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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29.밤11시반경~5.5.아침9시반경
홀산 무지원
가야산~덕유산~지리산~인월~덕산사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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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시간
오랜만에 나에게 주어진 긴 연휴동안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해본다.
지리가야국공이야기가 주위에서 들리고 나도 생각하고 걷고 싶은 코스가 있어 그길을 걸어볼까 싶기도 하고 편안하게 맛집을 탐방하며 먹고 둘러보며 여행을 떠나볼까 싶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일기예보를 보기 시작하고 내마음은 이미 가야에서 지리까지에있는 내모습을 어느순간 발견한다.
그런 내모습을 보면서 뒤돌아 보지 않고 지리국공연산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큰 장거리에 날씨체크가 기본이기에 하루하루 날씨를 본다.
여름같은 뜨거운 날씨와 적어도 하루 이틀은 비를 꼬박 맞아야할 상황!
더운날씨에 산행은 그누구도 힘들거지만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더위와 비를 감당해야하는 것이 이번 일정에서 최대의 관건이고 오고가는길의 교통편이며 냉정히 내 자신을 보았을 때 운동부족으로 인한 작년보다 부족한 체력이 또다시 나를 잠시 머뭇거리게 했다.
그러나 그럴때마다도 내마음은 이미 가야에서 지리까지 가있는 모습을 본다.
할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마음이다.
주위 몇몇분은 아시겠지만 올봄에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에서는 깁스를 하라고 할정도로 내다리상태는 좋지않았고 꼼짝할수 없는 상황이 생겼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게속 하고 싶었고 그러려면 이시기를 지혜롭고 현명하게 잘 대처해야만 했엇다.
적극적인 병원치료와 재활과 주위여러분들의 조언과 노력으로 병원에서는 최소3개월의 깁스를 요구하였지만 깁스없이 한달반만에 회복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항상 재발할수도 있기에 이번 긴 여정도 나는 그어느때보다 그누구보다 더 준비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이런저런 악조건속에 또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잇다.
산행중에도 밥3그릇은 거뜬한 나에게 코로나로 인해 중간중간 매식이 불가능해진곳이 더러 있었다.
이점 또한 구간구간 나눠 더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메모하며 극복하고 매일 매일 머리에 그림을 그려넣는다.
떠나는날 긴장으로 밤새 잠을 설치고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를정도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긴휴가를 맞이한다.
거실에 한가득 깔아둔 짐을 하나씩 배낭에 넣었다.
이번에도 가방이 너무 무겁다.
간단히 먹고 출발하려다 그래도 든든하게 먹어야 할 듯 싶어 메뉴를 정하고 급히 가방을 싸들고 식당으로 가서 언제나 그랬듯 밥두그릇으로 든든하게 최후의 만찬을 즐기고 지부장님을 만나 출발한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들머리로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피곤과 잠이 몰려온다.
주사위는 던져지고 이제 내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연에 순응하고 나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것뿐...
도착후 주섬주섬 준비를 하며 보라누나가 챙겨준 선물과 피로엔 비타500을 마시고 지부장님의 당부의 말씀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들머리로 이동후 지부장님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혼자만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지부장님 죄송하며 감사했습니다.
근처 영알을 벗어나 혼자 그 긴거리를 가야하고 비까지 잡혀있어 걱정만 한가득 안긴 죄송한 마음과 늘 옆에서 든든히 응원해주시고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감사한 마음안고 완주의 기쁨으로 보답해야겠다 생각해본다.
내 자신을 믿되 절대 교만하지 않는 마음으로 한걸음한걸음 내딛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위와 비를 맞서 싸워야 하기에 뱃지사냥은 과감히 접고 완주에 목표를 둔다.
반년전 걸었던 그길
서성재에서 잠깐 쉬기도 하고 천천히 오르며 상왕봉에 도착하니 감회가 새롭다.
작년에 걸었던 길이 뜨문뜨문 생각이 나는 것이 확실히 시야가 확보되니 길이 잘보인다.
