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은 안전성 검증된 식품
주류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막걸리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누룩은 우리 전통 발효 소재로 삼국시대부터 사용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설혹 잡균이 섞여 들어간다 해도 발효된 알코올이 잡균을 모두 죽여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 물 문제 역시 막걸리 제조창들이 현대화돼 지하수를 사용하더라도 철저한 정수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막걸리에 대한 '위해요소'는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제조공정보다는 판매하는 곳, 특히 음식점의 '용기'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는 것. 막걸리 제조업체가 밀폐용기에 담아 공급한 막걸리를 음식점에서 손님들에게 낼 때, 잘 씻지도, 소독하지도 않은 대나무통이나 항아리, 주전자 같은 데 담으면 용기에 붙어 있던 대장균 등이 섞여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알코올이 잡균을 죽이기 전에 손님이 마시게 돼 식중독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맛이 변하지 않은 막걸리를 깨끗한 용기에 담아 마시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지나 맛이 변하기 시작한 막걸리를 마시면 알코올이 식초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성분이 생겨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오히려 막걸리가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견해도 있다. 유산균이 풍부한 막걸리가 장(腸)에 좋다는 건 상식이지만 위(胃)에도 좋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순당 배중호 대표는 "막걸리에 들어 있는 누룩 성분이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위에도 좋다며"며 "알코올 자체는 위에 좋을 게 없어 효과는 상쇄되지만 술 중에는 막걸리가 위에 가장 덜 해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탄산압이 청량감 좌우
수많은 막걸리 중 어느 브랜드 막걸리가 맛있는지는 기호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언제 마시는 게 가장 맛이 좋은지는 측정 가능하다. 국순당 최영환 생산부장은 "생막걸리의 경우 탄산압이 2.3~2.5 vol.(1vol은 1L의 액체에 탄산가스가 1.96g 녹아 있음)일 때 최적의 청량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효가 진행돼 이 정도 탄산을 함유할 때 맛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막걸리는 출시 후에도 발효를 계속하기 때문에 뚜껑 틈새로 공기가 통하는 '불완전 밀폐캡'을 사용한다. 완전히 밀폐할 경우, 발효가 지나쳐 용기가 변형되고 막걸리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은 '후발효'에 대비해 탄산압을 2.0 vol. 이하에서 출고한다. 유효기간도 1주일 이내로 짧다. 후발효가 계속되는 제품은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장점도 있지만,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주류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은 출시 직후 마시면 탄산이 모자라고, 너무 지나면 탄산이 지나치기 때문에 1~2일 지난 제품이 가장 맛이 좋다"고 말했다.
완전히 밀폐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탄산압을 2.3~2.5 vol 수준에 맞춰 출고한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발효가 아주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은 유효기간이 한 달이 넘는다. 이런 막걸리는 언제 마시든 맛에 큰 변화가 없다.
술이야기
가양주(家釀酒)
가양주는 한 집안에서 우연히 빚게 된 술이 아니다.
한 집안에서 먼저 눈뜬 사람이 어떤 술을 가양주로 삼고, 그 술을 대물림하거나 대대로 빚으라고 한 거죠.
유전학적으로 한 집에 부족한 요소는 자손대대로 이어집니다. 술은 기혈순환을 잘되게 하는 것이 본래의 기능인데.
대개의 가양주는 유전학적으로 그 집안의 부족한 요소를 보충해 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고승들이 고산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술을 빚어 곡차로 마셨던 것과 같은 이치지요.
"술은 문화며 풍류다"
술은 함께 하는 공간과 분위기와 기분이 서로 맞아야 한다.
그래서 술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공간에서 서로 通하는 사람끼리 오붓하게 그 향취와 기분을 충분히 느끼며 마셔야 한다.
"좋은 술과 차는 가까운 친구에게도 함부로 내놓지 않는다.
오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에게만 내놓는다"
'산버찌술'
1년동안 묵힌 손수 내린 40도 증류주에 담아 논지 100일이 갓넘은 산버찌술
'빚은지 60일 된 백초주'
소반위에 자기로 된 술주전자가 놓이고 안주로는 곶감과 엿 그리고 배가 얹혀있다.
