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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약 ≫
1. 오감으로 느끼는 맛
음식은 인간의 필수 생존 요소인 의식주에 포함되는 만큼 일찍이 현인(賢人)들은 ‘맛’에 대한 탐구와 이를 기록해왔는데, 서양에서는 맛을 느끼는 감각에 대해서, 동양에서는 음양오행 등 철학적 원리와 연계하여 ‘맛’을 이해하려고 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맛’의 비밀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는데, 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미각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 총 다섯 가지 이며 매운맛, 떫은맛 등 자극으로 인해 입에서 지각되는 맛도 있다.
맛은 미각 외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인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우리네 삶,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2. 과일은 천연의 맛? 관리된 맛!
과일의 새콤달콤한 맛은 자연이 만든 천연의 맛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면에는 인간의 치밀한 관리가 숨어있다. 수확 후 과일은 호흡을 하면서 성숙, 숙성, 노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가장 맛있는 상태로 섭취되기 위해 온도, 포장, 호르몬 조절 등 과일별 맞춤형 저장 기술이 투입된다. 저장기술의 역할로 과일은 나쁜 맛이 저감되고 좋은 맛은 극대화 된 상태로 우리 입을 즐겁게 해준다.
3. 내 입의 즐거움에서 삶의 행복으로
과일은 건강관리, 다이어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 일상과 함께 한다. 과일을 원물로 섭취하기도 하지만 아침식사, 다이어트용 샐러드, 쥬스 등 다양한 형태로 먹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진 과일은 말리거나 구운 과일, 과일 얼음 등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 문화와 융합하여 축제 주인공으로도 활약하며 우리 삶을 오감만족 시켜주고 있다.
4. 시사점
과일은 남녀노소 좋아하는 식재료인 만큼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로부터 신선한 우리 농산물의 품질을 지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품종, 작물별 특성을 섬세하게 고려한 저장기술 개발이 시급하며 정책적, 기술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견고한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Ⅰ. 오감으로 느끼는 맛
의식주(衣食住)와 음식, 그리고 맛
□ 음식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인 의식주에 포함되는 만큼 맛에 대한 탐구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음
○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자연학 소론집’에서 인간의 감각에 대해 연구하며 단맛과 쓴맛을 기본 맛이라 정의함
- 미각이 발생하는 원인을 단맛과 쓴맛의 혼합에서 비롯된다고 했는데, 달고 쓴 맛에서 다양한 맛이 생성한다고 말하며 기존 철학자들이 말한 맛의 연구에 대해 반박함
○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에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BC 460~370)는 다양한 맛은 여러 가지 원자의 모양에서 생긴다고 하며 매운 맛은 뾰족한 원자가 생성한다고 주장 한 바 있었음
□ 고대 중국인은 음양과 오행 등의 철학관을 바탕으로 곡물, 육류, 채소, 과일 등의 재료를 풀이함
○ 고대 중국인들은 산(酸, 신맛), 고(苦, 쓴맛), 감(甘, 단맛), 신(辛, 매운맛), 함(鹹, 짠맛)이 있다고 함
○ 다섯 가지의 맛이 단순히 미각을 분류한 것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기능과 관련 있다고 생각함
오행 | 오색 | 오미 | 식재료 |
화(火) | 홍 | 쓴맛 | 토마토, 붉은 포도, 고추, 오미자 |
목(木) | 청 | 신맛 | 시금치, 녹즙, 브로콜리, 쑥갓 |
수(水) | 흑 | 짠맛 | 검은콩, 검은깨, 흑미, 아로니아 |
금(金) | 백 | 매운맛 | 양배추, 양파, 도라지, 무 |
토(土) | 황 | 단맛 | 단호박, 오렌지, 당근, 카레 |
먹방 열풍은 조선시대부터?
