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묵상하며
돌려 줄 수 없는 빚
너는 네 떡(식물)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전 11:1~2 -
솔로몬은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부지런히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무역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솔로몬은 해상무역이 얼마나 위험한 모험인 줄 알면서 물 위에 네 떡을 던지라고 말합니다. 물 위에 던진 떡이 어디로 갈지 또 언제 많은 이익을 가지고 돌아올지 하나님밖에 아시는 분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지런히 던지라고 말합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후하게 막 던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투자는 신중하게 하라고 덧붙입니다. 한 바구니에 달걀을 다 넣고 ‘올인’하지 말고 일곱으로 나누어서 아니 여덟(yes to eight)으로 나누어서 던지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부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에게는 돌아올 보상을 생각하고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꼬리표가 붙지 않은 선을 행하면 하나님의 때가 이르면 오랜 후에 거둘 것이라는 권고입니다. 어려운 사람을 찾아 베풀되 되도록 여러 사람에게 베풀라고 말합니다.
저는 1966년 하와이의 동서문화센터(EWC)에 유학을 떠난 일이 있습니다. 동서문화센터는 동양에 있는 학생과 미국에 있는 학생을 그 중간지점인 하와이로 불러 공부도 하게 할 뿐 아니라 함께 기숙사에 살면서 문화 교류로 상대방을 이해하게 하는 일을 추진하는 기관입니다. 그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가지고 미국을 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국민소득(GNI)은 $250도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저는 다행히 장학금을 가지고 갔지만, 미국 땅을 밟아 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자원봉사자가 나와 목에 레이를 걸어주고 기숙사까지 데려다주며 무엇이든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도 주고 갔습니다. 나이 많은 부인이 이렇게 친절하게 무료 봉사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일 년 연수를 마치고 미국 본토를 여행할 때는 센터에서 제공한 주소를 따라 자원봉사자들에게 편지하고 입주 도움(Home Stay)을 받아 여행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돕는 손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관광하는데 정신을 빼앗겨 감사편지도 내지 않고 감사 전화는 돈이 들어 더더욱 하지 않았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찾아 들어오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들에게 한 번도 숙소를 제공한 일도 없고 승용차를 내어 그들을 돕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아파트는 개인 주택과 달라서 외부 사람을 재우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사십여 년 전에 저를 도와주었던 많은 사람을 새삼 생각했습니다. 너무 오래되어서 이름도 주소도 알 길이 없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어떤 보답을 바라고 친절을 베푼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 자기 집에 거쳐 온 여러 나라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들은 물 위에 떡을 던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되도록 후하게 많은 사람에게 떡을 던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그들에게 돌려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습니다. (2007.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