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스러운 성경통독성회
2009-01-13 09:10:25 read : 1648
“성경 읽으며 울어 보셨나요?”
[이선균 목사(아현중앙교회)]서대문지방, 네 교회 성경통독으로 새해 열어
곽인 부장 mercykwak@hotmail.com
지난 4일 신년예배를 드리며 교회마다 2009년 새해 첫 발걸음을 떼었다. 기도회로, 전도로, 혹은 제자훈련으로 문을 여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서대문지방의 네 교회처럼 닷새 동안의 성경통독성회로 한해를 시작하는 교회가 있어 화제다.
하루 11시간씩, 5일간. 총 55시간동안 진행되는 성경통독에 지난 5일 아현중앙교회(이선균 목사), 아현교회(조경열 목사), 대신교회(안규진 목사)가 나섰고, 2월에는 창천교회(서호석 목사)도 함께할 계획이다. 말씀이 신앙생활의 기본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년 실패하는 성경완독. ‘성경통독운동’ 전도사인 이선균 목사에게 성경통독의 의미와 가치를 들었다. <편집자 주>
성경통독성회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 이선균 목사(아현중앙교회)
크리스찬이면 새해를 맞으며 누구나 한번쯤 올해는 성경을 반드시 한번은 읽겠다는 각오와 소망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도 나름대로 교인들에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떤 교회는 새벽기도시간을 이용해서, 또 어떤 교회는 특별한 절기에 한사람씩 시간을 정해 릴레이식으로 성경을 통독하기도 하지요. 모두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교회에서 직접 시행해 본 결과 단기간에 집중해 진행하는 성경통독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감히 추천합니다.
성경통독성회의 진행은 아주 간단합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30분간 주어지는 점심과 저녁식사시간을 제외한 11시간동안 말 그대로 성경을 통째로 읽는 것입니다.
닷새 동안 진행하니 모두 55시간이 소요되는데, 앞에서 읽는 통독자가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기 때문에 이 시간이면 성경 일독이 가능합니다. 5일 동안 성경만 읽는다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직접 말씀으로 성도들의 심령을 변화시키시죠. 그 역사가 흥미진진합니다.
정말 빨리 읽기만 하면 되나요.
55시간동안 최대한 빠르게 갈급한 마음으로 읽기만 합니다. 기도도 없고 설교도 없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 같지만 하나님께서 급하셔서 그런지 말씀만 읽어도 은혜를 부어 주십니다.
성경을 골라 읽지 않습니다. 성경을 순서대로 빠른 속도로 집중해서 읽어나가면서 큰 흐름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발음이 어려운 지명이나 인명은 조금 틀려도 상관없습니다. 빨리 읽어나가면 무엇이 남을까 염려도 되겠지만 신기하게도 성경을 관통하는 깊은 뜻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성도는 빠른 속도로 읽는 가운데도 어느 한 구절에 은혜를 받고 통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앞에서 낭독하는 사람이 ‘너희들 내가 잘 읽을 테니 들어봐’하는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속에 자기 자랑이 있고 교만이 있기 때문에 절대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단 시편은 빠르게 읽기에서 예외입니다. 왜냐하면 신앙의 연조가 깊으신, 연세 드신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었기 때문입니다.
시편은 험난한 인생역정 가운데서 우러나온 기도들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느린 속도지만 가슴으로 읽는 것이 더 은혜롭습니다. 어르신들의 감격에 예배당이 눈물바다가 되곤 합니다.
마지막 5일째에는 성찬식과 간증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성경통독성회를 하면 어떤 유익이 있나요?
