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예방하고 더 나은 등반을 위해 그래스루츠 테라피의 물리치료사 에스더 스미스와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샘 앨리어스 선수를 만나 인체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케이티 다넨버그/앤디 얼 삽화: 엘리 카우프만
샘: “제 전성기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전문분야였던 리드에서 만큼은요. 모든 것을 한 번에 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클라이밍 장르를 동시에 훈련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신체는 완벽하지 않기에, 때로는 한쪽으로 과하게 치우치거나 오래된 부상 혹은 트라우마에서 오는 불균형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저는 상체가 크게 발달하지 않은, 주 종목이 리드인 클라이머입니다. 좋은 테크닉과 손가락 힘 그리고 지구력을 주무기로 등반하죠. 게다가 +12cm의 에이프 인덱스(ape index) 덕택도 충분히 보고 있고요. 2008년에 어깨가 심하게 탈골되고 나서 이후로도 계속 좋지 않았는데, 지난 3년간 행보드 트레이닝을 중점으로 훈련하면서 정작 중요한 어깨의 가동 범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부상에 취약했던 것이죠. 어깨의 가동 범위는 ‘월드 클래스’와 ‘꽤 강한’ 클라이머를 가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제 손가락은 충분히 강했고, 등반실력도 못지않았죠.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동작이 큰 등반에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제 신체에서 가장 약한 어깨가 먼저 무너진거죠.”
낙담한 기색이 역력한 샘 선수는 저에게 오기 전 한 저명한 정형 외과의에게 MRI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어깨가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였으며, 등반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만성 관절순 파열과 급성 견갑하근 파열을 치료하기 위해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소식은 샘 선수에게 큰 충격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 느껴지는 고통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등반도 이전과 별다를게 없이 느껴졌고, 어깨가 약해진 것 같았지만 상대적으로 등반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샘: “정말 화가 났어요. 후회와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적응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하루하루 자신의 몸에 대해 더 알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조언도 듣고 있습니다.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세월만 낭비하고 있었는데,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우고 나니 저에게 남은 정답은 하나였죠.”
샘 선수의 MRI 결과에는 손상되고 부분적으로 찢겨 약해진 어깨 관절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증상들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죠. 손상된 조직 중 몇몇은 급성임이 분명했지만, 대부분 만성으로 돌아선지 오래된 부상들이었습니다.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직접 샘 선수의 어깨를 관찰해보니 그가 느끼고 있는 고통과 증상들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종합적인 치료를 받으면 수술 없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죠. 손상된 근육들을 강화시키고 약해진 조직들의 근본을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샘 선수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한 신체와 더 많은 지식들로 무장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어깨수술로 인한 재활의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입니다.
샘은 여러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 그의 신체 훈련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부학과 기본적인 신체의 움직임에 그가 놓치고 있던 지식은 무엇일까요?
며칠 후 샘이 저에게 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지금껏 저는 트레이닝하면서 어깨 길항근 운동의 우선순위를 두 번째, 혹은 세 번째에 뒀습니다. 부상이 있기 1주일 전 약 6주간은 심지어 제1순위로 두기까지 했죠. 저는 제가 지금보다 강한 어깨를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어요.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수술 같은 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2009년에 찢어진 제 어깨 근육이 지금까지 그대로라면, 그것도 괜찮아요. 어차피 지금껏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등반하는데 지장이 없었으니깐요. 게다가 수술 없이 더 강한 상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정말 꾸준하고, 착실하게, 그것이 무엇이 됐던지 해내고 말 거예요.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말이죠. 트레이닝, 스트레칭, PT, 마사지, 침까지 다 해본 후에 수술을 받아도 늦지 않으니깐요.”
많은 선수들을 케어해본 경험이 있는 트레이너중 한사람으로써 샘 선수의 굳은 결의는 저에게 선물 같이 느껴졌습니다. 회복 과정이 필요한 시간에 대한 이해와 그의 헌신은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기 때문이죠.