□ 우리 고문헌에서도 다양한 맛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조선의 선비와 양반집 며느리가 기록한 조리서가 대부분임
수운잡방 - 조선시대 안동의 선비 김유(1481∼1552)가 저술한 서적. 안동 지방의 식재료와 계절에 맞추어 술빚는 방법을 소개하였으며 식재료가 나라 안팎의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왔는지, 또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는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을 알려줌 (출처 : 유교문화 박물관) | |
음식디미방 - 현존 최고의 한글 음식백과서로 1670여년 경 경북 영양 사대부가의 여인인 장계향(1598∼1680)이 후손들을 위해 지은 조리서. 1600년대 조선조 중엽과 말엽,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서 실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과 저장 발효식품, 식품 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음 (출처 : 장계향 문화체험교육원) | |
규합총서 - 1809년(순조 9) 빙허각 이씨가 엮은 가정살림에 관한 내용의 책. 의식주를 비롯해 당시의 생활 규모와 수준 및 일상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서적으로 조선 후기의 생활문화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주·부식류에 이용한 식재료들의 효과가 적혀 있음 (출처 :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
□ 우리 문헌 속에서 음식과 맛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표현을 살펴 볼 수 있음
○ 눅직하다(알맞게 묽다), 자란자란하게(넘칠락말락하게), 즈지(질지) 등(음식디미방)
○ 맛이 별스럽게 좋다, 묽도 되도 않다, 훈감하다(맛이 진하고 냄새가 좋다), 슴슴하게, 신선하게 등(규합총서)
혀로 느끼는 오미(五味)오감(五感)
□ 인간의 혀로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미각
○ (단맛) 나쁜 맛은 줄이고, 좋은 맛과 향은 더 강하게 느끼게 함
- 쾌감을 주는 성분으로 단맛의 대표적인 식품은 설탕
- 영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에너지를 생산하는 식품으로 성인보다 어린이가 단맛에 더 예민하게 반응
○ (짠맛) 모든 맛의 중심으로 대표적인 짠맛은 소금이며, 예로부터 ‘간맞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함
- 소금을 넣으면 쓴맛이 줄어들기도 하고 단맛을 강하게도 하는데 특히 식재료의 향을 풍부하게 증폭시키는 역할을 함
○ (신맛) 단맛과 어우러져 맛과 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신맛은 상한 음식의 징조가 되기도 함
○ (쓴맛) 본래 자연의 맛은 쓴맛이며 자연에서는 독이 들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됨
- 아이들의 미각은 독을 피하려는 본능이 있어 유아기에는 쓴맛을 싫어하나 성인이 되면 점차 쓴맛에 둔해져 차와 커피, 술 등을 즐길 수 있게 됨
○ (감칠맛) 단맛, 신맛도, 쓴맛, 짠맛도 아닌, 맛있는 맛을 표현하는데 쓰는 용어로 일본어로 우마미라고 함
- 다시의 맛이라고도 하며 젓갈 등의 발효음식에 함유됨
감칠맛의 발견 - 동경제국대학의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1864∼1936)는 1908년 다시마 국물의 맛이 글루타메이트 때문인 것을 밝히며 이를 단맛, 짠맛, 신맛, 쓴맛과 다른 감칠맛이라고 이름함 - 과학자들이 감칠맛을 기본 맛에 포함할 것인지 논쟁했으나, 1985년 하와이에서 개최된 우마미 심포지움에서 처음 인정 (출처:위키백과) | |
이케다 기쿠나에 |
맛이 아닌 맛?
□ 단맛, 짠맛 등 다섯 가지 기본 맛은 혀의 맛 세포 흥분에 의해서만 생기는 맛으로 좁은 의미에서의 미각(味覺)이라 할 수 있음
○ 다섯 가지 맛 이외에도 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맛이 있음
□ 매운맛, 아린맛, 떫은맛은 일반적으로 피부감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자극이고, 그것이 입안에서 맛으로서 지각되는 것임
○ 매운맛은 구강 점막을 자극하여 아픔을 느끼는 것이며, 떫은맛은 혀의 부드럽고 끈끈한 막이 오그라들면서 느껴지는 감각
○ (매운맛) 생리학상으로 통각과 온도 감각이 복합된 피부감각
- 고춧가루, 후추 등의 강렬한 매운맛과 파프리카와 같이 온화한 매운맛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음
- 자극적이지만 식욕을 증진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함
○ (아린맛) 톡 쏘거나 찌르는 듯 하게 인지되어 대개 좋지 않은 냄새와 맛으로 느껴지며, 일반적으로 생감자, 머위, 죽순, 토란 등에서 느낄 수 있음
○ (떫은맛) 혀 점막의 수축에 의해 느끼는 풍미의 일종임
- 떫은맛의 주된 성분은 탄닌(tannin)성분과 관련이 있으며 덜 익은 과일을 먹을 때 느껴지는 맛
- 특히 덜 익은 감을 먹을 때 혀가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음
떫은 감을 단감으로 바꾸려면? ▷ 감의 탈삽(脫澁) - 감의 떫은맛을 없애는 것을 말하는 탈삽은 떫은맛을 내는 탄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탄닌이 불용성이 되어 더 이상 떫은맛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 - 탈삽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더운 물에 넣는 법, 알코올법, 탄산가스법의 3가지가 기본임 (출처:농업용어사전) |
혀로 느끼는 맛? 뇌로 느끼는 맛!
