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 14일 오후 5시 40분 경, 부천 송내역에서 시각장애인 장영섭 씨가 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날로 급증하는 지하철 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요즘, 안전사고 예방율이 95%에 이른다는 스크린도어 설치가 전국적으로 앞다투어 발표되고 있다.
스크린 도어란, 지하철이나 철도의 승강장 위에 고정벽과 가동문을 설치해, 차량의 출입문과 함께 열리고 닫힐 수 있도록 만든 안전 장치이다. 전동차 문과 함께 열리기 때문에 승객의 안전이 확보되고 전동차로 인한 소음·먼지·강풍 등을 줄일 수 있으며, 승객이 선로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스크린도어는 선로부와 승강장을 고정벽으로 완전히 격리하는 완전밀폐형, 고정벽 및 가동문 위에 개구부(開口部)를 배치하는 반밀폐형, 차량의 문 위치에 맞추어 가동문을 설치하는 난간형의 3종류로 나뉜다. 완전밀폐형은 비용면에서 부담이 크지만 소음, 먼지 차단이나 방재면에서 더 효과적인 형태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래, 프랑스·일본·홍콩 등에서도 스크린도어 설치에 동참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2호선 12개 역에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시범설치 역은 신도림, 영등포구청, 합정, 이대, 을지로입구, 을지로3가, 강변, 삼성, 선릉, 강남, 교대, 사당 역 등이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승객의 보행이 자유롭고 차량이 고속으로 역을 통과할 수 있다. 열차 화재시 방연(防煙)의 효과도 있어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들고, 열차가 정위치를 초과해 정차하는 경우 승하차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2003년 3월부터 11월까지, 시범적으로 스크린 도어가 설치됐던 지하철 1호선 신길역 직원은 '우리 역은 승강장이 곡선이고 화물열차가 지나가므로 스크린 도어 설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곡선 승강장의 경우,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일정한 간격은 필수이다. 이런 각 역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스크린도어를 제작 공급하는 회사는 대부분 외국의 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설치를 하는 형편이고 순수 국산 기술로 안전성을 검증받은 회사는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