그러나 피곤탓인지 긴장탓인지 조금만 불편하면 괜히 등산화도 다시 벗었다 신었다 해본다.
그렇게 가야산을 벗어나고 어둠속 불빛에 의존해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낀 하늘에 별도 없이 홀로 외로이 세상을 밟혀보려 안간힘을 쓰는 초승달이 꼭 나를 보는듯하다.
점점 여명은 밝아오고 일출이 모습을 드러내며
해뜨기전 마지막 추위도 물러가는듯하다.
밤새 얼은 몸도 녹이고 약간 출출함도 달래며
잠시 일출감상을 하고 간다.
수도지맥(修道枝脈)
경북 김천시, 성주군, 고령군과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을 지나며,
백두대간 대덕산(大큰대.德큰덕,山, 1290.9m) 남쪽의 삼도봉(三석삼,道길도,峰, 1250m)에서 남쪽으로 300m쯤 떨어진 1180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해서 황강(황강(黃누를황,江강강)과 감천(甘달감,川내천), 회천(會모을회,川)의 수계를 경계지으면서 봉산(902m), 수도산(修道山, 1317m), 단지봉(1326.7m), 남산(1113m), 우두산(1046m), 비계산(1130m), 오도산(1120m), 토곡산(644m), 만대산(688m), 필봉(330m), 성산(205.7m)을 거쳐 황강/낙동강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105.8km인 산줄기를 말합니다.
수도지맥 중 최고봉은 단지봉이지만 수도지맥으로 명명한 이유는 수도산의 유명세에 의한 것이라 합니다.
수도산에는 청암사, 영남 제일의 선원 수도사, 백련암, 극락암, 수도암등의 암자가 있으며 수도산 또는 불령산이라고도 불린다
앞으로 걸어야할 능선들을 잠시 느끼고 눈에 담고
발길을 옮겨봅니다
시코봉에서 뒤돌아본 가야산까지의 능선들과
저끝에 보이는 가야성..
햇살은 따시다못해 점점 뜨거워지면서 내몸또한 점점 뜨거운 햇살에 항복당하며 귀하디귀한 물만축내고 진도가 나가지않는다.
혼자 외로울까 싶어 가끔씩 깜짝출연을 해주는 뱀을 쳐다보고 놀랄힘도 없이 나의 길을 간다
두릅도 종종 눈에보인다.
맘같아서는 전부 다 따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싶지만 내코가 석자라...ㅋ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힘들게 정상에 올라와도 나무그늘하나 없이 덥기는 똑같았다.
내려가면 첫매식구간인데 더위를 피해 빨리 그곳에 가고싶은 맘뿐이지만 더위에 몸이 지쳐 맘같지가 않고 그자리를 맴도는듯 하다.
작년 그맛이 생각난다.
세그릇을 깔끔하게 비운식당인데 맛도 맛이지만 맘씨도 넘 좋으신 이모를 생각하며 내려기는데 옆에 두릅이 보여 하산길에 한움큼따다가 선물로 줬다.
이모가 두릅을 보고 왠거냐고 웃으시며 힘들게 뭘 또 하냐면서 반가워 하신다.
힘들었지만 두릅이 있어 반가운마음 표현할수 있어 좋았다.
뭐해줄가 하시길래 고기로 주문하고 기다리는동안 세수도 할겸 소금들을 씻어내니 개운하다.
이모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맛나게 밥을 먹어치웠다.
오늘도 여전이 밥은 말안해도....ㅋㅋ
든든하게 먹은후 보충할거 보충하고 달달한커피까지
마신후 떠나기전 함께 사진 한장담아본다.
불과 반년전엔 아주아주 동안이셨는데 이렇게 주름이 생기고 왠지모르게 어두워보이는 이모를 보니
가슴한켠이 메이는게 집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서 가슴이 메이는데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는 저를 가게 밖까지 나오셔서 마중해주시는 모습에 또한번 울컥하게 되었다.
