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면 이를 해결할 단서나 증거는 항상 현장에 있다고들 말한다.
이것은 비단 교통사고나 범죄사건 같은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거의 대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널리 통용되는 일종의 원칙과도 같은 말이다.
환경문제, 학교폭력, 노동문제, 아동학대, 출산율저하, 직장 내 괴롭힘, 성폭력, 동물학대, 음주운전, 군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사무실에 앉아서 탁상공론을 할 게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 곳을 방문하여 직접 눈으로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경부장관의 경우 공장에서 내뿜는 대기오염으로 인근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거나 공장에서 몰래 방류한 오폐수로 인해 하천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에 달려가서 마을주민들을 만나보고 원인을 제공한 공장을 직접 두 눈으로 관찰해야 현실에 맞는 적합한 해결방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대형사고가 터지지 않는 한 높은 직책에 앉아있는 사람일수록 더더욱 현장하고는 거리가 멀다.
기껏해야 현장을 둘러보고 조사하는 일은 대개 직급이 가장 낮은 말단공무원의 몫으로 돌린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제대로 된 회사나 정부조직이라면 직급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평소 자신의 업무와 관련 있는 현장을 수시로 돌아봐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직급이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현장에 나가 자신의 눈으로 직접보고 듣지를 않으니 실감도 나지 않을뿐더러 해결책의 필요성조차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주민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쉰다고 난리지만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늘 골프나 치러 다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
또한 요즘 산업재해로 인해 전국에 있는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사망하는 노동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거의 매일 발생하다시피 한다.
작업하다 기계에 끼여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떨어지는 물체에 맞아서 등 사고원인도 다양하다.
이들 중 자신이 원해서 사망하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다들 누군가의 부모이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일 것이다
.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가?
최소한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며칠 밤을 꼬박새서라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다.
그리고 해결방법은 언제나 현장에 있으니 노동부장관은 산업재해가 일어난 곳을 직접 방문해서 사망노동자가 한 작업을 최소 하루라도 똑같이 경험해봐야 한다.
직접 체험해보면 얼마나 위험하고,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굳이 따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최고책임자인 노동부장관의 피부에 와 닿아야만 해결방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까지 어떠한 고위공직자들도 이렇게 일하지 않았다.
그저 감투에 눈이 멀어 국민위에 군림하고 싶어 하는 자들뿐이었다.
높은 자리는 개나 소나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감투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만이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부모를 여윈 자식의 심정을 아는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아는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만약 장관들의 부모나 자식이 이런 사고를 당했더라도 그렇게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고 있을까요?
이런 심정을 안다면 술 마시고 공치러 다닐 시간에 그들의 장례식장을 찾아야 한다.
10명이면 10명, 그리고 100명이면 100명 모두를 말이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찾아다니기 힘들다면 그만큼 본인이 일을 못했기 때문이니 더욱 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각 주무부처의 장관들뿐만 아니라 시, 군, 구청장 및 광역시장, 도지사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각자 자신이 맡은 지역을 매일 돌아다니며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알아서 민원을 해결해주는 앞서가는 행정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왜 그럴까?
인성이 바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른 인성을 지닌 사람은 어떤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또 일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그 감투를 맡는 것이지 누가 준다고 해서 무턱대고 덥석 받지는 않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한들 바른 인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은 결코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