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안경만은 제법 고급을 쓰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안경테가 고급입니다.)
안경을 고르는 일은 참 취향에 안 맞습니다.
안경 하나, 하나를 쓰면서 그때마다 거울을 보는데
제 눈에는 다 그게 그걸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무 거나 쓰면 되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이건 어떻습니까?” 하면서 계속 권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마음에 확 들어오는 안경이 있었습니다.
맵시가 마음에 든 것이 아닙니다.
엄청 가벼웠습니다.
무게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걸로 골랐더니
종업원이 말합니다.
“이건 린드버그라고, 가격대가 좀 있는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쓰던 안경입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보탰습니다.
“이제 안경은 스티브 잡스와 동급입니다. 돈만 스티브 잡스만큼 버시면 되겠습니다.”
안경테가 마치 철사를 대충 구부린 것 같은데 정말 가볍습니다.
부작용이 딱 하나 있는데
선글라스 끼기가 힘듭니다.
이 안경을 써 버릇했더니 무거워서 못 끼겠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안경테에도 상표가 있고
린드버그가 제법 고급인 것을 알게 되었는데
Sillouette라는 안경테도 있다고 합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안경테 중 제일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하니
제가 끼는 린드버그보다 고급인 모양입니다.
이른바 명품이라는 것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제 안경보다 더 가벼워 보입니다.)
그런 얘기를 시작으로
<쉽게 보는 어려운 요한계시록>을 명품이라고 한 분이 계십니다.
요한계시록을 이보다 더 쉽게 풀 수 없을 만큼 흥미롭게 풀었다는 것입니다.
그리 만만한 내용이 아닌데도 무심한 듯 쉽고 덤덤하게 풀어내고
무슨 뜻인지 궁금증이 들 만하면 시대적인 배경, 역사, 문화를 통해서 이해시켜 주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헬라어나 히브리어 어원을 풀어서 설명하는데
책을 읽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요한계시록은 말만 들어도 주눅이 들었는데 순식간에 세 번 읽었다나요…
이런 설명을 하면서 명품의 가치가 느껴지는 책이라고 했습니다.
마침 며칠 전에도 <쉽게 보는 어려운 요한계시록>을 명품이라고 한 분이 계시니
현재 두 분이 명품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율법에 따르면 두 사람의 증거는 참되다고 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