□ 맛은 혀가 아니라 뇌로 맛보는 것
○ 뇌의 측두엽 안쪽에 있는 후각피질(olfactory cortex)과 미각피질(gustatory cortex)에서 음식의 냄새와 맛을 판단함
-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인간의 다양한 감각과 연관됨
□ 맛있는 색과 맛이 없는 색 등 시각이 맛에 영향을 미치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과학적 사실로 증명됨
○ 식욕은 대단히 보수적이라 자연에 있는 먹을거리와 다른 생소한 색(예: 파란 딸기)은 식욕을 떨어뜨림
○ 잘 익은 과일의 붉은 색, 갓 딴 신선한 채소의 초록색은 식욕을 높이는 요인임
□ 청각도 맛에 영향을 미치는데 맛있는 소리를 들으면 식욕이 상승하는 이치임
○ 과일을 씹었을 때의 아삭거리는 소리, 감자칩의 사각거리는 소리는 식욕을 15% 상승시키는 것으로 밝혀짐(‘18, 찰스 스펜스 ‘왜 맛있을까’)
□ 촉각 또한 맛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과자는 가볍고 바삭하게 부서져야 맛있고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게 녹아야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임
□ 맛 자체는 미각세포가 느끼지만,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느끼게 하는 감각은 후각으로 맛의 다양성은 전적으로 향에 의한 것
○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냄새물질이 휘발하여 느끼는 향이 수만 가지이며 이것이 맛의 실체
- 사과에는 사과 맛 성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과 맛을 느끼게 하는 향으로 사과임을 알 수 있는 것으로, 이런 원리로 향기가 없는 식품은 인기가 없음
음식의 맛을 판단하는 것은 미각이 아니라 후각 ▷ 후각으로 느끼는 맛이 전체의 70∼80% - 후각은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분하며 맛을 느끼는데 영향을 미침 - 후각과 관련한 실험으로 실험자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태에서 눈을 가리고 양파와 사과를 먹게 했는데 참가자 대부분이 양파와 사과를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남 |
□ 감정도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긴장을 하게 되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함
○ 화가 나면 맛의 예민도가 떨어져 특히 신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함
○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신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완화시킬 수 있음(LG 사이언스랜드)
기내식의 비밀 ▷ 비행기 내에서 고급 식사가 어울리지 않는 이유 -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낮은 습도와 기압 때문에 음식과 음료의 맛과 풍미가 약 30% 정도 떨어짐. 그 때문에 항공사에서는 기내식에 설탕과 소금을 일반적인 음식보다 더 많이 넣어 맛을 냄 (출처:아시아나 홈페이지) |
나를 치유하는 맛있는 음식
□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인간의 삶,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음
○ 맛은 오감으로 느끼며, 감정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음
○ ‘고향’, ‘어머니’ 등 정감 있는 단어와 같이 연상되는 것은 함께 했던 음식과 고유의 맛
□ 우리나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좋아하는 과일의 맛은 단맛이 56%였으며, 신선도(40.9%)와 당도(39.9%)가 과일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나타났음(‘17,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선호 과일은 딸기(15.3%), 수박(15.2%), 복숭아(11.9%) 순이며, 2, 3순위로 딸기를 고른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딸기가 37.3%나 차지했는데 맛 뿐만 아니라 색깔과 모양도 좋기 때문
□ 음식문화와 식재료도 트렌드가 있어 최근에는 이런 문화가 현대인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미침
○ ‘딸기뷔페’가 유행하면서 유명 호텔에서는 딸기를 이용한 케이크,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음식들을 개발하여 딸기뷔페를 운영
○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거나 대신 먹어주는 먹방, 쿡방이 인기
맛있게 먹는 것도 경쟁력, 먹방 시대 ▷ 우리나라는 먹방, 쿡방, 맛집을 찾는 프로그램 열풍 -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2000년대 후반부터 널리 쓰이는 신조어로 먹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가 자신의 뇌에 맛을 각인하는 대리 만족형 프로그램 - 먹방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보건복지부에서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먹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2018.07.26.)하기도 하였음 (출처: 도로시 유투브) | |
< 먹방 유투브 > |
Ⅱ. 과일은 천연의 맛? 관리된 맛!