따뜻한 정을 받고 힘을 얻어서 인지 수도지맥의 알바구간을 쉽게 건널수 있었다.
작년
밤에는 길이 안보여힘들었던것 같은데 낮에 오니 너무 잘보이면서 그때 밤에 힘들게 걸은 걸음들이 생각이 났다.
까마귀때들를 놀래키며 초점산에 도착한다.
어두워지기전 하산길에 앞으로갈 삼봉산을 잠시 바라본다
아무도 안계시고 문은 잠겨있고 한가득 싸들고온 가방을 잠시 내리고 수돗가에 물을 보충하고 간다.
어둠이 내려 조용하고 고요하고 까칠한 산길을 오르고 올라 삼봉산을 인증하고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잠시 물한잔 한다
빼재에 도착.
넘 피곤하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한적하고 바람도 막아주는곳을 찾아 자리를 깔고 누워본다.
눈을 감고 누워있으니 쉽게 잠은 오질않고
고요하고 깊은 산속에 고라니들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깨운다.
그렇게 한시간이 흘렀을가?몸에 한기가 살짝 들라하여
옷을 더 껴입고 싸들고온 먹거리를
물과함께 먹고 슬슬 갈준비를 합니다
이제 두번째 국립공원 덕유산에 들어섰다.
일출시간을 마춰 백암봉에 올라선다.
조금남아 있던 물도 다 마시고
삿갓대피소까지 모든걸 참고 가야하는데
자꾸만 남은키로수만 생각하게되고.....
앞으로 가야할능선과 저 멀리 남덕유와 서봉의 조망을 본다.
오늘 낮기온은 그야말로 5월1일 날씨라는게 믿기힘들정도다..
더위에 쥐약인 나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천천히 열심이 걸어 대피소까지만 가자란 맘으로
또 한걸음씩 내딛는다.
가야산에서 시작해 첫 산객을 만나 넘 반가운 나머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진한장을 부탁한다.
드뎌 배고픔과 갈증을 해결해줄 삿갓대피소에 도착.
여기까지 물이 없어 힘들었다.
가방을 벗어두고 빈 물통들을 가지고 샘터에 물도 채우고
갈증난 목을 젖시고 아무도없어 시원하고 개운하게 세수도 하고 잠시 쉬며 응원과 격려의 전화를 받고 햇반을 구입한다.
물에 말아 한수저 먹는데 너무 오랜시간 공복상태에서 음식이 들어가서인지 그만 목에 걸려 놀람과 아픔이 같이 밀려온다.
콩콩뛰고 발버둥을 얼마나 치고서는
겨우 목에 걸린게 내려가는듯 했다.
넘 당황하여 캔커피로 천천히 목을 충분이 적셔주고 물에 말아 조금씩 조심스럽게 먹어주니 이제서야 부드럽게 넘어간다.
갈증과 배고픔을 어느정도 달래고 슬슬 또 떠날준비를 한다.
삿갓봉을 올라 잠시 걸어온길을 보고
앞으로 가야할 남덕유산이 웅장하게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는길에 후기로만 봤던 동강할미꽃선배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응원을 해주신다.
응원에 힘입어 월성재에서 1.4키로의 남덕유산을
쉽게 올린듯하다.
남덕유 정상에는 산객분들도 몇분계시고
정상인증들 하는동안 나도 한숨돌리면서
주위의 멋진 산줄기들을 눈에 ,담으며
기다렸다가 나도 한장부탁하고 발길을 돌린다.
얼마나 더운지 웬만해선 창모자를 안벗는데 햇살은 뜨겁고 바람과 그늘은 없고 점점 진이 훅 빠지기 시작하여 모자를 바꿨다.
막 올라오신 산객에게 부탁해 사진한장담고
그늘을 찾아 내려가보지만 어느곳에도 그늘하나 없는것이 야속하기만하다.
삼자봉가는길에 마지막 한모금남은 물을 마셨지만 그래도 갈증은 가시질 않고 걷는내내
오로지 물만생각난다 .
