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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야기 스크랩 “당신은 내게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비져너리 추천 0 조회 60 12.12.27 09: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얼굴도 기억나지 않고 이름도 모르는 ‘그 때 그 사람’

 “당신은 내게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중에는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고마움을 안겨다주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는 ‘이름도 알지 못하고 얼굴도 잊혀져버린’ 존재. 누군가는 ‘그 순간 그 분은 분명 나에게 천사였다’고 기억하는 바로 그 사람. 우리 이웃들이 올해가 가기 전 자신들의 천사를 향한 고마움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버스비 1000원을 내준 고마운 ‘아저씨’
최영현(개포동·42)씨는 얼마 전 중2 아들로부터 가슴이 따스해 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 씨 아들은 여느 때처럼 수학문제집을 챙겨 학원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그런데 아뿔싸 교통카드를 기계에 댄 순간 잔액이 부족하다고 뜬 것 아닌가! 충전한다는 걸 깜빡한 것이다. 게다가 주머니에는 동전하나 없었다. 비상금을 챙겨서 다니라는 엄마 잔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기사 아저씨는 학생들의 무임승차에 이골이 난 듯한 표정으로 퉁명스레 눈길 한번 안 줬고 가뜩이나 숫기도 없고 내성적인 아들은 출발한 버스 문 앞에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으로 쩔쩔매고 있었다고. 그 순간 뒷문 앞에 앉아있던 한 아저씨가 다가와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아무 말 없이 요금 함에 넣어 주었다. 아들은 “감사합니다” 한마디 하고 경황없이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가 두정거장 후에 후다닥 내렸다고 한다.
“엄마, 나 그 아저씨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 아저씨 완전 짱이야.”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호의에 들떠 있는 아들에게 “그러게 엄마 말 좀 듣고 다녀!”라고 핀잔을 줬지만 최 씨도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천원이 별 것 아니지만 귀찮기도 하고 해서 모른 척 하기 쉬울텐데... 자기 일처럼 도와준 그 아저씨가 너무 고마웠어요.”
 