수확 후에 변신하는 과일의 맛
□ 과일은 살아있는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이기 때문에 수확 후에도 호흡을 하며 맛이 좋아짐
○ 사과나 배 등의 과일은 맛이 완전히 들기 전에 수확하여 유통, 저장 과정을 거치며 점차 먹기 좋은 상태로 맛이 변해감
○ 과일과 채소가 숙성과정에서 맛이 변하는 이유가 스스로 숨을 쉬며 호흡을 하기 때문
- (성숙) 미숙한 과실이 수확 가능한 상태로 변하는 과정
- (숙성) 수확 후에 소비자가 먹기 좋은 상태로 익어가는 과정
- (노화) 숙성 후에 과실이 서서히 품질이 저하되는 과정
○ 과일에 축적된 탄수화물 등의 저장양분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산소를 소모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이를 ‘호흡’이라고 함
- 생성된 에너지는 과실의 생명유지를 위한 대사작용에 사용
- 호흡이 왕성한 품종일수록 저장성이 떨어지며 초기에는 산의 함량이 줄어드나 저장기간기 길어질수록 당 함량이 떨어짐
○ 과일마다 호흡하는 형태가 다른데 호흡하는 특성에 따라 호흡 급등형과 비급등형으로 구분되며, 과일의 품질변화 속도와 풍미가 달라짐
호흡급등형 vs 비급등형 ▷ 호흡급등형(climacteric type) - 성숙과 숙성과정에서 호흡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과일 - 사과, 배, 복숭아, 참다래, 바나나, 아보카도, 멜론, 토마토, 수박, 감 등 ▷ 호흡비급등형(non-climacteric type) - 성숙과 숙성과정에서 호흡의 변화가 없는 과일 - 포도, 감귤, 오렌지, 레몬, 고추, 오이, 딸기, 올리브, 레몬, 파인애플 등 |
과일 맛의 황금비율
□ 과일의 기본맛은 단맛과 신맛이며, 당산비(단맛과 신맛의 비율)에 의해 과일의 맛이 결정됨
○ 과일의 단맛은 대개 조직이 함유한 당의 함량에 의해 결정되는데, 가장 많이 함유된 당은 포도당, 과당, 자당 등
* 자당 : 설탕의 화학명
○ 신맛은 유기산의 함량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데 주요 유기산으로는 사과산(malic acid), 구연산(citric acid), 주석산(tartaric acid) 등이 있음
□ 과일의 당 함량이 아무리 높아도 지나치게 신맛이 강하면 오히려 단맛이 덜 느껴짐
○ 감귤은 수확 후에 단맛이 적으나 유통이나 소비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단맛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는 저장 중에 감귤의 유기산 성분이 줄어들어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
<대표적인 과일의 당산비>
과일 | 당(%) | 산(%) | 당산비 | 과일 | 당(%) | 산(%) | 당산비 |
포도 | 16 | 0.2 | 80 | 사과 | 10 | 0.8 | 13 |
감 | 14 | 0.2 | 70 | 오렌지 | 10 | 1.2 | 8 |
바나나 | 18 | 0.3 | 60 | 딸기 | 6 | 1 | 6 |
배 | 10 | 0.2 | 50 | 파인애플 | 12 | 2 | 6 |
수박 | 9 | 0.2 | 45 | 토마토 | 3 | 0.5 | 6 |
불루베리 | 11 | 0.3 | 37 | 라즈베리 | 6 | 1.6 | 4 |
망고 | 14 | 0.5 | 28 | 키위 | 11 | 3 | 4 |
복숭아 | 10 | 0.4 | 25 | 자몽 | 6 | 2 | 3 |
* 자료: 알기 쉬운 농산물 수확후관리기술(농수산물유통공사, 2007)
과일의 숙성과 노화
□ 과일의 성숙과 노화 과정에 작용하는 에틸렌은 기체 형태로 생성되는 식물 호르몬으로, 노화 호르몬이라고도 함
○ 과일의 맛과 향을 좋게 하는 에틸렌은 과일 종류와 품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저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
○ 대부분의 조생종 품종은 만생종 품종에 비해 에틸렌 발생량이 많아 저장성이 좋지 않음
* 조생종은 같은 작물의 표준적인 개화기의 것보다 일찍 꽃이 피고 성숙하는 종이며 만생종은 정상보다 늦어지는 품종
사과와 배는 따로 보관할 것 ▷ 사과와 배를 혼합 저장하면 안되는 이유 - 사과에 비해 에틸렌 생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는 에틸렌에 의해 피해를 받으므로 혼합 저장을 피하는 것이 좋음 (출처 : 원예연구소, 2006) | |
사과와 혼합 저장하여 물러진 배 |
○ 채소에 에틸렌이 작용하면 채소 잎에 황화현상이 일어남
- 황화현상이란 식물이 햇빛을 보지 못하여 엽록소를 형성하지 못하게 되면서 잎이 누렇게 변하는 것을 말함
채소의 황화현상 ▷ 아스파라거스와 당근의 다른 변화 - 채소가 에틸렌에 노출될 경우 줄기채소는 질겨지게 되는데 아스파라거스가 황화 되면서 질겨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며 이에 비해 당근은 질겨지는 대신 쓴맛이 나타남 (출처 : 식물생태도감) |