이게 5월1일 날씨가 맞냐며 부정하고 부정해보지만
현실은 30도 바람 그늘 한점없는 ××날씨다.
결국 삼자봉정상에서 한번 퍼지고 가방을 벗어던지고
비상식량 육포를 꺼내서 천천이 한조각한조각 먹으며 침을 모아 삼켜본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가
휴식후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겨가는데 할미봉가는길에 로프구간에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수없는 라벨이 다 떨어진 500리터짜리 물통이 떨어져있길래 가방을 벗어두고 주웠다.
일단 가방에넣고 힘겹게 할미봉에 도착해
바위에 기대어 주워온 물을 망설임없이 마시는데 뜨뜻하이 찝찝한맘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마시고 본다.
잠시 쉬며 남덕유에서 육십령까지 이리 힘든적은..
가도가도 육십령이 보일듯 나올듯 하지만 보이질 않는....
그래도 뚜벅뚜벅 걷고 걸으니 드뎌 육십령식당에 도착한다.
이모에게 전화를하고 일단 시원한 물부터 들이키고나니 살거같았다.
음식준비하는동안 가방정리도 하고 마실것도 챙기고
양말도 갈아 신을겸 등산화도 벗어 발도 식혀주고...
그사이 밥이 한상차려지자 국부터 들이키며 천천이 먹기시작해 어김없이 세그릇을 비운다.
걸어온길도 나름 고비들이였지만 이번 구간 역시 육십령에서 복성이재까지 30여키로 가야하기에
단디 챙기가야한다.
조금 쉬었다 달달한커피한잔을 마시고 떠나기전
다음을 기약하며 이모와 사진한장을 남긴다.
깃대봉전 샘터를 충분이 이용하고 간다.
영취산부터 한방울씩 내리기시작한 이슬비와 안개비로
시야도 안나오면서 등로도 다 젖어 바지와 등산화를 젖게 한다.
드디어 우중산행이 시작되는구나...ㅠ
무명산을 지나는길에 비구름 사이로 일출이 살짝 비췄다.
봉화산정상에서 나도 정비를 할겸 다리를 무겁게하는 우비바지를 벗고 대충 정리를 하고 쉬는중 여유있게 비박하는팀들을 바라보며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내린다는 비 걱정이 가득된다.
준비는 단디해서왔으니 고민한들 뭣하리 일단 부딪쳐보기로..
그렇게 날씨걱정을 하며 매봉에 도착.
작년에도 등로와 진달래나무를 정비중이던데 아직도 작업중인것을보니 생각보다 공을 많이 들이는듯하다.
내년 이맘때쯤오면 볼만하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가야산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오면서 남덕유근처에서 마주한 등객이 전부였는데
식당에서 마주할 등객
아니 우리 J3식구들을 만날거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식당에 도착하니 대구팀3분이 도착해 식사중이셨다 .
어찌나 반갑든지
나도 대충 손과발 세수를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한다.
뒤이어 부산팀 수도권팀 경북팀 도착하며 인사를 나눈다.
며칠 밤낮 주야로 홀로 고생하며 긴거리를 걸으며 느꼈던 지독한 외로움인지 j3는 한식구라생각하는 나의 애정인지는 모르지만 그반가움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내마음은 그러하나 세상모든것이 다 내마음같지 않은것으로 가시박힌 말도 있는것 같았지만
반가워해주는분들과 웃고 이야기하며 지금걷고 있는 이길이 많이 힘들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고 잊으려한다.
모두 식사하시는거보며 잠깐 앉아 담소를 나누다 떠날준비를 하고
사진한장남기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앞으로 내가 가야할길을 그리며 마음을 정비해서 아쉽지만 또 나의길을 떠난다.
고남산을 올리면서 가다 졸다를 반복하며 정상이 나올듯 나오지 않는 그길이 어찌나 힘들었는지 십원짜리도 나오며 중간에 퍼져 앉아 졸다가 힘들게 겨우 겨우 올린듯하다.