술빛은 짙은 갈색인데 탁하진 않다. 도수는 14도 정도, 도수에 비해 진하고 쓰다.
술맛이 자극적이지 않은데 뒷맛이 쌉싸름하다. 누룩내는 전혀 나지 않는다.
백초를 달인 물은 탕약처럼 색은 검고 맛은 지독히 써서 혀를 대기가 겁날 정도다.
백화는 겨울에 매화 동백으로 부터 이듬해 가을 국화까지 꽃을 모으되, 송이째 꽃술없이 하지말고
그늘에 말려 각각 봉지를 지었다가 중양(음력 9월9일)에 국화가 흐드러지게 필때에 술을 빚으라.
백가지 꽃을 다 넣으라기 보다는 꽃 종류에 상관하지 않고 모든 계절의 꽃을 다 넣으라는 뜻.
"주자 백약지장酒者 百藥之長"
술은 백가지 약중에서 으뜸이다.
'술은 정신 기운으로 빚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사람이 풀기가 없어지고 술을 빚어도 신령이 깃들지 않아서 술을 망치게 된다.
술도 체질에 맞게 사상주四象酒로 빚어 마셔야 한다.
천하의 3대 명주는
백화주, 송화대력주, 불로주 라고 한다.
백화주는 생략하고
송화대력주
(松花大力酒)를 빚으려면 닭 울음 소리가 안들리는 깊은 산중에서 100년 이상된 만리풍송을 찾아야 한다. 높다란 절벽위의 솔수펑이에서 가장 키가 큰 적송을 골라 내야 한다. 소나무를 찾으면 땅밑을 파고 들어가서 줄기 반대방향으로 곧게 뻗어내려간 뿌리를 찾아낸다. 그 뿌리 끝을 쌀 한 가마니 정도 들어갈 큰 항아리에 넣는데 이때 곧은 뿌리가 항아리 바닥에서 한 자 정도 떨어지게 자른다. 그 항아리에다가 고두밥과 누룩을 넣어서 잘 비벼준 뒤 흙이나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기름 먹인 한지로 꽉 동여매고 흙을 덮는다. 땅속 항아리에서 술이 익게 되고 소나무는 그 술을 먹게 된다. 소나무는 술을 빨아 올렸다가 뱉어 내기를 반복하는데 그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소나무의 향과 기운과 자양분이 술속에 녹아 들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소나무가 술기운 때문에 죽게 되는데 소나무가 죽고나서 석달 뒤에 항아리를 파낸다. 항아리를 너무 일찍 파내면 소나무가 술을 채 토해내지 못해서 술이 하나도 없게 되는 수가 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술이 송화대력주이다.
불로주
(不老酒)는 역시 산중에서만 빚을 수 있는 술이다. 항아리를 한 자 반정도 올라오게 땅 속에 묻는다. 이때 뚜껑을 덮지 말고 바람이나 짐승이 항아리를 들여다 볼 수 있되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공간을 약간 띄워서 지붕을 만들어 준다. 술이 익으면 향내가 풍기기 시작하는데 그러면 산속의 곤충이나 짐승도 술을 좋아해서 술독으로 몰려 든다. 특히 뱀이 술을 좋아한다. 술 맛을 보려고 온갖 생물이 항아리로 기어 든다. 개구리, 귀뚜라미, 두더지, 뱀, 날벌레, 곤충 따위가 술이 3분의 2쯤 들어찬 항아리에 절반쯤 차게 되면 더이상 아무것도 들어가지 못하게 꽉 묵어둔 채로 3년 이상 묵힌다. 그러면 맛도 좋고 죽은 사람 살릴 정도로 효과가 좋은 술이 된다. 물론 불로주는 실패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소주도 아닌 발효주에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많은 동물이 들어가고 3년 동안 숙성을 시키기 때문에 그 사이에 술이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성패는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