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파교회의 사역을 마치고 그곳에서 함께 기도하며
울고 울었던 성도들의 따듯한 배웅을 받고 신광교회를 부임하게 되었다.
벽파교회에서 성도들은 신광교회는 다른 교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것이라고
예언했다.
오후 세 시경, 신태인에 도착하니 교인들이 나와 우리 가족을 영접해 주었다.
하나님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이곳에서 한눈팔지 말고 열심히 교회를 섬겨야지 라고
다짐하며 짐을 풀었다.
교회사택의 큰방에 담요 한장이 구석에 밀쳐져 있어서 열어보니 속에 화투가 들어있었다.
교회의 영적 상태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그래서 벽파교회 성도들이 성령의 감동을 통해
이곳이 벽파교회만 못하다고 말해 주었나 보다.
나는 화투룰 들고 나가 교회 화장실에 쳐 넣고 긴 막대기로 깊이깊이 쑤셔 넣었다.
나는 신광교회 영성회복을 위한 싸움도 쉽지 않을 것임을 예감했다.
부임하여 당회를 소집했는데 당회가 윤석천 장로 한사람의 결정에 의하여 움직이니 윤장로의 권한이
막강하였다. 윤 장로는 자체 집회를 밤과 새벽에만 하자고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렸다.
나는 집회를 하려면 새벽, 밤, 낮다 하든지 아니면 하지 말자는 강수를 두었다.
결국 새로 부임한 목회자의 말을 예우하는 뜻에서 윤장로가 양보한 것이다.
부흥회를 하게 되었는데 2년전 절기헌금을 작정하고 드리지 못한것에 대해 예물이 드려졌다.
약속한 헌금을 드리지 않았다니 그동안 신앙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주일 부흥회를 하고 나니 신도들의 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원래 신광교회는 교감으로 재직하던 윤장로 혼자 섬겼고 동역하는 이가 없었다.
이처럼 강직하고 책임감 있는 윤석천 장로를 하나님은 어떻게 보실까?
교회 상황이 어렵고 힘들수록 하나님과 의논할 수 밖에 없다. 저녁식사후 담요 한장을 가지고
예배당에 가서 기도하다가 졸리면 자고 깨면 기도하다가 새벽기도가 끝나서야 방으로 들어왔다.
영적전쟁에 패하면 망하기 때문에 기도를 게을리 할 수 가 없다.
비가 주룩주룩 오던 어느날 하나님이 환상을 보여주셨다. 예수님께서 앉아계실 보좌에 윤석천
장로가 앉아 있는 환상이었다. 나는 밤에 비옷을 입고 윤장로 집을 들러 환상에 본 내용을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자 윤장로가 무륲을 끓으며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였다. 어려운 교회를 앞서서 끌고
가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교만해져서 그런 모습이 되었나보다며 통곡하였다.
신태인 교회 성도들의 심령이 변화되니 영혼구원에 눈을 뜨고 전도에 열심이었다. 어떤 몸이 마비된
환자집에 점심무렵가서 부인대신 입을 벌리라 해서 밥을 먹이니 크게 입을 벌렸다.
나는 매일 점심때마다 심방하여 그에게 밥을 먹여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음식을 잘 먹게 된 환자의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것이다.
목회하면서 힘든 영적싸움이 끊이질 않으니 하나님께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20일 장기 금식을 결단하고 신광교회가 신령한 교회로 우뜩 서기를 소원했다.
하루한끼 금식도 어렵다는 교인들을 보면서 기도하는데 어느날 하나님께서 자줏빛을 옷입은
단체가 교회로 들어오는 환상을 보여주셨다. 그 의미는 하나님이 깨닫게 해 주실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교회는 담임목사 하는 것만큼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 같다. 나는 더욱 열심히
교회를 섬기기 위해 새로운 목회계획을 세우고 힘을 쏟았다.
모든 것이 안정되는 일년 8개월여 남짓했을때 한센인 두분이 왔다가더니 자신들의 교회에 청빙을 요청해서
완강해 거절했다. 요지부동으로 답답했는지 아내의 신학교 동기였던 전도사가 기도도 안해본다고 전화로
호통을 쳤다. 3일 금식을 하며 물으니 환상중에 주민등록증이 남원으로 옮겨졌다. 또 그 교회 장로가 3명인데
한 사림이 곧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너무 빨리 신광교회를 떠나는 일이 내키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명령과 뜻이 확실하니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신태인교회 성도들은 이삿짐을 가로막고 차바퀴아래 눕기도 했다.
그들을 뒤로 하고 신태인역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목회지를 떠나는 것은 나의 뜻과 전혀 상관없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에 의해서였댜.
신태인교회에서 속을 썩이던 K 장로가 건강을 잃자 그 부인 J집사는 남편과 함께 교회에서 기도하고 잠을잤다.
그런데 침을 잘못았다. 그래서 어느날 밤새워 기도했다. K장로를 살려주세요. 기도중 환상이 보이는데 K장로의
눈이 수건으로 꼭꼭 싸메어지고 있었다. 내가 놀라서 하나님 안됩니다. 살려주셔야 합니다. 하고 메달렸더니
이번에는 그 수건을 풀어 입을 막으셨다. 긍휼을 베푸소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소서 . 애원했지만 더 이상 응답이
없었다. K장로는 말을 못하고 고생하다가 하나님께로 가겠구나..나는 한명의 집사에게 비밀리 K장로가 당할 일을
알려주었다.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더 열심히 신앙생활 하라는 뜻이었다. 남원에 와서 K장로가 세상을 떳다는
소리를 들었다. (죽음 애기만 나오면 무섭고 다리가 후덜거리다가 힘이 빠지고 눈물이 나온다.)
남원 산성교회에서 32년간 시무를 하며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삶이
무엇인지 느꼈으며, 목양순교의 목회철학을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하고자 애를 썼다.
서평: 교회도 목회도 꾸준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이고 옮기는 것도 떠나는 것도 다 하나님의
주권아래있음을 느낀다. 특히 사람의 죽고사는 것을 몇번 경험한 나로서는 죽는 이야기만 나오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벌렁댄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 하면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보고있으며 천국에 입성하는 것도 영안의 눈으로
본 내가 아닌가..그러니 그때는 정신 바짝차리고 글을 읽게 되고 사명감이 더욱든다. 다음부터는 꼭 전해줄 이야기를
놓치지 말고 전해주어야 겠다. 한 사람의 영혼이 얼마나 귀한지 그 영혼을 위해 우리 예수님이 아주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내게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