작년 여원재에서 올땐 밤이고 힘든줄 모르고 올렸던걸로 기억하는데
우두령에서 시코봉올리는거는 애교라는 생각이 들정도 정상이 쉽게 보이질 않는다.
산불초소에서 잠깐 바라본 수정봉과 지리능선 그리고 하늘엔 막 비라도 부울것처럼 구름들....
그렇게 해는 넘어가고 이슬비를 맞으며 여원재에 도착한다.
뒷마당에서 동네 어르신과 반주중인 이모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어서 가방벗고 막걸리 한잔하자고 반가움을 표현하신다.
전과 수육에 한잔하고 이야기를 잠깐 니누고 난 나의 볼일을 본다.
가방정리도하고 전날 울j3식구가 쉬었다간 이부자리등을 정리하며 충전 보충등을 한다.
본격적으로 우중산행을 할것인데 무겁게 들고온 우중산행대비짐과 몸과 마음을 또한번더 다잡고
시간 계산을 다시한번더 체크한다.
정신이 혼미하여 시간계산이 잘못되었을까 몇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 울산지부의 아낌없는 응원글을 읽어보고 힘이나서 마음을 굳게 먹는다.
비옷을 입으니 다리는 더욱더 안올라가며 갑갑하고 시원하게 내리는비를 맞으며 거미줄을 뚤고가다 얼굴에 붙은거 걷어내기도 바쁜데도
돌아서면 잠은 계속 밀려온다.
노치회관옆 쉼터에 잠깐 들어가 쉬며 잠을 쫓아보지만 얼마나 있었을가 몸에 한기가 들라하고 먹을수있는 여건이 될때 먹어주고 다시 출발준비를 한다.
수돗물을 받아서 한모금 하고 출발이다.
퍼붓는 비를 맞으며 둔해진몸을 느끼며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도 몇번을 미끄러졌는지 모른다.
다행이 크게 다친곳 없이 바래봉을 도착한다.
허기짐에 더욱더 힘은 들고 배고픔을 달래고 싶어도 퍼붓는 비를 피할곳이 없어 먹을수도 없는 처지가되니 우중산행에 굳은 마음을 먹고 준비도 철저하게 했지만 이비와 이상황이 원망스럽고 야속하기만하다.
그와중에도 살짝 살짝 보여주는 경치는 그야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멋지다.
그저 우와하고 감탄만 할수 밖에 없는 한폭의 그림들을 본다.
눈에 담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것으로 인해 위로받고 걷다보니 어느새 인월도착.
낮에오니 한두분 동네어르신들도 보인다.
그때 한 할머니가 근처오시면서 저 밑에 큰길놔두고 왜 좁은 마을길로 가냐며 한마디 하신다.
코로가19덕에 외부인이 마을로 다니는게 달갑지 않으신것같다.
고리봉위에서 본 인월쪽 지리능선과 정령치쪽을 보고있는데 진짜 그림이다.
모자와 우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림을 감상하니 피곤함이 신기하게도 싹 날라갈듯하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현실은 배고픔과 운무속 빗길이 그리 쉽지가 않다.
성삼재까지 어찌왔는지도 모를정도로 운무속을 정신없이 온듯하다.
배고픔을 참으며 뚜벅뚜벅 걸어 노고단도착 12시30분.
일단 음수대에서 물보충을하고 취사장으로 들어가서 3시까지 기다린다.
앞으로 벽소령대피소까지만(14키로)가면된다 생각하고
한참전부터 배고팠던 배는 이제 무뎌져서 먹고싶은 맘이 없지만 천왕봉까지 열심이 걸어야하니 에너지보충을 위해 가방털이를 한다.
홈플에서 산지 한참지난 초콜렛을 매번 들고만 다니다 드뎌 먹어치운다.
맨밥은 입에 넣고 물마시니 끝이다.
