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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挽究庵李丈
(만구암이장)
憶昔庠林倡儒盟(억석상림 창유맹)
風裁軒豁丈悳成(풍재헌활 장덕성)
耕老家中傳法在(경노가중 전법재)
晦翁書裏用工精(회옹서리 용공정)
晟世豈無賢宰薦(성세기무 현재천)
窮廬留指後生程(궁려유지 후생정)
最憐幼婦題隨處(최련유부 제수처)
寥落龍山夕陰橫(요락용산 석음횡)
《이 구암 어른을 추모하다》
옛날을 생각하니 학림에서 선비의 맹세는 창성하였고
풍류를 읊어 창문을 소통하게 하니 어른의 은덕은 흥기한데
밭을 가는 노련함이 가문에 전해지는 법도로 존재하여
회옹의 책속에서 활용하는 기교가 정밀하고 현묘하였으니
밝은 세상에 어찌 어진 재상으로 천거함이 없겠는가?
궁벽한 초막에 서린 장구한 뜻은 후생에게는 의정표로구나
으뜸으로 가여운 어린 여인이 눈앞에 봉착한 상황에
허탈함에 빠지니 용산의 어스레한 저녁은 갈팡질팡하네.
*앞(41번)에서 읊은 구암 이 광로선생에 대한 추모시이기에 1903년에 지으셨음을 알 수 있음.
*1연과 2연에서 선비와 어른은 각각 생전의 구암선생을 지칭함.
*3연에서 ‘밭을 가는 노련함’이란 학문을 수행(진리탐구)하는 노련함을 뜻함.
*4연의 ‘회옹의 책속’이란 회옹은 주자의 호이며 따라서 주자의 책속은 즉 ‘주자학 또는 성리학’을 지칭하며, 원문 뒤 구절에서 용(用)은 주역의 용어로서, 주역에서 괘(卦)와 효(爻)는 선천적으로 주어지나 이를 활용하는 체용(用)은 도(道=예법)에 따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같다는 뜻으로 주역을 실생활에 활용 또는 적용함을 뜻함
그리고 정(精)은 정밀(세세하고 치밀)하고 현묘(이치가 깊고 오묘) 하다는 뜻으로 현대어와는 뜻이 약간 상이함.
*7연에서 작가께서는 구암선생의 타계로 이제 학문적으로 의지할 곳이 자기 자신을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가장 가여운 어린여인에 비유하였으며, 8연에서는 이로 인해 허탈함(맨붕상태)에 빠지니 어둠이 막 접어드는 용산의 저녁이 우왕좌왕(원문에서 횡(橫)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은 작가의 내적인 심리상태를 날씨에 접목시켜 묘사한 것임.
【44】挽金箕菴景孟 獻周
(만김기암경맹 헌주)
箕翁垂繫繩(기옹 수계승)
千載明疇學(천재 명주학)
嗟我泥山徒(차아 니산도)
靑丘所共學(청구 소공학)
(김 기암 경맹 헌주를 추모하다)
기암어른께서는 계사를 바로잡는 것을 남기셨고
수천가지로 난립하던 학문의 분류를 명확히 하셨는데
아! 우리 모두를 니산의 문도(제자)가 되게 하셨으니
동방의 학문을 집대성한 기반을 조성하셨네.
*김헌주(1866~1936)선생은 의성출신으로서 자는 경맹, 호는 기암이며 척암 김 도화선생의 손자로서 안동, 구미에 거주하시면서 일찍이 경사(경전과 사략)에 정통하셨다. 만년에 영천(죽천마을)으로 이주하시어 척암문집을 간행하셨으며 문장이 일대에 알려져 많은 인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전해짐.
*원문 1연에서 계(繫)는 주역의 괘를 설명하는 학문분야인 ‘계사(繫辭)’를 가리킴.
*원문2연에서 주학(疇學)은 사전에 없는 용어로서 극소수 학자들이 그 뜻을 임의로 해석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문맥상 여러 학문들 간의 ‘분류와 그 내용의 범위’를 정하였다는 뜻으로 보임.
