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영역 못하는 학생들에게 보이는 6가지 패턴과 해결책
시간에 쫓겨 지문 볼 시간도 없는 나… 무엇이 문제일까
언어 잘하는 학생들은 흔히 "언어 영역은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패턴이 있다"라고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언어 1등급 학생들도 그 패턴을 스스로 알기는 쉽지 않다. 언어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언어 영역,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공부 시간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내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다. 내가 약한 부분, 내가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것을 짚고 공부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가 바로 등급을 가른다. 2010 수능 언어 영역 문제를 통해 '나의 패턴'을 짚어보고 대안을 찾아보자.
◆패턴 1. 자신의 취약점을 모르거나, 알아도 잘못 알고 있는 학생
언어 성적 안 나온다고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넌 어디가 약하다고 생각하니?"라고 물으면 "비문학이요""문학이요" " 어휘요" "과학 지문이요" 라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이나 최근 본 시험지를 가지고 분석해 보면 10명 중 9명은 자신의 문제점을 잘못 짚고 있는 경우였다. 과학 지문이 약하다고 하는 대부분의 문과생들은 아예 과학 지문은 건너뛰고 나중에 푸는 학생들까지 있다. 올 수능을 그렇게 풀었으면 완전 억울했을 것이다. 현재 중3인 학생에게 올 수능 문제를 풀려 봤더니 과학 지문에서 출제된 문제를 다 맞혔고,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비문학이 어렵다고 해서 상담한 학생 중에는 학생이 본 시험지를 가지고 상담했을 때 문학이 약한 경우도 허다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자신의 취약점은 반드시 공부한 내용과 결과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문제 하나하나를 두고 정확하게 취약점을 짚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24~26번 문제
◆패턴 2. 언어 영역은 지문 속에 답이 있다는데 빨리 안 찾아지는 학생
언어 영역의 답은 99.999% 지문 속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쉽게 안 찾아져 등급이 안 나오는 학생들이 아주 많다. 특히 올해 수능 언어영역 21번과 22번 문제처럼 지문과 보기, 답지를 꼼꼼히 비교·대조해야 하는 문제는 시간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에게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언어 영역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지문을 읽을 때 중요 어휘에 동그라미를 치고, 핵심 어구에 밑줄 긋는 등의 방법을 통해 보기를 읽을 때 '아~ 이 내용은 맨 아랫부분에 있었는데…, 이건 중간쯤 있었고…'가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다. 제대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훈련에 가장 좋은 텍스트는 수능 기출문제다. 그 다음으로는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이다. 왜냐 하면 잘 다듬어진, 적절한 길이의 지문으로 훈련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21, 22번 문제
◆패턴 3. 곧이곧대로 지문부터 읽고 문제 풀어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
2007 수능까지는 언어가 60문항이었지만 2008 수능부터는 50문항으로 문항수가 줄었다. 문항수는 10문항 줄었지만 지문수는 10개 그대로이다. 시험 시간은 10분밖에 줄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은 더 많아졌다. 언어 영역에서 시간 부족 문제만 해결하면 등급이 올라가는 학생들이 꽤 많아질 것이다. 시간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지문을 들입다 읽어 내려가기 전에 질문부터 빠르게 훑어본 다음 지문을 읽으면 효과적인 문제가 있다. 24번 문제 유형이 바로 그것이다. 지문 전체를 읽기 전에 질문부터 봤다면 (나)를 읽고 난 다음 답지에서 (나)의 전개 과정을 ○× 표시하고, (다)를 읽고 난 다음 (다)의 전개 과정을 ○× 표시를 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24번 문제
◆패턴 4. 질문을 대충 봐서 틀리는 학생
올 수능에서 가장 어려워한 49번 문제는 질문에 힌트가 있었다. '아~, 질문만 제대로 읽었어도……' 하고 안타까워한 학생들이 많았다. '(가)에 근거할 때~', '물리적 구조는?'이라는 질문만 놓치지 않았어도 절대 헷갈리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 문제가 아니어도 평소 학생들이 질문하는 유형을 보면 질문에서 핵심을 놓쳐 틀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언어 영역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지문, 질문, 답지, 보기이다. 이 네 가지만 제대로 붙들고 풀면 언어 영역에서 찾지 못하는 답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49번 문제
◆패턴 5. 정답률 90% 이상의 내용 일치 문제를 틀리는 학생
올 수능에서 내용 일치를 질문에서 직접 묻는 문제는 2문제(30번, 42번)나 출제됐다. 질문이 '내용 일치'가 아니어도 지문 속 내용과의 일치 여부를 따지는 문제는 언어 영역에서 부지기수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대부분 쉽다. 하지만 정답률은 의외로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시 풀면 절대 틀리지 않을 유형인데, 왜 틀렸냐고 물으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시간에 쫓겨 꼼꼼하게 못 풀었어요." "'않은 것은?'을 못 보고 일치하는 것을 골랐어요." "아~ 셋째 문단에 있었네요. 못 찾았어요."… 이런 학생들은 반드시 지문과 답지를 대조하면서 풀되, 확실히 일치하는 것은 ○, 헷갈리는 것은 △, 명백하게 일치하지 않은 것은 × 표시하면서 풀면 된다. 부정 질문에도 낚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절감할 수 있다.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30, 42번 문제
◆패턴 6. 상위권도 어려워하는 어휘, 특히 사전적 의미에 겁먹는 학생
어휘·어법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도 어려워한다. 특히 '사전적 의미'를 물을 경우 학생들은 더 긴장하게 된다. 사전적 의미는 사전에 제시된 의미 그대로이기 때문에 풀기가 만만치 않다는 선입견을 97 수능('意匠의 뜻'을 묻는 문제)에서 심어줬기 때문이다(실제로는 문맥 속에서 맞힐 수 있는 문제였음). 하지만 올 수능에 출제된 어휘·어법 문제는, 사전적 의미를 묻는 문제(23번)를 포함해서 모두 학생들이 쉽게 풀었다. 사전적 의미 문제가 사전을 몽땅 외워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언어 영역에서의 어휘 문제는 문맥 속에서 풀어야 함을 입증해 준 것이다. 어휘·어법 문제, 앞으로는 이렇게 풀자. ⑴ 문맥 속에서 그 의미를 알아내고, ⑵ 유사한 의미를 지닌 다른 단어로 바꿔 보고, ⑶ 그 단어를 답지 속에 대입하여 문장 전체를 읽어 보면 낯선 어휘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참고: 2010 수능 언어 영역 23번 문제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