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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안 들리는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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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도표는 보통 두가지다. 하나는 차기 대통령후보로 누가 좋겠느냐 따위 조사 결과 도표인 bar graphs(막대기 그라프)로 온도계를 닮은 모양새고 또 하나는 어떤 사안에 대한 찬반 등 의견을 물은 결과를 나타낸 도표인 pie charts(파이 차트)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TV에 뜨는 건 둥그런 파이 차트→'피자파이 차트'다. 대한민국 정치가 온통 '세월호 정치'에 깊게 빠져 솟았다 꺼졌다, 떴다 잠겼다 무자맥질을 해대기 때문일까 빨간 조각의 피자파이 모양새 도표로 넘쳐난다. 그런데 '세월호법을 다른 법과 연계말라' 등 지당한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에 도무지 '저건 아닌데'싶은 여론도 없는 건 아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변질되지 않을 일편단심들 탓일까. 그밖에 또 이른바 '여론의 질(質)'이라는 것도 있다. 미국의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월터 리프먼(Lippmann)은 그의 저서 'public opinion(여론)'에서 '여론의 질이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대체로 대략, 개괄적으로 여론 그 쪽은 맞다. 중심성성(衆心成城)이라고 했다. 뭇사람이 쌓는 성→성벽처럼 굳은 다중의 마음이 바로 천심(天心)이라는 거다. 서양에서 여론(opinion publique)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프랑스 루이 16세때 왕실 재무총감이었던 자크 네케르(Necker)였지만 한국의 '여론'이나 중국의 '위룬(輿論)' 등은 서양의 '퍼블릭 오피니언'과는 비교가 안되게 신성한 뜻으로 쓰였다. 여론의 輿는 '수레 여' '땅 여' '많을 여'자로 원래 치자(治者)인 임금이 가마속에서 땅바닥 기층민의 소리를 듣는다는 게 '여론'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통계학자 조지 갤럽이 1935년 창설한 갤럽여론조사소의 표방은 '과학성과 정확'이었다. 하지만 그걸 무색케 한 여론이 1938년 미 국민의 8%만이 히틀러의 유럽 영토확장 야욕을 지적한 것, 1948년 대선때는 듀이가 트루먼을 이긴다고 한 것 등이다.
일본에선 1946년 문부성(교육부)이 지정한 상용한자에서 輿자가 빠져 '여론' 대신 '世論'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여론이든 세론이든 입법과 정책 입안자들은 그걸 따르는 게 상식이고 도리다. 순종여론(順從輿論)이라고 했다. 여론이 절벽처럼 안들리는 정치꾼은 냉큼 이비인후과부터 가 보라.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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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각 많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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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일보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