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스탄불 탁심(Taksim)에서 먹은 양고기찜.
양고기에 대한 첫 경험은 서울 호텔들에 있는 프랑스 식당에서였을 것이다.
양고기 고유 냄새를 싫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해놓은 페파민트 잼을 발라 먹기도 하였는데 나는 나중엔 페파민트 자체가 싫어졌다.
중동 시장이 한참이던 시절 그 쪽 비즈니스 파트너의 집에 초대 받아 갔다 온 사람들이 이구 동성으로 양고기에 넣은 야채밥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했다.
현지에선 특별한 손님이 와야 집에서 초대하여 준비한다며 자기네가 특별한 손님 대접 받은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내겐 중동에 갈 일도, 특별 손님이 될 기회가 영영 주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해외 주재 기회를 맞아 근처 호텔 프랑스 식당이 있어 손님 접대시 수시로 이용하게 되었다.
가능하면 그 곳에선 소고기 스테이크 대신 양갈비를 먹곤 했는데 귀국후엔 흔치 않아 소원한 음식이 되어 버렸다.
그 후 염소 고기를 먹을 기회가 있을 때 염소애서 나는 노란내를 개고기 냄새 비슷하다 착각했지 양고기를 연상하지 못했다.
(본인은 개를 사랑하여 개고기를 더 이상 먹지 않는다)
그 후 모로코 여행길에 버스 휴게소도 제대로 없는 작은 마을에 들려 식당에서 숯불에 구어준 양고기 소금구이에서 진정한 양고기의 맛을 찾았다.
정육점처럼 쇠꼬창이에 걸어 놓은 양고기를 부위별로 손님이 원하는 만큼 쓱쓱잘라 접시에 담아 숯불에 구워주었다.
고물 자동차에서 떼어낸 자동차 Fan을 돌려 연기를 쫓을 때는 양고기 굽는 내음이 온 동네에 깔렸다.
터키 셀축 에 있는 에스키 에브(Eski Ev:Old House)의 멋진 가정집 정원에서 먹던 어린 양갈비 맛이 좋았다.
에페스 방문시 아주 작정하고 간 집이다.
레스토랑 밖에서 손님들을 호객하는 매네저에게 양갈비(피르졸라:Pirzola) 가 몇쪽이나 나오냐고 물었으니까
정말 까다로운 손님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모르겠다. (다섯 쪽이 나왔다).
그리고 터키에서 흔히 대하게 된 것이 내입에 잘 맞는 "양고기 하쉴라마(Hashlama)"다.
감자,당근과 함께 푹 고은 양고기는 마치 남대문 시장 부근의 저명한 소고리찜 집같이 깊은 맛이 났다.
맛도 있거니와 쪽쪽 찢어지는 고기맛에 터키 여행중 에너지 보충을 핑계로 몇번이나 먹었다.
오늘이 이스탄불의 마지막 날이다.
아니 이번 여행이 터키의 마지막 방문이될런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 날이다.
탁심 거리의 식당을 기억해내어 중간 정도 위치한 커다란 카페테리아식 레스토랑에 들어 갔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진열된 음식사이로 양고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전처럼 국물에 담겨져 있지 않아 정확히 음식이름을 모르겠다.
양고기를 쪄내어 살짝 구은 것으로 보기에도 먹음직 스럽다.
접시에 양고기 한덩어리와 필라브(밥)을 담았다.
음식이름을 알고 싶어 한양대학원생인 터키 여학생에게 카카오톡으로 도움을 청했다.
특별한 이름없이 "Kuzu Hashlama"라고 부른다 한다
양고기 찜에 해당하며 부드러운 Kuzu(쿠주)는 새끼양(Lamb)을 뜻한다.
Koyun(코윤)은 다 자란 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맛이 억센편이다.
쌀밥 포함 29라리(20,000원)로 카페테리아에서 제일 비싼 음식이었고 여행중 내가 한끼로 먹은 음식중 가장 호사에 속한다
양고기가 그리워져 양재동 Costco를 찾아 정육 코너에서 호주산 비싼 수입 양고기 갈비를 사다가 집에서 구워 먹어 보았건만
숯불이 아니어서 기대한 맛이 나지 아니한다
대신 언제 시간을 내어 동대문 근처 중국인들이 잘한다는 양고기 꼬치구이를 먹어 볼 계획이다.
첫댓글 저는 파묵칼레에서 먹은 양고기 갈비구이와 삼겹살처럼 구어 먹었던 구이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양고기였습니다. 기름이 쫙 빠진 갈비구이를 한손에 들고 에페소와 같이 먹던 그 맛은 잊을수가 없는 참맛이었습니다.
친구가 왔다고 양을 잡아서 주던 그 순수한 터키사람을 지금도 그리워합니다.
양고기가 맛있어 진 것은 한참 여행중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시기여서 일겁니다.
친구를 위해 양을 잡았다면 정말 제대로 귀빈 대접을 받은 거네요.
터키도 이젠 어쩔수 없이 시대의 조류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근본이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입니다.
3년전이 5년전과 달랐고 작년이 3년전과 다름을 실감했습니다.
양고기 사진을 보니 아주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처음 양고기는 냄새가 난다는 선입견으로 피했는데 이스탄불 Gelic이란 식당에서 Pirzola 를 먹어보곤 그후 광팬이 되었습니다.
근데 거긴 다섯쪽이 아니고 세쪽 주었습니다.
작년엔 트라브존 Yomra란 동네에서 먹었던 망갈(참숯 비슷한 것)로 구운 코윤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는 상상 말고는 할게 없네요...허허.
먹는다는 거 상당히 중요합니다.
숨을 쉬지 않음 죽듯 먹지 않음 세포에 영양 공급이 끊어져 숨을 못쉬게 되는거지요.
옛날엔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것 자체가 행사였고 의식이었습니다.
맛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음식을 준비한 사람에게감사를 ,죽어서 식량이 된 불쌍한 동물에게 미안해야 하는 시간입니다.ㅎㅎ
조지아에도 양이 제법 많던데 돼지가 있어서리 큰 대접을 못받는 모양이지요?^^
여행다니면서 가장 많이 먹었던 고기가 양고기,닭고기였습니다. 종교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먹을수 있는 고기들이죠^^
개인적으로는 아젤바이잔의 어느 길가 식당에서 "얻어먹은" 양고기 BBQ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물론 비를 잔뜩 맞은 상태에 얻 어 먹 었으니....더욱 그 맛이 남달랐을수도....ㅎ
저는 둘중에 가능하면 양고기를 택했습니다.
양고기를 좋아해 현지에서 제대로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닭고기는 한국에서서 실컷 먹을 수 있으니까요.ㅎㅎㅎ
여행길에 먹은 양고기.맛도 맛이려니와 추억도 오래갑니다.더우기 <얻어먹은>고기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