목사인 저도 이 시간만큼은 교인들과 같이 갈급한 마음으로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 저 자신을 무방비로 내어 놓습니다. 목회자들은 직업병처럼 성경을 읽을 때, 이 말씀을 어떻게 요리해서 설교할까라는 데 관심을 두기 마련입니다. 그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설교자인 나도 말씀이 필요한 부족한 영혼이라는 가난한 심정으로 갈급함으로 말씀을 읽을 때 감격하고 통곡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매년 두 차례씩, 성경통독성회를 한지 만 4년이 됐습니다. 매 성회 때 마다 느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진짜 살아 역사하시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가슴 깊이 느낍니다. 성경을 읽어나가다가 회개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상처가 치유돼 기쁨이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읽으며 울어 본적이 있으신가요? 하나님의 말씀은 거룩하다고 하는데 그 말씀을 들으며 통곡해본 적 있나요? 성경통독성회를 진행하다보면 이런 일은 아주 흔합니다. 성경말씀을 읽으며 우리 심령을 향하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대면하게 되고, 하나님의 뜨거운 심장을 만났을 때 어느 누가 울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성경통독성회를 성경통곡성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느헤미야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성벽을 건축한 후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백성에게 율법을 낭독하죠. 그때 그들은 말씀을 듣고 울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자신의 삶과 행동 사이에 큰 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통독성회를 하다보면 통회 자복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또 하나님은 말씀 가운데 상처받은 성도의 심령을 어루만져 새롭게 회복시켜 주시기도 합니다.
또 좋은 점은 성경통독을 통해 성도들은 본인이 직접 말씀을 듣고 체험하기 때문에 평생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잠깐 웃고 잠깐 감동하고, 쉬 잊게 되는 부흥회와는 다르죠.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말씀을 체험한 교인들은 깊이 있는 신앙으로 한걸음 들어서게 되고, 목회자가 말씀을 전할 때 성경의 큰 흐름 속에서 그 뜻을 파악하게 됩니다.
성경통독성회에 성공하기 위한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
특별히 준비시키는 것은 없지만 성공을 위한 원리 한 가지를 꼽는다면 전심의 원리를 들고 싶습니다. 목숨 걸고 한 번 읽어보자는 것입니다.
전심이란 쉽게 말하면 성경을 읽는 이 기간만큼은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성경 읽는 데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식사시간 30분, 집에 가서 자는 일 외에 다른 일은 모두 접어두고 성경읽기에만 집중합니다. 저는 교인들에게 이 기간만큼은 이사도 가지 말고 죽지도 말라고 말합니다. 갈급한 마음으로 제단 앞에 나와 무릎 꿇고 집중해서 말씀을 읽는 동안 스스로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성경통독운동 확산에 힘쓰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받은 은혜가 너무 커 서대문지방에 소개했더니 올해 세 교회가 저희 교회와 같은 진행방식으로 각각의 교회에서 성경통독성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종로지방 삼청교회도 실시할 마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어떻게 성경만 읽나하는 염려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단언하건데 목숨을 걸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하기만 하면 은혜 받는 것은 확실합니다.
성경통독성회를 마치고 나면 많은 교인들이 말씀 속에서 깨어지고 치유 받고 성장한 것을 금방 발견하게 됩니다. 많은 간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성도들의 신앙의 온도가 올라가 있는 것을 금방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김희진 선교사도 교회에서 현지인들과 불어성경으로 통독성회를 했는데 큰 은혜의 역사가 있었다고 전해왔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 새해를 시작하는 것, 얼마나 가치 있는 일입니까. 많은 교회에서 성경통독운동이 일어나길 소원합니다.
*성경통독성회 진행방법*
1 자기 성경으로 읽는다.(개역개정판)
2 장이 끝나면 “아멘 00장” 소리친다.
3 책이 끝나면 “할렐루야 X 3, 다음책 이름(000000) 1장”을 손들고 외친다.
4 한 사람이 대개 3-5장 정도 통독하며, “다음 분 준비해 주세요”하고 신호하면 다음 통독자가 나와서 준비한다.
5 눈이 읽는 속도에 미칠 만큼 빠른 속도로 읽자,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해 빨리 읽자.
6 하나님께 기도, 감사제목이 있는 분은 자유롭게 감사헌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