*3연에서 니산(泥山)이란 원래는 공자의 출생지인 중국 산동성에 있는 지명이나 경북안동에 있는 정자명(니산정)으로 척암 김도화 선생을 기리기 위한 건물인데, 이를 달리 말하면 기암선생의 학문이 워낙 빼어나 세상의 모든 선비들이 따르게 되었기에 척암과 기암선생의 제자로 되게 하였다는 의미임.
*원문4연에서 청구(靑丘:푸른 언덕)는 중국 사람들이 조선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용어인바 따라서 ‘동방’으로 번역하였으며, 공학(共學)에 대하여는 1연과 2연의 내용을 참작하여 ‘학문을 집대성’ 하였다는 의미로 번역하였음.
【45】挽權何山恒吉丙洛
(만권하산항길병락)
燕薊江山餠(연계 강산병)
詩書道義香(시서 도의향)
鄒賢不欺我(추현 불기아)
兄讀取態章(형독 취태장)
《권 하산 항길 병락을 추모하다》
잔치하는 엉겅퀴는 강산이 떡인데
시와 서체에는 도의가 향기로워
추향의 현인께서는 우리를 속이지 않았으니
형의 풍류는 지니신 몸가짐이 문장이었네.
*권병락 선생(1873~1956)은 본관은 안동으로서 자는 항길 호는 하산이며 저서로는 「하산집」있음.
*3연의 추향은 중국의 노나라의 지명으로 흔히 공자에 비유함.
【46】謹次濯來亭韻
(근차탁래정운)
滄歌戞戞復亭亭(창가알알 복정정)
此地經營有若形(차지경영 유약형)
四囿煙霞山釀碧(사유연하 산양벽)
一欄魚鳥水旋靑(일난어조 수선청)
自是幽人長抱月(자시유인 장포월)
至今吾道俊馳星(지금오도 준치성)
永樹風聲何處得(영수풍성 하처득)
花溪家學洗心馨(화계가학 세심형)
《삼가 탁래정에 차운하다》
푸른 물의 노래가 엇박자로 거듭 쟁쟁하니
이곳은 다스리는 것이 균형을 갖춘 형세와 절친한데
사방은 안개노을에 취한 산이 푸르고
한쪽 난간에는 어조새가 강위 동그라미로 한창이구나.
이로 인해 숨어사는 선비가 오래토록 달을 품으니
지금에 이르러 유학의 도가 수려한 별을 베풀도다.
오래된 고목의 바람소리 운치를 어느 곳에서 듣겠는가?
꽃피는 시내는 가학으로 씻은 마음이 향기로워라.
*탁래정은 경산시 하양읍에 위치하며, 청재 허 후주를 봉향하는 정자임.
*1연과 2연의 뜻은 정자의 좌우측에 공히 강물이 흘러 물소리가 엇박자로 크게 들리며 이것이 좌우의 균형을 이루고 있기에 선비의 마음을 편안하게(선비는 형평성을 중시함) 하는 동시에 당시의 불공평한 사회를 풍자하는 뜻도 내포되어 있음.
*원문 4연에서 어조(魚鳥)는 백악기 시대에 살았다는 화석이 된 새로서, 새의 시조라고 볼 수 있음.
*8연에서 가학(家學)이란 한 집안 대대로 전해져온 학문.
【47】贈李璇七皥演
(증이선칠호연)
山梁以後幾經秋(산양이후 기경추)
幸有巾箱復見收(행유건상 복견수)
馬室靑雲須致顯(마실청운 수치현)
楊家玄草盡探幽(양가현초 진탐유)
賢孫已得傳輪手(현손이득 전륜수)
吾輩焉能穢佛頭(오배언능 예불두)
最是通泉承命處(최시통천 승명처)
煙波明月弄無由(연파명월 농무유)
《이 선칠 호연에게 시를 기증하다》
산양선생께서 떠나신 후에 몇 년이 지나갔던가?
