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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
2019년 거제 대회를 마지막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윈드서핑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
2021년 말 들어 정부의 코로나 관련 정책이 바뀌기 시작하며 여러 체육대회들이 열리기 시작했는데,
서울,강릉대회를 시작으로 윈드서핑도 다행히 시합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남부지방 사람이 되어버린, 운전을 무척이나 힘들어하는 나에게는 여수대회와 거제대회가 첫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거제는 태풍의 영향으로, 여수는 요트협회와 윈드서핑연맹들의 정치적 이유로 윈드서핑 종목이 사라졌다.
그 아쉬움을 달래 준 첫 지역은 울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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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시합을 즐기지 않는다.
시합이란게 높은 속도에서 서로 뒤엉키게 되다보니 항상 부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가 (나는 겁이 많다)
윈드서핑에서 기술적으로 배우고 싶은부분은 많은데, 누군가를 꺾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모든 운동에 있어 규칙에 있어 꽉 막힌 '규칙 꼰대'인 나로서는 많은 반칙이 난무하는 시합장이 사실 큰 스트레스이기도 했다.
게다가 주말에 레슨까지 잡혀있으니.....
하지만 시합때마다 참가를 독려해주는 김창용고문님 덕분에 나 역시 2년만의 첫 시합에 참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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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일 하루 전, 새벽부터 이어진 작업과 레슨, 장비배달등의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쉬는시간 없이 18시까지 50km를 달려 수륙터에서 장비 상차를 해야했다.
'언제 가나~'
고민 하던 중, 상차 예정시간 두시간 전에 정수천 부회장님께 전화가 왔다.
"네 장비 실어주려 하는데 어떤것 실으면 될까?"
감동.....
'와, 나도 누군가 시합에 갈 내 장비를 실어주다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길고 길었던 하루, 편하게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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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병구형님 차를 타고 울산으로 향했다.
병구형님 트럭을 타고 시합장에 가다보니
많은 분들의 안부 전화가 왔다.
"안전띠 잘 메라"
"오바이트 할지 모르니 봉투 가져가라"
"조수석에도 에어백 했나?"
하지만 어느새 중장비 기사님이 된 병구형님의 운전은 너무나도 스무스하고 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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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진하.
전국 각지에서 오신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하다보니 어느새 몇시간이 지나 있었다.
코로나 시국에도 여전히 건강하신 서울의 박두섭 고문님과 수남 선생님 외 많은 선배님들
제주에서 날아 온 윤희누나와 동광이형, 호스트 ㅡ 울산 마우이 식구분들,
우리보다 먼 광양에서 시합을 빛내러 와 준 수산나 누나네.
어느새 넘사벽이 되어비린 채 국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찬이.
너무 많아 다 적을수는 없지만 모두가 너무나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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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약풍이었다.
1.5~3.5m/s 왔다갔다...
해당 조건에 그나마 달릴 수 있는 레이스보드 시합으로 울주 군수배가 열렸다.
1차 레이스는 약 2~3.5m/s의 바람이 불었다.
출발선은 엔드마크가 유리하게 셋팅이 되어 있었고, 울산의 정욱 선배와 함께 엔드 마크에서 출발한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역시나 정욱 선배의 챔피언 클라스는 어디가지 않았다.
하지만 정욱 선배의 세일은 아쉽게도 강풍용 세일이었고.... 선배의 강인한 체력으로도 장비 미스는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정수천 부회장님 또한 멋진 레이스를 보여주었으나
1마크에 근접해 잠복해 있던 양식장 아래 줄에 걸려 넘어져 버렸고.... 아쉬운 결과를 내게 되었다.
사실 승패를 떠나 이런 장면이 나오면 아쉽다.
실력과 관계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접한 상태에서 선두가 겪는 불평등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결과의 불평등함.
나도 사실 로프에 걸렸으나, 핀이 뒤로 많이 휘어있는 핀이라 한번 울컥하고 넘어갔다.
통영 미풍 최강으로 군림하고 정수천 부회장님이라 더 아쉬운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1히트(경기) 후 내가 RC정에 이에대해 보고 하였으나 장애물이니 피해가라는 대답이 돌아와서 상당히 아쉬웠는데,
추후 육상 지시가 있었는지, 1마크가 양식장을 넘어선 비팅이 필요하지 않게 위치가 조정되어 다행이었다.
아쉬움이 있는 상황 이었지만, 이에대한 즉각적인 수정이 이루어진부분은....
역시 울산대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위권에 오면 대부분의 운동 종목 시합은 수 싸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2차 레이스떄는 눈치 빠른 상위권 세일러들이 엔드마크로 출발지를 변경하여 1차 보단 여유가 덜 했다.
