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마루에 내려와 앉아 있던 눈도 뜨지 못한 딱새새끼가 걱정이 되어
부리나케 다시 올라와 보니 어느새 선반위 제자리에 올려다놓았다
어떻게 저 높은 선반위 둥지에 올렸을까
부모가 번갈아 망보며 먹이를 나르다가 근래엔 새끼가 커져서인지 눈코뜰새 없이 바삐 드나들더만
둥우리가 좁아져 떨어진 건지
눈도 못 뜬 새끼는 집어드는데도 별 저항없이 찬 새벽공기에 오들오들 떨기만 했다
며칠전 20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안채마루에 앉아있어 몇시간동안 먹이를 못먹였을텐데
다행히 모두 무사하고 건강한 듯 하다
인기척 없는 비닐하우스 의자위의 딱새 둥우리는 어느새 텅 비었다
힘겹게 둥지 만들어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 부화시켜서 마음졸이며 키워낸 새끼들과
나란히 창공을 나는 기분...조금은 알 것 같다
시골살이의 보너스는 숲 속 동물과의 교감,
처음 둥지 속의 새새끼들을 보며 두근거리던 감동, 분명 서로 미미한 파동이 오고 가고
마주 바라보는 순간-그들이 먼저 내 마음을 읽고 우리를 믿어주었다
그들의 감성과 야생성을 조금씩 배워가며 가슴 떨리는 교감 속에
골짜기에서 친구처럼 함께 살아간다
그들 때문에라도 어떤 인공적인 구조물이나 화학물질도 들여올 수 없는 마음
조건없는 사랑이고 나를 만드신 조물주가 가르쳐주신 피조물간의 우정이다
그들은 고양이 키울 때 빼 놓고는 매년 집 주변에 둥지를 틀었고
집주변에서 부화되어 자란 새끼들은 역시 집주변이 제 구역이라 대를 이어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이제 화장실앞 전깃줄 위에서 나란히 앉아 비행연습을 시키겠지
지저귀는 소리로 조금은 그들의 마음도 읽을 수 있다
시골살이의 보너스는 숲속 동물과의 교감이고
부작용은 잦아지는 부부싸움이라고 말 한 적이 있는데
역시 매년 보너스가 늘어나는 숲속 생활
혼자 누리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첫댓글 숲속 동물과의 우정!! 정말 부럽습니다.
처음 큰 아이낳았을 때 두근거리던 느낌, 조금 비슷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