다행히 건상선생이 있어 거듭 식견을 거두어들이니
큰집에 서려있는 청운은 마침내 명성에 이르고
양가의 현묘한 학문이 지닌 모든 어둠을 탐구하여
현인의 후예로 이미 진리를 얻어 차례로 재주를 전한 것이
우리네 기량이 되었기에 모욕을 안겨주었구나.
최상의 바름이 샘물과 통하여 생명을 누리도록 이어주니
안개 낀 수면 속 명월을 희롱할 까닭이 없구려.
*1연의 산양과 2연의 건상은 사람의 자호이며, 이 호연 선생의 선대(조상)로 추정됨.
(춘추는 세월 또는 나이를 뜻하므로, 원문1연의 기경추(幾經秋), 또는 기경춘(幾經春)은 ‘몇 년이 지났던가?’ 으로 번역하는 것이 한시에서 관례화 되어 있음)
*2연의 식견이란 사물을 식별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말함.
*3연에서 큰집이란 현실에서의 큰 가옥이란 뜻이 아니고 학식이 높은 큰 집안이라는 뜻임.
*4연에서 양가(楊家)는 ‘양주학파’를 지칭함.
*5연과 6연은 대를 이어 이 호연 선생의 집안에서 고상한 학문으로 세상을 계몽하고 지도하니 다른 선비들에게는 할 일을 없게 하였으니 모욕을 주었다는 뜻으로 반어법을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한 것임.
(원문 6연에서 ‘佛頭’란 불두착분(佛頭着糞)의 준말로 부처의 얼굴에 똥을 묻힌다는 뜻으로서 착한 사람이 모욕을 당할 때 비유하여 쓰는 말임)
【48】和金翰于秉宗韻
(화김한우병종운)
爲訪衡門晩矣今(위방형문 만의금)
主人珍重禮勤深(주인진중 예근심)
萬木受霜皆紫色(만목수상 개자색)
一蕉沾雨葆丹心(일초첨우 보단심)
日暮途遠知何宿(일모도원 지하숙)
山高水長更復吟(산고수장 경복음)
吾南自古宗衣鉢(오남자고 종의발)
莫把前功付數尋(막파전공 부수심)
《김 한우 병종에게 화답코자 운하다》
형문(은자의 집)을 방문하니 막 해가 저물고
귀티 나는 주인께서 진중하게 예절에 힘쓰는데
서리 맞은 온갖 나무는 자색과 함께 어울리니
비에 젖은 한그루 파초는 단심을 보존하네.
길은 멀고 해가 저물어 잠시 숙박할 것을 드러내자
산은 높고 물은 길 다며 어른께서 재차 읊는구나.
자고로 우리네 영남은 의복과 그릇은 종친이니
앞의 공치사를 거절한다면 계산법을 찾아 의탁하리.
*김병종(1871~1931)선생은 본관은 의성이시고 자는 한우 호는 경암인데, 안동에 거주하시면서 시를 잘 지었고 이기호발설에 따라 자기주장을 정립하였음. 저서로는 성학속도 등 9책5권이 전해짐.
*제목에서 화시(和詩)란 다른 사람으로부터 시를 기증받은 선비가 상대방 선비에게 회답하는 시를 말함.
*1연에서 형문이란 기둥2개를 세우고 그 사이에 가로지른 나무 하나를 걸친 대문을 말하는데 흔히 은자(집)에 비유함.
*3연과 4연의 내용으로 보아 작가께서 한우선생을 방문하신 절기가 가을임을 알 수 있으며, 3연에서 온갖 나무는 일반선비들을, 그리고 4연에서 한그루 파초는 한우선생에 각각 비유하였음.
*5연에서 길은 멀고 해가 저물어 숙박을 요청한 사람은 작가이신 해난선생이시고, 6연에서 산은 높고 물은 길 다며(숙박을 허락함)읊는 사람은 한우선생임.