간에 기별도 안가지만 이거라도 먹을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
이제는 추위와 또 싸움을 하는듯하다.
겉은 비로, 속은 땀으로 다 젖어 식으면서 얼마나 춥던지 2시간을 추위에 떨었다.우비를 입고 있어도 어찌나 춥던지 감당이 안되었다.
쉬지도 못하고 비비고 쭈무르고 동동구르며 추위에 떨고 있던중 알람이 울린다.
출발준비소리가 이제 살거같은 희망의소리로 들려 반갑기까지 했다.
그저 가볍게 걸을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다시 우중산행준비를 철저하게하고 길을 나선다.
취사장에서 준비하고 노고단고개 올라오니 새벽3시반이 다되어간다.
벽소령까지 적당히 부지런히 가야하는데 준비시간 30분도 아쉬웠다.
운무속인지 앞이 전혀 보이지않는다.
발앞이 안보여 걸음걸이가 극 소심모드로 바뀐다.
마무리를 잘해야하니 무조건 부상당하지 않으려 노력해본다.
비를 꼬박 24시간 맞으며 시야없는 길을 걸어가려니 갑자기 가슴 한구석이 쓰려오는것이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짓인가 싶어 외로움과 서글픔에 눈물이찔끔 나는듯했다.
다행인건 2분도 아닌 약2초만 그생각이 들었다. ㅋㅋ
벽소령대피소도착
매점에서 먹거리를 사서 배고픔을 달래고 가방에 초코파이와 초코바를 보충한다.
우중산행준비를 하고 지체하지 않고 다시 출발한다.
어느새 조망도 안나오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듯 햇님이 모습을 보이고 조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비만 퍼붓던 무심한 하늘도 결국 나의 의지에 꺽여 깨끗하게 하늘을 열어주니 지리능선들을 한눈에 담으며 간다.
무엇보다 우비를 벗고나니 너무 개운하고 힘들때마다 지리의 산새들을 보며 멀게만 느껴졌던 장터목에 도착해서 보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잠깐쉬었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출발한다.
정상석에 올라보는 조망이 너무 멋지다.
정상석옆에 앉아 걸어온 능선들과 걸어야할 능선들을 보며 멋진 조망에 취해버려 시간의 흐름도 잊은채 그저 넋놓고 있는 내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짧은 순간이었는줄 알았는데 삼십분이란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다.
내가 이길을 걸을수 있음에 감사하고 순간순간 행복하기도 하고 눈물날 정도로 힘들고 고달픈 지난시간에 대한 보상이 되는 시간이었던것같다.
그렇게 보상해주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능력과 잠재력 또한 참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시간제약구간를 통과후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기에 다 젖은 등산화와 양말도 말릴겸 맘편이 자리를 잡던중 나를 안다며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분을 만났다.
이만남을 통해 다시한번 산꾼으로써의 내가 더 성숙된자로 서있기를 내자신에게 말해주었다.
늘 겸손히 초심을 잊지않는 자가 되기를 바래본다.
옷도 말릴겸 그늘 한점 없는곳에 한시간정도 누워 쉬었더니 더위를 먹은듯 속이 안좋고 몸의 밸런스가 깨진게 느껴진다.
그렇게 하봉 새봉을 힘겹게 지나 날은 어두워지며 마지막 야간산행이 시작된다.
결국 새봉후 꾸역꾸역 넣은것이 화근이되어
몸은 처지고 속은 뒤집히고 그만 주저 앉아버렸다.
물을 한모금 살짝 젖시든 마시고 메스꺼운 속을 만지며 퍼져 누웠다.
얼마나 쉬었을가..
더 쉬고 싶어도 5월의 지리산 밤은 얼마나 추운지
쉴수가 없었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도토리봉에 진이빠져 힘겹게 뚜벅뚜벅 걷다보니 도토리봉정상을 정복하고 저 아래의 밤머리재가 눈앞에 보입니다
얼마만의 맛난 밥을 먹을 생각하니 힘이난다.
