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규의 國運風水]
![전북 완주군 삼례에서 직각으로 꺾여 달리는 전라선(빨간색)과 관개수로(노란색).](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chosun.com%2Fsitedata%2Fimage%2F201812%2F21%2F2018122101687_0.jpg)
호남고속도로와 전라선이 전북 완주군 삼례를 지날 때 높은 건물 하나가 보인다. 허허벌판에 우뚝 솟은 23층 건물은 랜드마크가 되기에 충분하다. 필자가 재직하는 직장 본관이자 연구실이 있는 곳이다. 고층에 있는 연구실은 사방을 조망하기에 좋다. 주변 들판이 한눈에 보인다. 그런데 이 들판을 관통하는 전라선은 익산역→춘포역→삼례역→동산역→송천역→전주역으로 이어지는데 직선이 아닌 직각으로 꺾으며 달린다. 또 하나 연구실에서 바라다보이는 것이 관개수로다. 삼례 앞을 감싸 흐르는 만경강에서 물을 받은 관개수로는 익산을 향해 역류한다. 그 관개수로도 직각으로 꺾어가며 달린다.
둘 다 일제가 호남평야의 쌀 수탈을 위해 만들어놓은 철로이자 수로다. 철로가 직각으로 꺾어지는 것은 중간중간 간이역을 만들어 쌀 수송을 편하게 하고자 함이며, 수로 역시 들판 이곳저곳 물 대기를 편하게 하고자 함이다. 20세기 전후 철도부설권을 얻은 일제에 의해 생겨난 신도시들에 관한 이야기다. 공주·상주·전주 등에 철로를 내려 하자 그곳 유림들이 지맥(地脈) 손상을 이유로 반대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대전·김천·익산이란 신도시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을 통째로 빼앗은 일본이 지방 유림 세력이 무서워 공주·상주·전주 등을 포기했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다.
구(舊) 도시를 관통하여 철도를 내고 역을 세우려면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늘어난다. 토지 수용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 개발의 수혜는 이곳에 땅을 가진 조선의 구 기득권(양반)에 돌아갈 것이다. 이 또한 원하지 않는 바이다. 차라리 허허벌판에 새로 길을 내고 도시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 익산과 대전이 생겨난 데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신도시 대전에 분기역을 만들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물류 운송이 쉽다. 조선시대 천안의 역할을 대전이 떠맡은 것이다. 익산 신도시에 분기역을 만들면 전라 동부와(전주·남원·순천) 서부(정읍·나주·목포)를 쉽게 통제할 수 있다. 식민지 통치를 위한 일본인들의 실용적 발상이다.
KTX가 오송역에 정차할 때 정장 차림들이 우르르 승차하는 모습을 목도한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거나 민원인들이다. 필자도 세종시와 전주 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강연을 위해 가끔 KTX를 이용한다.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택시를 타면 20분 소요에 2만원, 익산역에서 전주 혁신도시까지는 30분 소요에 2만5000원 안팎의 요금을 내야 한다. 왕복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다. 자주 이용하는 민원인과 공직자들은 오죽할까? 무슨 이유로 그렇게 KTX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새로운 도시에 새로운 역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하나 의문점이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KTX는 천안에서 논산·익산으로 직선으로 달리지 않고 오송역을 우회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일제가 철로를 내고 수로를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식민지 수탈을 최대화하기 위한 실용성과 같은 것인가?
강릉선 KTX 탈선, 남북 철도 공동조사 및 착공식, KTX역 신설을 두고 지자체들끼리 벌이는 볼썽사나운 싸움 등, 철도가 최근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철도 노선들은 일본인들이 처음 깔아놓은 것에다가 인근 도시들의 이기심이 덧칠해진 일그러진 모습이다.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이며 능률이 뛰어난 것이 철도다. 철도는 국가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남북통일과 유라시아 경제권의 동맥으로 거듭나려면 새로 판을 짜야 한다. 철도 부설에 관한 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실용성을 배워야 한다
둘 다 일제가 호남평야의 쌀 수탈을 위해 만들어놓은 철로이자 수로다. 철로가 직각으로 꺾어지는 것은 중간중간 간이역을 만들어 쌀 수송을 편하게 하고자 함이며, 수로 역시 들판 이곳저곳 물 대기를 편하게 하고자 함이다. 20세기 전후 철도부설권을 얻은 일제에 의해 생겨난 신도시들에 관한 이야기다. 공주·상주·전주 등에 철로를 내려 하자 그곳 유림들이 지맥(地脈) 손상을 이유로 반대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대전·김천·익산이란 신도시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을 통째로 빼앗은 일본이 지방 유림 세력이 무서워 공주·상주·전주 등을 포기했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다.
구(舊) 도시를 관통하여 철도를 내고 역을 세우려면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늘어난다. 토지 수용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 개발의 수혜는 이곳에 땅을 가진 조선의 구 기득권(양반)에 돌아갈 것이다. 이 또한 원하지 않는 바이다. 차라리 허허벌판에 새로 길을 내고 도시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 익산과 대전이 생겨난 데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신도시 대전에 분기역을 만들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물류 운송이 쉽다. 조선시대 천안의 역할을 대전이 떠맡은 것이다. 익산 신도시에 분기역을 만들면 전라 동부와(전주·남원·순천) 서부(정읍·나주·목포)를 쉽게 통제할 수 있다. 식민지 통치를 위한 일본인들의 실용적 발상이다.
KTX가 오송역에 정차할 때 정장 차림들이 우르르 승차하는 모습을 목도한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거나 민원인들이다. 필자도 세종시와 전주 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강연을 위해 가끔 KTX를 이용한다.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택시를 타면 20분 소요에 2만원, 익산역에서 전주 혁신도시까지는 30분 소요에 2만5000원 안팎의 요금을 내야 한다. 왕복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다. 자주 이용하는 민원인과 공직자들은 오죽할까? 무슨 이유로 그렇게 KTX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새로운 도시에 새로운 역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하나 의문점이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KTX는 천안에서 논산·익산으로 직선으로 달리지 않고 오송역을 우회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일제가 철로를 내고 수로를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식민지 수탈을 최대화하기 위한 실용성과 같은 것인가?
강릉선 KTX 탈선, 남북 철도 공동조사 및 착공식, KTX역 신설을 두고 지자체들끼리 벌이는 볼썽사나운 싸움 등, 철도가 최근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철도 노선들은 일본인들이 처음 깔아놓은 것에다가 인근 도시들의 이기심이 덧칠해진 일그러진 모습이다.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이며 능률이 뛰어난 것이 철도다. 철도는 국가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남북통일과 유라시아 경제권의 동맥으로 거듭나려면 새로 판을 짜야 한다. 철도 부설에 관한 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실용성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