*7연의 뜻은 예부터 영남지방에서 의식주(의복, 그릇, 숙박)에 대하여는 낯선 사람에게도 친척처럼 인심이 후하다는 뜻이며, 8연의 뜻은 해난선생께서 겉 치례 말이지만 한우 선생께서 숙박을 거절한다면 다른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이나 실제로는 허락함을 뻔히 알면서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인심과 풍류를 만끽하시고자 우문형태로 미화하여 묘사하신 구절임.
【49】川上和金聖濟衡七
(천상화김성제형칠)
楓事闌珊菊事凉(풍사난산 국사량)
仙林秋霽境如忘(선림추제 경여망)
霜令肅於盟會土(상영숙어 맹회토)
山形奇似戰過場(산형기사 전과장)
因霞得痰思應苦(인하득담 사응고)
見雪旋歸路更茫(견설선귀 노경망)
無情去去東流水(무정거거 동류수)
謾使吾人長端量(만사오인 장단량)
《만물의 변화가 덧없음을 김 성제 형칠에게 화답하다》
단풍경치를 산호가 방해하니 국화의 모습은 쓸쓸하고
신선이 사는 숲에는 시름이 개이니 경계의 구분이 없는데
서리 같은 명령이 엄숙하면 맹세하는 모임 터 되고
산의 형세가 괴이하다면 전쟁을 치르는 무대이로구나.
술로 인해 천식을 얻었으니 심사가 엉겨 괴롭고
흰 눈을 보려고 우회하여 오니 길은 다시 흐릿하구나.
무정한 세월은 더욱더 동쪽으로 흘러가는 강이니
속임수가 사주한 우리네 인생은 길고 짧음의 분량이네.
*성제 김 형칠 선생에 대한 인물내력은 알 수 없으며, 제목에서 천상(川上)이란 강의 상류 또는 천상지탄(川上之歎)의 약자로 만물의 변화가 덧없음을 의미하는 뜻으로 번역해볼 수 있는데, 시의 내용과 관련시켜 보면 여기서는 후자로 번역함이 타당하다고 생각됨.
*1연에서 단풍경치는 인간세상을, 산호(보석)는 고위관료를, 그리고 국화는 선비를 각각 지칭함.
*2연에서 신선이 사는 숲은 고위관료들의 삶을 말하며, 그들은 생활하는데 경계 없이 종횡무진으로 활동한다는 뜻임.
*6연에서 흰 눈은 고결한 세상 또는 깨끗한 세상을 지칭함.
*7연에서 ‘동쪽’은 동침앙화사상(사람이 죽으면 머리를 동쪽으로 두는 전래된 매장문화의 관습)에 기인하여 ‘죽음’을 암시하는 용어임.
*8연은 우리네 삶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속임수 일뿐, 그저 조금 더 살고 적게 사는 차이라고 묘사하였음.
【50】和李文瓊尙眭友梅韻
(화이문경상휴우매운)
君若友梅花(군약 우매화)
梅花若爲友(매화 약위우)
山深盟且寒(산심 맹차한)
肯與似儂友(긍여 사농우)
《이 문경 상휴의 ‘벗 매화’를 화답하여 읊다》
군자께서 만약 매화의 벗이라면
매화도 그대를 벗으로 생각하는데
산은 깊고 맹세 또한 차가운지라
함께 수긍해보니 당신의 벗을 닳았구려.
*인물정보는 알 수 없으나 벗이란 모름지기 일방이 아닌 쌍방통행인데, 이상휴 선생께서는 마음이 깊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행동이 분명하니(3연), 매화(절개를 상징)를 벗으로 함에 있어 작가께서도 한 표를 보태신다는 내용의 시임.
