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인것 같다.중고 세단 한대에 온갖 캠핑 짐을 다 싣고 미국
여행이라고는 털끝 만큼의 경험도 없이 무작정 가족들을 데리고
뉴잉글랜드(미국 북동부의 6개주,아래서부터:커넷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매사추쳇스주,뉴햄프셔주,벌몬트주,그리고
메인주,그러나 메인주는 점을 찍지 못했다,뉴욕주를
뉴잉글랜드에 포함시킨 미국웹사이트를 보기도 했다..)
지역을 다녀본 적이 있었다.
기억으로 그때가 여름이었고, 주로 보스톤 지역의 해안가를
돌아다녔던거 같다. 요즘만 같아도 그렇게 '무대뽀'여행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지도책 하나
달랑들고 여행을 다녔으니..용감무쌍이 아닌,엉성무식한
가이드하나만 믿고 따라 나서준 가족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도 비록 고생은 했지만, 그런 '원초적인 여행'이 사실 더
기억에 남고 재밌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자로 잰듯,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여행은 식상하지 않는가..
여행하면서 평생 가보지 않았던 곳을 헤매보는 것도 아주
재밌는 일이다.
어쨌든 미국생활 좀 지나서 미국 가을 절경의 퀸으로
꼽히는 지역이 '뉴잉글랜드'임을 알았고, 그때 그냥
천지도 모르고 다녔던 것이 좀 아깝기도 하고해서..
뉴잉글랜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에서 가을 단풍을 '헉'
소리 나게 즐길수 있는 몇 곳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한다.
1.뉴잉글랜드지역
이 지역의 가을 단풍은 주로 9월 하순에 시작되어 10월 초순에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아마 지금쯤이 뉴잉글랜드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있는 가장 적기인듯..그러나 미 전역으로 본다면 좀 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는 해수면 근처는 가을 단풍이 11월까지 지속된다고도 한다.
뉴 잉글랜드의 단풍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뉴 햄프셔의 콘웨이나,
벌몬트의 우드스탁,배닝튼, 혹은 메사추세츠주의 버크셔즈 그리고
메인주의 세바고 레이크를 흔히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랜시간
넉넉한 여행기간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이곳에서 한군데만 골라서
이,삼일 정도 돌아보는것이 차라리 나을듯..이중 한군데를 고르라
하면 뉴햄프셔주를 고를것같다. 특별히 뉴 햄프셔주는 10월 4일에서
10까지의 한 주간이 단풍의 절정을 이루는 시기라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좀더 주어진다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코넷티켓이나,
로드아일랜드등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듯.
2.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에서 부터 시작되는 '블루릿지파크웨이'는
정말 미국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두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절경을
즐길수 있는 드라이브코스임을 부인할 수 없다. 블루릿지 파크웨이를
달려보지 않고 미국을 말한다는 것은 '앙꼬없는 붕어빵'먹기나 다름없다.
한국의 단풍을 '수려'하다는 단어로 표현한다면, 미국의 단풍은
'장엄'하다는 말로 표현이 될까...아무튼 스모키 산맥에서 시작되는
블루릿지 파크웨이와, 애쉬빌, 노스 케롤라이나의 산간지대는
그야말로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가을 단풍에 물들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블루릿지 파크웨이를 탈 수없다면,
I-40고속도로를 타고 달려보는 것도 멋진 단풍 드라이빙코스가 될것이다.
3.미시건
이 지역의 단풍은 Upper Peninsula의 경목산림과
페토스키(Petoskey),챨리보익스(Charlevoix),트래버스
시티(Traverse City)를 비롯한 미시건주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시건주 여러 지역에서 쉽게 접할수 있다. 주로 9월
중순부터 10월 하순까지 서부 어퍼 페닌술라에서부터 미시간의
남동부 지역까지 다양한 형태의 단풍을 접할수 있고, 5대호 주변이
마지막으로 10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단풍의 풍광을 뽐낸다고 한다.
이 지역의 단풍에 대한 보고서는 www.michigan.org에 실린다.
4.캘리포니아
특히 요세마이트 국립공원의 단풍은 지역에 따라 다른 시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해발 8천오백피트인 고도인
Tyolumne Meadows는 10월 단풍이 최고조에 달하는 반면에
해발 4천피트 요세마이트 밸리는 11월 첫주까지 단풍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중에서 '덕우드'(Dogwood)는 가장 환상적인 단풍 장관을 자랑하는
나무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공원 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가을에 덕우드의 잎들이 아름다운 엷은 분홍색과 마젠타 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공단에서 추천하는 가장 아름다운 가을 경치는
Tyolumne Meadows에서 시작해서 Glen Aulin지역까지라고 한다.
여행에 대한 기억은 각자의 주관적 경험과 판단에 기인한다.
사실, 어느 곳이 가장 아름답더라, 혹은 좋았더라의 기준에
대해서는 딱 잘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이 세상 넓은
천지를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손바닥만한 어느 한곳을
갔다와서 그곳이 전부인양 떠들어 대는 것마냥 꼴불 사나운 것은 없다.
자신의 기억속에 오래동안 각인되고, 그곳을 생각할때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를 느낄수 있는 곳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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