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를 활용한 ‘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 문제를 놓고 거창 지역 예술단체간 마찰이 일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거창지부(지부장 한대수)는 1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강 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자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거창미협이 (심사과정에서) 로비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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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채민 기자 |
| 또한 석강초등학교 인근 주민들은 “석강초등학교 거창미협 입주를 결사반대합니다”라는 탄원서를 △거창환경농업협회 가조지회 △가남회 △석강초등학교동문 명의로 1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거창군수(강석진)와 도교육감(고영진)에게 제출했다.
거창민예총은 ‘석강예술창작스튜디오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다’는 성명서에서 “이미 5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해결은커녕 갈등의 골만 더욱 깊게 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거창미협이) 사전에 심의위원 명단을 입수해 찾아다니면서 로비를 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므로 입주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창민예총에서 이 같이 거센 반발을 하는 이유는 ‘예술창작스튜디오’ 사업 추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도 실제 심의에서 탈락됐기 때문이다.
한대수 지부장은 “거창군이 예술창작스튜디오 사업에 선정되도록 함께 노력했을 뿐 아니라, 폐교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명예감독관으로 참여해 우리가 진행하게 될 사업에 알맞게 공사했다”며 “이같은 과정을 무시하고 심사과정에서 입주 단체가 거창미협으로 결정된 것은 민예총 죽이기에 다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창미협 로비했다”…군·미협 “절차 하자 없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거창군과 거창미협(지부장 김미경) 관계자는 절차에 맞게 진행된 일을 왜 문제삼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거창군은 “민예총이 심의에서 탈락한 것은 안타깝지만 군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절차상 하자가 없이 진행된 일”이라며 “향후 적절한 조정과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창미협의 석강예술스튜디오 입주는 7월 말이나 8월초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미협 관계자는 “지난 1월 수탁희망단체 모집공고가 군 홈페이지에 뜬 것을 보고 신청을 하게 되었다”며 “거창 민예총에서 미리부터 예술스튜디오에 입주하리라 생각하고 활동해온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심사위원 로비설에 관해서는 심사위원을 만나기는 했지만 그것을 두고 ‘로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좁은 지역에서 누가 심사위원이 될지는 뻔하지 않느냐”며 “‘혹시 심사위원이 되셨으면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예술창작스튜디오 조성’은 문화관광부에서 방치된 폐교를 예술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온 사업으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되었다. ‘석강예술창작스튜디오’에는 국비 1억원·군비 1억원이 투입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