부상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부상을 비롯한 자신의 신체에 완전한 책임을 질 것, 끝없이 지식을 갈망하고 이해하려 노력할 것, 작은 부분 하나하나 놓치지 말 것,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해볼 것,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스스로 믿음과 의견을 확립할 것, 남의 말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
샘: “우리는 모두 달라요. 살아온 역사도 다르고, 부상도 다 다르죠. 결국 각자가 스스로의 상황을 진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병통치약 따윈 존재하지 않아요. 의술의 신도 없고요. 마술 같은 수술도 없어요. 진짜 마술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믿음과 결정에 있습니다.”
아래 “샘이 놓치고 있던 것들”에서는 샘이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샘의 회복, 근면, 그리고 수술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크게 4가지 레슨 카테고리로 나뉘어 설명될 것입니다. 이 4가지 카테고리는 또한 일반적으로 클라이머들이 해부학, 인체의 움직임, 그리고 힘에 대해 놓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거근과 활배근은 팔을 몸통과 잇는 여러 근육 중 우리가 가장 간과하기 쉬우면서 오해가 많은 근육입니다. 이 두 근육은 다른 근육들과 함께 우리의 어깨를 몸통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는 이들을 통틀어 “코어”라고 부릅니다. 클라이머로써 우리는 손가락과 팔, 그리고 다른 신체 부위들과의 연결 같은 해부학 지식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이 두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추에서 시작해서 등 중앙까지 뻗어있는 활배근(광배근)은 어깨를 팔 안쪽/위쪽과 연결하는 근육입니다.
흉곽(갈비뼈)과 활배근 사이에 위치하며 1번~9번 늑골을 감싼 형태로 견갑골 내측연(內側緣)까지 뻗어있는 전거근은 상지(上肢) 운동에 관계하고 있습니다.
팔을 몸통에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근육 중 하나인 전거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거근은 아래 3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1) “주먹”을 내지를 때의 견갑골의 움직임, “복서들의 근육”이라고도 불림.
2) 견갑골을 흉곽으로 끌어당김, 쉽게 말해서 견갑골이 몸통 밖으로 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근육.
3) 견갑골을 위로 회전시킴. *견갑골의 외전(外轉)과 상방회선(上方回旋)
활성화된 전거근과 팔굽혀펴기의 올바른 시작자세
주요한 기능2: 팔굽혀펴기 시작 자세에서 활성화된 전거근이 견갑골을 흉곽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볼 수 있음.
이것은 우리의 몸통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견갑골을 벌려 등에 붙게 함.
팔이 몸통 앞에 위치할 때 미는 동작시 어깨의 복합적인 움직임을 관찰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팔이 머리 위에 위치할 때는 어떻게 될까요? 더 취약하지만 클라이밍에서 주로 나타나는 팔이 머리 위에 위치하는 자세는 전거근의 세 번째 기능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전거근이 견갑골을 위로 회전시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로 회전한 견갑골은 어깨 근육을 단단히 잡아줌과 동시에 어깨의 관절들이 가장 이상적인 자리에 오게 함으로써 머리 위에 위치한 팔을 지지해줍니다. 거기에 활배근이 합세해 올바른 매달리기와 올바른 자세로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매달리기: 올바른 매달리기 자세에서 활배근은 정적으로 움직이며 몸통을 팔과 함께 끌어올림(오른쪽). 활배근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왼쪽처럼 몸통이 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려 당기게 됨.
클라이머는 올바른 자세로 당기는 법을 필수로 알아야 합니다. 길항근 운동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턱걸이가 클라이밍의 주요한 근육들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인체는 당기는 움직임에서 활배근 사용을 필수로 하도록 진화했습니다. 턱걸이를 할 때 활배근의 움직임에 주목한다면, 당신의 등반은 더욱 건강해질 것입니다.
오늘 못다 한 샘 선수의 어깨 부상 극복기는 “올바르게 매달리기 파트 4: 지식의 탐구 – 레슨 2”에서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이해하려하지 마세요. 편하게 읽어만 주세요 ^^
부상없이 산에 댕겨야 하는데...ㅋㅋ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