바람도 레이스보드 공식 시합 기준보다 줄어서 2~2.5m/s로 떨어지는 바람에 더 힘들었지 싶다.
2차 레이스떄는 하네스라인이 닳아 라인이 고정이 안되는 바람에 풍상범주에서 세일을 반쯤 놓쳤다가 다시 잡는 상황이 발생했다. 식겁했다.
거의 반년 만에 타는 레이스보드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져서 풍상도 제대로 못 치고 올라 갔던것 같다.
출발선에서 다른 보드와 충돌로 보드가 밀려 열심히 펌핑 출발을 한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좋은 마무리.
3차 레이스떄는 하네스라인을 짧게 매듭을 지어 묶어 출발했고, 역시 운 좋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사실 너무 오랜만의 레이스보드인데다 레슨으로 인해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걱정했었는데,
내 몸에 2년 가까이 적응이 된 (서유진 회원) 보드를 빌려 타고와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보드를 기꺼이 빌려주신 서유진 회원님과 보드를 수리해주신 김석용 수리이사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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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노래방을 향했다.
진숙회원님이 가져오신 케익도 먹고....
나는 박수만 치다 나와서 집으로.....
TWA에 새로오신 형님들은 참 흥이 많은것 같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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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거 먹어야 시합 잘한다."
"어제 잘 했으니 맛있는거 먹어야 한다."
"이제 다 끝났으니 맛 있는거 먹어야 한다"
시합장에 가면 김창용 고문님께서 항상 밥을 사주신다.
그것도 맛있는 걸로.
이번엔 칼칼한 복국 이었다.
시합장에 가면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있는것 같다.
2일차 시합.
선수부 포일은 찬이가 압도적이었다. 출발부터 RC정을 돌아 나가는 플레이닝 스타트.
동호인부 포일은 강정호 선배가 압도적이었다. 슬라럼 베이스에서 나오는 탄탄한 기술과 안정적인 포일링.
창원의 문성식 회장님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포일의 일부가 유실되어 제 짝도 아닌 희한한 부품을 끼운 채로 입상.
장비가 제대로 갖추어 졌었다면 더 높은 순위도 가능했을것 같다.
포일을 정말 열심히 타시더니.... 다 떠나서, 까마득한 윈드서핑 후배인 나로서는, 참 멋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전홍산원장님도 포일에 참가하여 분투 하셨다.
슬라럼은 역시나 치열했다. 선수출신들의 훌륭한 실력이 돋보였고
장년,여성 부에서는 선출인 지현이 누나가 압도적이었다.
장비가 약하고 어느새 체력이 많이 떨어진, 석용선배는 3히트 출발을 풀 플레이닝으로 치고 나가는 등의 멋진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으나, 체력이 떨어지면 자이빙 미스가 나올 수 밖에 슬라럼의 특성상, 몇번의 미스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클라스는 어디 가지 않는다고, 장년부 입상을 하였다.
충분히 통영 슬라럼 1위 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시합이 끝난 뒤엔 체력이 떨어진 통영 넘버원 석용선배를 대신해 내가 장비를 풍상으로 타고 왔는데,
고성에서 온 존이 옷을 버리면서까지 장비 수거에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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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을 마치고,
내가 울산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나무 다리를 건너면 태평양이 그리는 아득한 수평선을 고지대에 위치한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볼 수 있는곳.
제주도의 느낌도 나고....
폐회식 행사 전 진숙이모와 함꼐 산책을 갔는데, 송부장님이 바람을 쐬고 계셨다.
지점장님, 부장님, 종민써퍼님, 진숙이모...
어느덧 시합에 나오셔서 코스를 달리게 된 멋진 세일러들과 바다 구경을 하였다.
색다른 영광이었다.
7~11m/s가 부는 바다.
조만간 모두가 이 바람에 함께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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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
내게 있어 울산 시합이 멋진 점은, 국내 최고수준의 바람도, 멋진 해변도 아닌 바로 대회 운영과 관계자들이다.
울산은 시합을 일단 시합을 치루고 저녁시간에 개회식을 한다.
즉, 바람이 있을때에 서핑을하고 저녁에 대회에 도움을 준 공무원,국회의원 및 귀빈들이 자리하여 개회를 한다.
국민의례도 없다.
대부분의 대회가 바람 한창 좋은 12시 전후에 한시간 가량 행사를하고
뒤 늦게 남은 바람에 부랴부랴 세일링을 하는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울산 시합이 효율적이고 참가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 알 수 있다.
경품도 푸짐하다.
아주 오랜시간 장비를 수입해오신 윤해광 코치님이 계신 클럽 답게, 윈드서핑 대회에 대한 군의 지원도 훌륭한것 같다.