오래도록 맛있는 과일을 먹으려면
□ 과일의 품질과 맛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과일이 호흡을 통해 발산하는 열을 억제해야 함
○ 수확한 후에 과실과 채소의 품온을 짧은 시간 내에 낮춰야 함
* 품온 : 과실과 채소가 가지고 있는 열
○ 과실을 수확한 후에 바로 예냉(precooling)하면 호흡이 억제됨
- 수분 손실을 줄이고 에틸렌 생성 억제, 병원균 번식 억제 등으로 과실의 품질과 맛을 유지
* 수분 증발의 속도는 외부온도와 상대습도에 의해 결정 되므로 과실을 수확한 후에는 품온을 빨리 낮추어야 함
□ 숙성조절제 I-MCP(1-methylcyclopropene)를 이용한 후숙억제
○ 숙성조절제 I-MCP는 미국 환경청에 등록된 물질로 2004년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에서도 사용허가를 받음
- I-MCP 처리 후에 20도 정도의 온도에서 약 3주 동안 저장한 사과의 경우, 맛과 향이 수확할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남
- 조생종 및 중생종 사과의 품질 유지에 효과적이며 특히 홍로의 껍질에 발생하는 왁스 물질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
담배와 입맛의 관계 ▷ 담배를 피우면 입맛을 잃어버리나? - 최근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입맛에 관한 연구결과,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 등 4700여 가지 유해 성분이 미각신경이 모여 있는 돌기인 미뢰의 혈액 공급량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맛을 느끼는 민감도가 약해 진다는 사실을 밝혀냄 (‘18 조선대학교 치과병원구강내과) |
□ 과일의 맛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법
○ 아직 숙성되지 않아 상품가치가 적은 과실을 에틸렌으로 처리하여 숙성시키면 상품의 가치가 높아짐
- 녹숙기의 바나나, 토마토, 떫은 감, 감귤, 오렌지 등은 에틸렌 숙성으로 맛이 더욱 좋아짐
○ 엽록소 분해, 착색증진, 떫은 감의 연화 등을 거치면 채소나 과일의 맛이 좋아짐
맛을 지키기 위한 최적 온도를 찾아라
□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면 과일의 맛을 지킬 수 있음
○ 채소, 과일별로 맛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 온도가 있음
- 사과와 배는 0℃의 어두운 상태에서 저장하면 3~4개월까지도 맛을 유지할 수 있음
- 감자의 맛과 품질을 지키려면 독성물질인 솔라닌성분이 형성되지 않아야 하는데 직사광선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보관
<과일 및 채소류의 적정 저장온도>
작물 | 온도(℃) | 상대습도(%) | 작물 | 온도(℃) | 상대습도(%) |
사과 | 0~5 | 90% 이상 | 배 | 0~5 | 90% 이상 |
포도 | 0~5 | 90% 이상 | 복숭아 | 0~5 | 90% 이상 |
감 | 0~5 | 90% 이상 | 체리 | 0~5 | 90% 이상 |
키위 | 0~5 | 90% 이상 | 감귤 | 5~10 | 90% 이상 |
바나나 | 10~15 | 80% 이상 | 파인애플 | 10~15 | 80% 이상 |
* 자료: 알기 쉬운 농산물 수확후관리기술(‘07 농수산물유통공사)
○ 과일을 상온에 보관하면 빨리 상하는 이유
- 에틸렌이 급격하게 생성되어 저장 수명이 현저히 떨어짐
- 예냉을 거친 과실과 채소는 중량감소나 부패, 변색, 변질이 억제되어 품질과 맛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음
예냉이 아니라 열처리를 한다고? ▷ 저장하기 전에 과일에 열처리를 하게 되면 - 과일을 저장하기 전에 열처리를 하면 곰팡이와 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농약 잔류문제 등을 해결하는데도 효과적 - 감귤은 후숙을 위해 고온열처리하기도 함 (출처 : 블로그 <우리동네과수원>) |
Ⅲ. 내 입의 즐거움에서 삶의 행복으로
과일의 무한 변신
□ 상하거나 부패한 것이 아니라면 오래되어 신선도가 떨어진 과일도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음
○ 일반적으로 많이 만드는 과일잼 외에도 말려서 간식으로 먹거나, 과일얼음, 구운 과일 등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
- 과일을 말리면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간식 또는 마른안주로 즐길 수 있음
- 구워 먹으면 당도가 높아지며 영양이 더욱 풍부해지기도 함