【51】贈朴顯洪
(증박현홍)
余辱知朴兄顯洪氏因抇小泉先生之爲朴兄元方兼得龍華山七作之風聲噫當今地球上呼吸吐納不受尤霧者幾人惟幸吾小泉先生同僉君子裕然築室於龍華山中括弗而不悶之若爾則蓬灑一片可以撐益謙之天黎矣其氣像果何如也吾將膏車秣馬從子以徜祥未知僉君子其肯許之否也要構短詞一絶奉紹於小泉先生云
여욕지박형현홍씨인골소천선생지위박형원방겸득용화산칠작지풍성희당금지구상호흡토납불수우무자기인유행오소천선생동첨군자유연축실어용화산중괄불이불민지약이칙봉쇄일편가이탱익겸지천여의기기상과하여야오장고거말마종자이상상미지첨군자기긍허지부야요구단사일절봉소어소천선생운
《박 현홍에게 주다》
나는 소천선생의 공적을 들추어내기 위해 박 형 현홍씨를 알고 싶소이다. 박 형 원방과 득용을 포함한 화산(華山)의 일곱 사람이 일으킨 명성에 감동하며 지금 지구상에서 호흡하면서 내쉬고 들어 마시는 것을 수용하지 않고 더욱이 안개가 자욱한 것을 바라보며 몇 사람이나 행복하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것의 본질은 봉래산을 청소하여 하늘의 뜻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떠받드는 버팀목으로서 가히 하나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소천선생과 뜻을 같이하는 모든 군자들이 용화(지명)산중에서 넉넉하게 마음을 열기를 바라며, 집(목표를 상징)을 짓고자 모이지 않고 더욱이 어려움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같은 기상(타고난 성품과 몸가짐)을 어찌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는지요?
나는 장차, 수레바퀴의 기름(윤활유)과 말에게는 풀(먹이)이 되는 것을 추종하는 군자로서 그것을 수긍하며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를 알지 못하는 모든 군자들을 위해 가르침에 허비할 것입니다. 짧은 문장 일절로 비유해보며 소천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을 것입니다.
*박 현홍과 소천선생에 대한 인물정보는 알 수 없음.
*봉래산: 형식상으로는 중국 전설상의 산, 금강산의 또 다른 이름, 한양의 궁궐 뒷산을 예부터 봉래산이라고 지칭했으나 의미상으로는 하늘의 도(天道)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받들며 신성시 되는 산을 상징한 듯함.
孔索懸懸萬丈樓不於高嶽不於洲了竢風洋安頓後雲林無弊讀春秋
공색현현만장루불어고악불어주료사풍양안돈후운림무폐독춘추
일만 척이나 되는 누각이 매우 쓸쓸하고 마음에 걸리는 것은 높은 산이 없거나
강변이 끝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이 넓고 편안하게 머무르며
구름숲에 폐해 없이 세월의 풍류를 읊었음이로구나.
【52】挽李玉汝賢基用情字二首
(만이옥여현기용정자이수)
《‘情’자를 사용한 2수로 이 옥여 현기를 추모하다》
東山遙夜薜蘿情(동산요야 벽라정)
獨坐書窓軫旅情(독좌서창 진여정)
今日送君須盡醉(금일송군 수진취)
白雲無路水無情(백운무로 수무정)
동녘 산 아득한 저녁은 편벽한 송라의 정취요
홀로 앉은 글방 창가는 수레로 여행하는 멋이로다.
오늘 그대를 보내며 모름지기 취함에 극진하니
흰 구름은 길이 없고 흐르는 강은 무정하네.
*1연에서 송라는 식물의 일종인 ‘소나무겨우살이’를 가리킴.
亂山稠疊此時情(난산조첩 차시정)
獨上高樓故國情(독상고루 고국정)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 루첨억)
不如行路本無情(불여행로 본무정)
빽빽하게 포개진 어지러운 산은 지금의 마음이요
홀로 오른 높은 정자는 옛 고향에 대한 참마음이로다.
인생에는 정이 있어 눈물이 가슴에 넘쳐나고
가는 길이 달라야하니 자연의 본성이 무정하네.
*제목에서 밝힌 것처럼 2수 모두를 압운 글자를 情으로 하였으며, 한시의 기본원칙에 따라 각각의 시에서 1연과 2연을 대구로 하면서 동시에 앞의 시와 뒤의 시의 관계도 서로 대칭이 되게 묘사하였음이 특이하다.
첫댓글 두고두고 음미 할 자료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오타는 수정토록 하겠습니다.