가방 안에서 바늘을 꺼내 주던 그 ‘남학생’
조명경(46·잠실동)씨의 첫째 딸은 어렸을 때 잦은 ‘경기’로 부모를 놀라게 하는 아이였다. 열이 있거나 놀라면 어김없이 경기를 해 병원과 한의원을 오가기를 수십 번. 조씨는 오랜 경험으로 바늘로 아이의 손끝을 따서 피를 내는 응급요법을 터득하기에 이르렀고, 어디를 가나 항상 바늘이나 수지침용 침을 가지고 다녔다. 
 아이가 여섯 살 때 일이다. 여름휴가로 놀러간 바닷가에서 아이가 경기를 일으켰다. 그런데 있어야 할 바늘이 가방 안에 없었다. 아무리 찾고 뒤져도 피를 나게 할 만큼 날카로운 뭔가가 없었다. 
 “바늘 없어요? 바늘이요! 옷핀같은 것도 괜찮아요.”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 지르듯 물어봤지만 아무도 바늘을 가지 사람이 없었다. 아이의 몸은 점점 굳어져가는 것 같았다. 바로 그때 덥수룩한 외모의 남학생이 조씨 가족 곁으로 다가왔다. 배낭 안을 뒤적거리던 그 학생이 건네준 것은 다름 아닌 반짇고리. 급하게 건네받아 아이의 급박한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상황이 진정되고 나고 반짇고리를 돌려주려 했지만 그 남학생은 이미 자리를 떠난 후였다.
 “고맙다는 인사말도 못했어요. 남학생이 바닷가에서 반짇고리를 건네주다니...... 정말 기적 같은 일 아닌가요? 그때 그 바닷가에서 우리에게 바늘을 건네 준 그 남학생,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지갑 무사히 돌아오게 한 ‘중년의 신사’
 올 12월. 빙판길로 변한 도로를 이지원(잠실동?44)씨는 허둥지둥 걸었다.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하느라 지갑을 길에 떨어트린 사실도 전혀 모른 채. 두 시간쯤 지나 볼일을 마치고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뜻밖의 문자가 와있었다. 파출소에 지갑을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담당 경찰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급히 가방 안을 뒤져보니 아뿔싸! 진짜로 지갑이 없었다. 부랴부랴 파출소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들었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서 지원씨 지갑을 주운 40대 남자가 꽤 멀리 떨어진 파출소까지 일부러 찾아와 주인에게 돌려주라며 맡겨놓고 갔다고 한다. 지갑 안에는 현금과 5장의 신용카드, 신분증, 각종 회원 카드들이 그대로 있었다.
 “요즘엔 구설수에 휘말리기 싫어 주운 지갑을 파출소까지 가져오는 경우가 드물어요. 운이 좋으셨네요.” 담당 경찰관이 한마디 거든다. ‘만약 지갑을 찾지 못했다면... 신분증, 신용 카드 분실 신고와 재발급까지 골치 아픈 일 처리하느라 바탕 전쟁을 벌여야만 했겠지’ 십년감수한 이씨. 경찰관이 건네는 40대 남자의 휴대폰 번호를 받아들고 전화를 걸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를 파출소에 데려다주신 ‘할머니’
1여 년 전 윤경아(구의동·38)씨 집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큰 아이의 학교 앞에서 한참동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윤씨. 이야기를 끝내고 주위를 둘러보니 옆에 있어야 할 둘째(6세)가 보이지 않는 거였다. ‘근처에 있겠지’하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눈앞이 하얘지고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찾아 여기저기를 헤매는 두 시간이 2주일처럼 길게 느껴졌다. 온갖 나쁜 상상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했다. 울면서 아이 이름을 찾아 부르는 바로 그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경찰관이었다. 어떤 할머니가 “아이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아이를 파출소로 데려왔다고 했다.
 “사립학교다보니 집에서 거리가 꽤 되는데, 아이가 그 길을 기억하고 집까지 걸어가려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집에 거의 다 와서 길을 헤매게 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 거죠. 바로 근처에서 지켜보던 할머니가 아이를 파출소에 데려다주셨다 하더라고요.”
 엄마의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었지만 전화기를 구할 수 없었던 아이, 역시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할머니가 가까운 파출소로 아이를 데려가줬다는 것.
 “경찰관도 그분 연락처를 모른다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 고마움을 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만약 그때 그 할머니가 그냥 모른 채 지나갔더라면...... 아이를 우리 집으로 되돌아오게 해주신 할머니께 우리 가족 모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를 안고 있던 배 위의 ‘아저씨’
 김선경(44·상일동)씨는 10여 년 전 배 위에서의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충추호에 놀러갔을 때에요.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중간에 매점이 있는 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돌아오는 거였어요. 매점 근처에 배가 멈추자 큰 아이가 과자를 사 달라고 졸랐어요.”
 큰 아이와 매점에 가며 당시 4살이던 둘째 아이는 당연히 남편이 볼 거라 생각한 김씨. 매점에 내려 큰 아이의 간식을 사 오던 김씨가 승선하려는 순간, 낯선 남자가 둘째 아이를 안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저씨 뭐에요?”라는 날카로운 김씨의 물음에 되돌아온 대답은 “애가 배에서 내리려고 해서요......” 배와 매점입구 사이를 본 김씨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고. 어른도 발을 뻗어 뛰어내려야 하는 거리, 아이가 발을 뻗었으면 물에 그대로 빠지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또 배는 멈춰있었지만 배의 엔진은 굉음을 내며 계속 켜져 있었다고. 아찔한 상황에 아이를 안고 자리로 돌아온 김씨. 정신을 차리고 난 후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찾아갔지만 그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그날의 아찔함은 한참동안 그를 힘들게 했다.
 “그분이 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어요. 그땐 너무 당황해 감사의 말씀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죠.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우리 아이를 살려주신 그때 배위의 그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휴대폰 보관해준 ‘젊은 그 남자’
 1년 전. 거나하게 취해 새벽 무렵 귀가한 이해근씨(잠실동?47). 다음날 아침 자신의 휴대폰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당황했다. 약정 기간이 남은 데다 지인과 그동안 만났던 거래처들 연락처가 다 휴대폰 안 에 있는데... 급히 본인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전원은 이미 꺼진 상태다. 지난 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집에 돌아오는 택시에 오를 때까지는 분명 주머니에 휴대폰이 있었는데. 하루 종일 전화 연결을 시도한 끝에 오후 무렵 연락이 닿았다. 운 좋게도 집 근처에 사는 젊은 남자가 보관하고 있었다.
 택시에 내리던 중 실수로 이씨가 길바닥에 휴대폰을 떨어뜨렸고 길 가다 우연히 이를 발견하고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료수 한 상자 사들고 ‘귀인’을 만난 그는 무사히 휴대폰을 돌려받았다.
 
통 큰 ‘벤츠운전사’
강문경(잠실·39)주부는 올 초 대치동 한 아파트 상가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동네에서 애들 학원 픽업하고 장보는데 별 지장 없을 정도로 운전을 한다는 강씨. 얼마 전 눈이 내려 곳곳이 빙판과 눈길이여서 더욱 조심스럽게 주차자리를 알아보는데 그날따라 빈자리가 없었다. 간신히 빈자리를 찾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좌청룡 우백호가 아니라 좌벤틀리 우벤츠가 아닌가. 벤틀리는 웬만한 강남소형아파트 전세가격을 능가하는 고급차 중의 고급차다. 외제차 무섭다는 얘기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터라 조심조심 왼쪽 사이드미러를 보며 후진하는데 앗! 그만 오른쪽 뒷 범퍼가 벤츠 앞 범퍼 좌측과 살짝 부딪혔다. 두 최고급 수입차 사이에서 그만 정신을 잃고 벤츠랑 접촉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보험회사에 신고하라는 매뉴얼대로 사고접수를 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접촉현장을 찍었다. 벤츠 앞면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죄송하고 잘 수리하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죄인처럼 풀죽은 목소리로 남편에게 이 사실을 고하고 벤츠 수리 견적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다음날 낯선 번호가 핸드폰에 떴고 어제 접촉사고 난 벤츠 주인이란다. 요점은 살짝 난 흠이니 광택만 조금내면 될 것 같다고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다. 와~ 기적이 아닌가! 간이 콩알 만 해졌던 강 씨는 그 후 보험 갱신 때 대물배상을 3억으로 대폭 올려 만약을 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경아 박지윤 오미정 리포터

 

출처:송파강동광진내일신문

 

문의 010-8877-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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