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울 상천초등학교의 토요일은 오히려 평일보다 더 분주하다. 축구 교실, 풍선 아트, 스포츠댄스 등 학교 곳곳에서 진행되는 `토요 학교'의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방과후학교의 한 형태로 열리고 있는 상천초교의 `신나는 토요 학교'에는 전교생의 30%가 넘는 학생이 참여할 정도.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특히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야하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교육 현장이다.
#2=충북 충주의 중원중학교. 이 학교의 방과후수업은 영화감상이다. 극장은 물론 비디오대여점도 없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영화감상 교실은 농촌지역 학생들에게 영화를 통한 다양한 간접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일본, 프랑스 등 세계도 다녀보고, 장애인들의 어려움, 탄광지역의 모습 등도 돌아본다. 영화감상이 도서실에서 진행되는 덕분에 도서대출 실적도 두 배 이상 늘어나는 1석2조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
체험학습도 각양각색
방과후학교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학력신장 위주의 보충수업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방과후학교가 특기 적성을 계발하고, 수업중에 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치는데 일등공신이 되고 있는 것. 1인 1악기, 신나는 토요 학교, 영화감상 등 분야와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전교생이 60명도 안되는 충주 산척중은 `1인1악기 다루기'를 방과후학교 활동으로 펼치고 있다. 시행 초기, 풍물·피아노 등 기존에 확보된 악기부터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은 한 대기업의 지원으로 바이올린, 플루트, 기타, 하모니카 등 더욱 다양한 악기들을 다룰 수 있게 됐다. 지난 방학중에도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 악기 연습에 몰두 했다.
강원도 홍천의 속초초교와 월운분교 학생들은 방과후학교를 이용해 수준급의 리코더 연주 실력을 갖췄다. 전교생이 80여명에 불과한 시골 벽지학교지만 전국 리코더 콩쿠르에서 입상할 정도다. 이상호 교장은 "작은 시골학교 학생들이지만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재능을 이끈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교육청은 명인·명장·명창들이 참여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명창 왕기석, 전북도지정무형문화재 옻칠장 이의식, 꽃숙이 공방 양미영 대표 등이 강사로 나선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강좌와 체험을 중심으로 옻칠공예, 전통 목가구 만들기, 닥종이인형 만들기, 우리소리 배우기, 나만의 동화책 만들기 등 다채로운 강좌가 개설된다.
이처럼 방과후학교가 다양해지자 각 시·도교육청은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구축해 운영중이다. 전국 최초로 지원센터를 설립한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올해 6월말 현재 6,000여개 프로그램에 전체 초·중·고 학생 52%인 28만여명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으며, 약 247억여원의 사교육비 절감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 최초로 과학 등 6개 영역의 교재를 자체 개발해 `검증되지 않은 강사와 프로그램으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세간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방과후학교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교육비 감소역할 '톡톡'
내년부터 방과후학교에는 수강신청, 출결관리, 통계조사 등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온라인 관리시스템'이 도입된다. 아울러 방과후학교 수강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켜 학부모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또한 방과후학교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계획이다. 예산 지원도 대폭 늘려 2011년까지 4,2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방과후학교 실시로 지난해 3/4분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4분기에 비해 6만2,000원 가량 줄었다고 밝힌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류덕엽 장학사는 "방과후학교가 부족한 학습능력을 보충하는 일반적인 기능 외에 다양한 문화체험과 특기적성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기회 제공의 장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