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지진발생 등 사회통제가 어려운 천재지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상점이 약탈당하는 등 지금까지 지켜오던 정상적인 사회시스템이 무력화 되는 모습을 보아왔다. 우리도 얼마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시 동네를 비운 틈을 타서 귀중품이 틀리는 집이 있었다고 한다. 좀 비약적인 비유인지 몰라도 지금은 안전하게 사회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지만 우리도 극한 상황이 발생하면 기본적인 사회 규범과 질서가 무너 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며칠전 울산에도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교통이 마비되고 도로가 정상적이지 못해 시내버스 운행질서가 깨지고 평소와 달리 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 발이 묶인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차비 받는 것은 뒤로하고 응급조치로 정해진 정류장이나 오르고 내리는 시스템을 비정상으로 운영, 앞문과 뒷문관계 없이 오르고 내리도록 용인해 주었다.
그런데 빙판길 혼란이 사라진 다음 날 아침 출근 시간에는 도로가 정상을 회복하고 버스도 정상 운행 하는데 뒷문으로 하차하는 틈을 이용하여 차비도 안내고 우루루 뒷문으로 승차하는 사람들 때문에 버스 출발이 자꾸 지연되어 짜증나게 했다. 뒷문으로 무단 승차한 사람들이 안 내리면 출발 안 하겠다는 운전기사가 고함과 운행이 자꾸 지연되었다. 한번 실수려니 했는데 정류장에 내릴 때마다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무안 했던지 머리 긁적이며 내리는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게 보인다. 이게 우리들의 자화상인지 안타까웠다.
대규모 노조 파업 때 무법으로 도로를 점령하고 무단횡단이 판을 치고 불법이라도 쪽수만 많으면 용인되는 냥 떳떳하게 불법을 저지르고도 부끄럽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오랫동안 잘 지켜지던 사회질서가 한번 무너지면 바로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아직도 잘 고쳐지지 않는 곳도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규범이나 도덕적 질서가 한번 무너지면 바로 잡기가 매우 어려워 진다는 것을 실례로 보여 주었다. 인터넷을 통한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 유포도 무죄 판결, 무료급식이 정답인 냥 하는 분위기, 무조건적 학교채벌금지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부작용들………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오던 유교적인 도덕관과 규범의 질서를 국민평등과 선의 정책인 냥 선동적인 방법으로 하나하나 무너뜨려 버린다면 다시 바로 잡기란 참으로 어려울텐데 앞으로의 일이 큰일이다.
2011.1.5.오랜만에 울산 폭설후유증을 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