밤머리재에 도착
일단 간단하게 씻고 물보충을 하고
잠시 멍하게 앉아쉬다 밥먹을 준비를 한다.
비록 바람 피할곳없는 야외에 다 식은 찬밥이지만 차려진 밥을보니 가슴 한구석이 찡하며 그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배고픔을 참고 힘겹게 걸어온 길들이 필름처럼 지나가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죽을 주문해둔것이 마치 속이 탈날줄알고 있었던것 같이 감사하다.
여원재이후 2틀만에 먹는 눈물젖은 맛난죽...
부드럽고 고소하다.
그렇게 속이 걱정되서 천천이 비록 다식어 차지만 죽과 반찬들을 싹다 깔끔이 먹은후
조금 쉰다는것이 피곤하고 졸려 구석 테이블에 엎드려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잠이 드는것 같다.
잠을 깨보려 하지만 간만에 든든하게 먹어서 그런지 새벽 그 추위속에서도 더욱더 잠에 취해 깨어나질 못한다.
깜짝놀래 잠에서 깨보니 몸에는 한기가 들어 온몸이 떨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온통 멧돼지들이 킁킁거리며 땅을 파제끼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덜덜 떨며 서둘러 출발준비를 하고 출발하려는데 또 가랑비가 내리기시작하며 운무가 나의 앞길을 가리고 있다.
불편하지만 막날까지 우비를 꼼꼼히 챙겨입고..
끝날때까지 끝난게아니니 긴장을 늦추지않는다.
시야가 안나와 천천히 걷다보니 날머리가 가까워온다.
비는 그치고 비옷을 벗고 마지막 단도리를 하고 길을 나선다.
수양산정상을 지나 내림길에 지부장님과 뽀대뽀형님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고 감사하던지....
인사를 하고 사진 몇장을 남기며 하산을 한다.
날머리에 도착...
보라누나와 인사를 하고 마지막 날머리 사진을 남기며 6개월만에 다시 도전한 역국공지리태극의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작년과 다는상황이 있다면....
긴여정속에 이틀을 꼬박 비를 맞아야했던 우중산행과 코로나로 매식이 제한되어 많이 굶었고 그늘과 바람한점이 없는 30도이상의 한여름같은 뜨거운 날씨속의 걸음이었다.
몇안되는 이른 나이에 장거리란 매력에 빠져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하는 이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치어 정신없이 흘러가는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것을 확실히 느낀다.
긴거리를 걸으며
처음 내 베낭에 j3시그널을 달때의 그책임감과 설레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슬럼프가 올까 걱정도 되지만 항상 최고보단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늘 자연에 순응하고 겸손히 한계에 도전하며 나 자신과의 쌈에서 최선을 다하려 다짐해본다.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시는 지부장님과 형님 누나들 감사합니다.
멋진분 축하합니다 몸조리 잘하시길
감사합니다
항상 걷는걸음에 응원하고 안산하세요^^
그길을 걸어보았기에 얼마나힘들고 외로운지 짐작이 가네요 복성이재에서 만날을때엔 그냥 역 국공 하는줄 알았는데 역지태국공 을 성공하셨군요 모진비바람과 뜨거운 날씨속에 무지원으로 홀로 완주하시다니 그저 멍 하기만 하네요 대단한 루피 대장님 건강 관리 잘 하셔서 큰 산꾼으로 우뚝서시길 지켜볼게요 역지태국공 무사완주 대박입니다
항상 건강을 챙기려 노력할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건강해야 좋아하는걸 계속해서 이어갈수 있을건데 말입니다
슬럼프가 오지 않도록 잘 컨트롤하여 쭈~욱 나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기 이제 보고... 긴여정의 외로움을 느끼고갑니다^^
참 대단하시고 멋지고 감동적입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대단하셔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j3 시그널을 배낭에 달고 안달고 차이는
그의 힘찬 아우라와 자신의 의지가 결합되어 의지를 실현 시키겠다는
강력한 바램이자 목표이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