. 층층이 놓인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 한쪽에 진열된 세계 각국의 찻잔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녹차에 카라멜의 달콤한 향을 더한 그린카라멜콘빠나, 치즈와 녹차향이 은은한 조화를 이루는 그린티라미스 등이 추천 메뉴. 녹차의 감칠맛에
우유크림을 넣어 만든 그린 카푸치노나 오렌지의 상큼함과 녹차의 얼음 알갱이가 씹히는 아이스 그린 오렌지도 오'설록만의 특별한 메뉴. 녹차와
과일, 요구르트 등이 조화된 케이크를 한번 접해본 사람은 잊지 않고 그 맛을 기억한다는 풍문까지 있다.
50여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로 가격대는 4,000~6,000원.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한 달에 2번씩 설록차 교실을 운영하여 녹차와 관련된 지식을 나누고 녹차를 활용한 음료 만들기 등을 전수하기도
한다.
- 위치: (명동점) 우리은행 옆, 청휘빌딩 1층 (02-774-5460)
-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 (주말) 오전 9시부터 밤 11시
● 오래도록 지극한 맛의 향연, '세이지 그린티'

▲ 세이지의 잎녹차는 하동과 보성에서 가져온 것으로,
즉석에서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 |
인사동 쌈짓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짚으로 만든 의자가 눈길을 잡아 끈다. 복조리 같이 생긴 의자가 앞에 놓인 세이지 그린티는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는
매장이다. 벽에 원통들을 쌓아 올리고 길게 뻗은 탁자 안에 차 도구들을 넣어놓아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이지는 '작지만 지극하다(細而至)'는 뜻의 조합어. 이곳에서의 잎녹차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우전과 세작으로 나누고 또 구수한 맛, 개운한
맛으로 분류한다. 포장된 티백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말린 잎을 세이지만의 티백에 포장하여 우려내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브라우니 소다는 전통적인 녹차를 이용해 파격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세이지 그린티에서 제안하는 야심작. 진저에일소다(탄산수)에 가루
녹차로 만든 얼음과 레몬을 넣은 독특한 퓨전 녹차 음료이다. 시원한 소다수에 녹차 얼음이 녹으면서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녹차 때문에 뒷맛까지
깔끔하다. 우유에 가루녹차를 얼음과 섞은 리프 프로지아노, 우유와 녹차가루를 섞은 뒤 화이트초콜릿 파우더를 뿌린 화이트초콜릿 그린 등 퓨전
녹차가 다양하다. 20여가지의 음료의 가격대는 3,800~5500원.
- 위치: (인사점)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맞은편 쌈지길 2층 (02-736-0088, 내선번호 201)
-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밤 9시

▲ '세이지 그린티'의 추천메뉴. 브라우니 소다,
화이트초콜릿 그린, 세이지 세작 개운한 맛(왼쪽 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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