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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여행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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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자작시 스크랩 [아들에게 쓰는 편지]논산 훈련소에 있는 아들에게- 8일차 (코스모스)
호미숙 호미호미 추천 0 조회 56 12.09.13 05: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들에게 쓰는 편지]논산 훈련소에 있는 아들에게- 8일차 (코스모스)


훈련병 원일이에게 

서울은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리며 새벽을 맞는구나.

가을을 알리는 귀뚤이는 오늘도 여전히 새벽의 적막을 가르고 있네

원일이 있는 곳도 흐리지는 않는지,

일기예보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더구나.

 

엄마는 오늘부터 긴 여정 길에 올라

경주에서 1박하고 취재를 마치면

내일 곧장 경주에서 순천으로 향한다.

모레 나대장님과 순천만에서 합류하기로 했어.

이번에는 일행과 함께 가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무리 없이 부산 을숙도까지 남해안 일주를 마칠 것 같다.

태풍도 온다고 하지만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문제라면

쉬어가기로 했단다.

 

날씨가 궂고 이런저런 상황으로 자전거로 남해안 일주를

미루게 되었는데 이번만큼은 제대로 마무리 짓고 오고 싶단다.

 

살다보니까 삶은 늘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

특히 엄마처럼 야외에서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날씨는 아주 중요하지,

삶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그 것마저 극복하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 생각해, 어렵고 힘들다고 피할 수만은 없지.

그때, 그때 현명하게 대처하며 그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지.

 

살아가면서 하기 싫은 일도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있지.

그런데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면

그것마저 즐기는 것이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는 거야.

하기 싫은 일일수록 빨리 벗어나는 것이 현명한 삶이더라.

 

어제, 엄마는 암사재래시장에 들러보았지

그 곳에 많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단다.

그 중에는 수 십 년을 한 곳에서 터를 잡고 같을 일을 하시는 분도 많아

어제도 보니까 문 닫힌 가게도 있는가 하면 전에 취재했던 대박집 알지?

천 원짜리 두부를 팔면서 한 평도 안 되는 곳에서 신화를 일으킨 아저씨 말야

엄마 취재 덕분에 방송도 타고 그 뒤로 더욱 잘 된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 참 뿌듯하던 걸.

 

엄마가 잠시 뒤면 출발해야 하기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전할게

여행지에서 핸드폰으로 접속해서 편지 써볼게..

잘 지내고, 특히 환절기니까 감기 조심해. 사랑한다 아들~~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2012. 9, 13 AM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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