* 복숭아를 구우면 비타민 손실은 없으면서 기존보다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져 피로회복과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적(2017. 7. 25., KBS 뉴스)
□ 건강과 몸 관리를 위해 현대인의 일상이 된 다이어트에서도 과일이 빠지지 않고 등장함
○ 다이어트를 계획 중이거나 이미 하고 있는 여성 중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것이 '과일 다이어트'이며, 20~30대 여성 3명 중 1명이 과일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음(‘14, 헬스경향)
-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은 다이어트에 좋지만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극단적 다이어트는 금물
- 식사 후에 과일을 먹는 것 보다 식사와 식사 사이 허기질 때 먹는 것이 좋음
오감 만족 과일, 축제까지 진출
□ 오감을 자극하는 과일이 다양한 산업, 문화와 융합하여 국내외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 일상에서 함께하고 있음
○ 농식품부의 ‘과일산업대전’은 시기별로 다양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과일을 볼 수 있고, 효능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음
○ 태국은 ‘두리안 & 과일 페스트’를 통해 두리안, 망고스틴, 망고, 바나나 등 다양한 열대 과일을 선보이고 맛볼 수 있는 뷔페를 운영
○ 프랑스 망통지역에서는 매년 개최하는 레몬 축제에서 레몬, 오렌지 등 과일로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언 킹’ 등 문화 콘텐츠 조형물을 제작하여 전시하고 있음
과일 입맛도 글로벌화
□ 수입 문턱이 낮아지고 식문화가 글로벌화 되면서 외국 과일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음
○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과일 10위 안에 바나나, 망고, 체리가 포함되어 있음(‘17,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일부 농가에서는 온실에서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을 재배하기도 함
□ 우리나라 기후와 풍토에 알맞은 우리 과일은 신선도와 그에 따른 맛이 장점으로 꾸준한 관심과 발전이 필요함
Ⅳ. 시사점
환경변화로부터 ‘맛’을 지켜라!
□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재배 환경이 변화하면 과일·채소의 생육 또한 영향을 받으므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
○ 내병성, 내서성 품종 개발에 대비한 새로운 저장·유통 기술이나 기존 농산물의 품질이 저하될 것에 대비한 숙성용 포장 등
* 내병성은 신종 바이러스에 강한 성질, 내서성은 더위에 잘 견디는 성질
○ 정책적, 기술적 대안 수립 및 지원이 병행되어야 견고한 대응책 마련으로 연결될 수 있음
□ 1인 가정이 증가하고 입맛이 서구화 되는 등 식습관도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
○ 1인 가정의 소비 패턴을 고려한 소규모 포장이나 아이 간식· 이유식을 위한 고급화 전략 등
○ 과일·채소 원물 섭취보다 아침식사, 다이어트용 샐러드, 쥬스 등으로 섭취하는 현대인의 식습관도 고려해야 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저장기술 개발 필요
□ 국산 과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일과 채소의 특성을 면밀히 고려한 저장기술 개발 필요
○ 품질의 변화를 억제하는 MA(modified atmosphere) 저장 등
- 최근에는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필름을 이용해 과실이나 채소를 밀봉하는 포장법이 발달
* MA 저장은 과일이나 채소를 외부공기와 차단하여 호흡에 의한 산소,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억제하는 기술
○ 엽채류, 당근, 딸기 등은 수분손실이 빠르므로 미세한 구멍이 뚫린 미세천공필름이나 밀도가 낮은 PE필름으로 포장하는 것이 좋음
□ 새로운 저장기술의 개발은 포장 소재, 저장 방법 등 새로운 산업과 융복합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큼
잘 고르고, 맛있게 먹는 방법
이 자료는 농촌진흥청에서 복사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출처] 오감만족, 맛있는 인생-신선한 과일로 탐험하는 맛의 세계|작성자 멍덕골 박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