그 경품 중, 우리가 가장 필요한 SUP를 우리의 임병훈전무께서 획득하여 협회에 기증 하셨는데,
아마 이번 시합, 우리의 진정한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나는 값비싼 보드나 세일보다도 강습용 리그세트가 매우 탐이 났는데, 아쉽게도......
폐회식에서는 안타까운 점도 있었다.
슬라럼 시합에서 선수가 OCS 선수에 대해
현장에서 RC정에게 거칠게 항희를 한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한낫 선수가 경험 많은 RC에게 항의를, 그것도 바다에서"
라는 내용이 마이크를 타고 전달 되었다.
나도 울산대회 참가 선수였기에, 한낫 이라는 수식어가 상당히 불편했다.
항의, 'protest' 의사는 바다에서 밝히고 육지에 돌아와서 항의를 해야한다.
나는 자초지종은 모르겠지만 그 선수가 잘못 한 부분은 있지 싶다.
그래도 관계자분 역시 먼길을 온 선수들이 모두 불편 할 수 있는 '한낫 선수'라는 말 보다는
이러한 절차를 설명해주었으면 윈드서핑 발전에 훨씬 좋지 않았을까? 라는 내 생각이다.
해당 선수의 말이 맞았다면
선수는 RRS 5장의 규칙들에 의거하여 프로테스트 할 수 있었고 구제 받을 수 있었다.
울산 대회는 전국 대회 중 약식이나마 항의와 청문을 하는 몇 안되는, 제대로된 대회이다.
이런 기본 적인 규칙이 요트 동호인끼리는 지켜지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우리 윈드서피끼리는 모른다는 점이 참 아쉽다.
'동호인끼리 뭘 그러냐? '
쿨하게들 그러지만
억울한 상황이 중요한 무대에서 발생지고 규칙을 지킨 사람이 피해를 받게 되면 결국 이게 표출되고,
규칙의 위반을 눈 감아주는것이 더 이상
'서퍼들끼리의 쿨 함'이 아니라
'규칙을 알고 젠틀하게 해결하는 요트인들과 달리 화만 내는 윈드서퍼'
라는 이미지가 생기지는 악순환이 아닐까 싶다.
전후사정을 정확히 몰라,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해결방법이 있음에도 시합때마다 생기는 규칙으로 인한 잡음이 안타까운것은 사실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자세한 규칙을 몰라도 중재/청문에서 심판들이 알아서 결론 내려주는데,
나는 이 경우가 서로 깔끔하고 감정 상할일도 없다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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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오는 길.
단체전 상금으로 한우를 먹었다.
원래는 통영에서 장비 하차 후, 혹은 직전 모두 같이 식사를 하곤 했는데, 이번엔 조금 달랐었다.
병구형님과 장비차를 타고 배가 매우 고픈 상태에서 식당에 조금 늦게 도착, 식사를 시작 하였다.
헌데 고기 예닐곱점을 집은 순간 갑자기 추가 주문이 안된다고하여 매우 당황 하였다.
그래도 역시 우리의 김창용 고문님!
이번에 받으신 상금으로 마음껏 먹으라는 호탕함과 함께
약 30~40만원어치 추가 주문을 해주셔서 덕분에 우리 테이블 모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타지에서 배 곯는것만큼 서러운게 없는데, 역시 고문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고문님.
고깃집에서 통영으로 가는 길.
네비가 나의 고성 강습장, 당항포 클럽 바로 위로 지나가는 길을 알려 주었다.
덕분에 병구형님과 당항포 클럽에 잠깐 들러 5분여간 태풍 대비 상태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대회를 다녀오면 느끼는 바가 많다.
이번 대회에서는
서핑에 대해서는 체력부족, 여전히 부족한 기량을 느꼈고
많은 사람들을 오랜만에, 새롭게 만남에 반갑고 즐거웠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단체전 최강인 통영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번 확인했으며
힘든 여건 속, 시합을 위해 노력하는 윤해광 코치님과 대회 관계자분들,
시설 사용에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주는 마우이 클럽 회원들.
첫 출전에 입상한 신동옥, 강민철 서퍼에 대한 자랑스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힘든 클라스에서 챔피언들 위에 등극한 병구형님에 대한 경외감
석용삼촌의 포기하지 않는 투지
창용고문님의 멋진 한턱
등으로 정리 되지싶다.
첫댓글 나도 이제는 체력이 떨어지는데 한울이도 같이 떨어지면(꾀병 ?) 심각한 문제. ㅎㅎㅎ
오랜만에 만난 통영 회원님들 이라는 표현보다는 식구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